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이후 삶에 여유가 생기니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무엇을 해보고 싶었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 것 같아요.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그 또한 큰 기쁨이죠.”
장성군사진가협회 회원인 한종안(68) 작가에게 사진 활동은 은퇴 후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취미다. 장성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서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 널리 알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협회 회원들과 함께 4개월에 한 번씩 진행하는 정기 출사 외에도 백양사 단풍이 절정을 이루거나 눈 내린 축령산 풍경이 유독 아름답게 느껴질 때면 즉흥적인 ‘번개 출사’에도 나선다. 어느덧 활동 기간만 13년에 이른다.
한 작가가 사진의 길로 들어선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공직에 있을 때인 2007년 무렵, 공보 관련 업무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카메라와 가까워졌다. 셔터를 누르는 일이 잦아질수록 사진의 완성도는 점차 높아졌고, 흥미와 즐거움은 그 이상으로 커져갔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하던 카메라가 어느 순간 익숙해지더니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일하면서 취미를 갖게 될 줄은 저도 몰랐죠.”
2010년에는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광주보건대에서 진행한 사진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사진가로서의 기술과 마음가짐을 익혀갔다.
“‘사진은 기계로 대상을 담아내는 일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나 감정은 나만의 것이다.’ 당시 강사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에요. 지금도 카메라를 들 때면 종종 떠올립니다.”
공직에서 물러난 지 벌써 8년이 지났지만, 한 작가는 여전히 군의 소식을 알리는 일을 돕고 있다. 문화원 행사나 유네스코에 필암서원이 등재된 소식 등 장성군에 경사가 있을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향한다.
한 작가는 사진이 가져다준 또 하나의 보람으로 ‘사람과의 소통’을 꼽는다. 사진을 촬영하며 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어온 덕분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2016년 무렵, 황룡강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촬영했던 일을 떠올렸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의 모습을 담으며 즐겁게 어울렸던 그날의 분위기는 지금도 생생하다고 한다.
사진 촬영이 가져다주는 이로운 점 하나로 건강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계곡부터 산까지 다양한 곳을 오고 가는 과정은 육체에, 계절이나 날씨 등의 변화에 신경을 쓰는 과정은 정서에 도움을 준다면서.
“신체가 늙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죠. 하지만 정서적인 노화는 새로운 시도나 취미를 통해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들도 사진 활동을 통해 삶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 위원회의 지원을 받아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