최근 주요대학의 온라인 수업에서 AI(인공지능)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드러나고, 스마트폰으로 쳇GPT를 사용한 사실도 밝혀져 치러진 시험을 무효로 하고, 재시험을 치르는 일이 발생했다.
한편 매년 11월에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휴대전화는 물론 일체의 전자기기를 휴대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때는 시험을 무효로 여기고 있다.
AI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일은 2016년 3월 바둑의 신동이라고 불리며 당시 세계 바둑계의 제1인자였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결과였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다섯 번 대결에서 이세돌은 1승 4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고, 3년 뒤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옛날에는 바둑의 1인자라고 치면 ‘세상에서 가장 잘 두는 존재다’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인공지능 컴퓨터가 나오면서 아무리 잘 둬도 기계를 이기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런데 8년 전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는 더욱 진화하여 절대불패의 바둑의 신이 되었다. 그런데 이세돌은 알파고를 이긴 한판에서 둔 68수와 78수는 꼼수였다고 밝혔다. 알파고는 가장 모범적이고, 좋은 수를 가상하여 두는데 이세돌은 이를 역이용하여 인공지능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엉뚱한 수를 두었고, 알파고가 이에 혼란을 일으켜 허수를 두는 바람에 이세돌이 이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창의성이 인공지능의 데이터에 이한 예측을 깨버린 셈이다.
인간은 도구를 통해 발전하고 사고능력을 키워왔다. 문자는 기억을 확장하게 하였고, 인쇄술의 발명은 지식을 복제하여 전파하는 확장을 했고, 인터넷은 정보의 처리와 정보의 접근을 확장하게 하였다.
그런데 AI는 정보의 접근뿐만 아니라 정보를 분석하고, 요약하며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등 지적 노동 전반을 보조하고 있다. 2025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의 미래 2025’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9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1억7천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예측했다. 사라지는 일자리는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로 캐셔, 매표소 직원, 은행 출납원, 경리 등 대부분 AI가 대체하는 직업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등 모바일 게임회사에서 인력의 10% 가량을 감소하였는데 감소한 인력은 대부분 그들이 개발한 AI 도구가 업무를 대신한다고 한다.
심지어 10년 후에는 일부 약사, 의사, 변호사 등의 직업도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AI는 이제 인류와 뗄 수가 없는 존재가 되었다.
AI는 계산과 예측, 인식, 자동화 그리고 빅데이터의 분석능력이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또한 인공로봇은 24시간 노동을 할 수 있지만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거나 노동쟁의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인간이 경쟁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인류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과 윤리적 판단이 요구되며 AI가 갖지 못하는 창의적 발상과 직관적 의사 결정력을 갖고 있다. 인간은 깊은 명상을 통해 유무(有無)라는 이분적 사고를 뛰어넘는 공(空)이라는 개념을 발견하였으며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직관적 통찰력이라는 것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인류는 이제 AI라는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인류 공존을 위해 잘 사용할 수 있는가를 도모해야 한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강력한 AI의 등장은 인류에게 ‘최고’ 또는 ‘최악’의 사건이 될 것이이다. 우리는 아직 그 결과가 무엇일지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석탄산업이 인류에게 편리함과 함께 기후위기를 초래했듯 문명과 문화가 발달할수록 인류는 늘 위험을 초래해 왔다. AI가 인류의 삶과 공존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인간이 도덕성과 공존의 회복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