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知己)의 리더십 으로 무장하라
지기(知己)의 리더십 으로 무장하라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5.08.0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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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강연(33) 김정빈 작가



"새벽을 여는 강연"은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한국인간개발연구원(KHDI)의 조찬강연을 지상중계하는 코너입니다.

KHDI가 지난 30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한 회도 거르지 않고 1413회(금주 기준)나 진행해 온 조찬강연은 국내 최다 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권위의 강연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8월 4일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김정빈 작가가 "지기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이 기사가 회원사 지역 주민들의 교양 쌓기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를 바랍니다.(편집자주)

▲ ▲ 지난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이 열렸다. 조찬강연에는 김정빈 소설가가 나와 [지기의 리더쉽]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 사진 김진석 기자 photo@ytongsin.com
 1980년대 중반 출판가에 돌풍을 일으켰던 베스트셀러 "단(丹)"의 작가 김정빈. 그러나 그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과 "리더의 아침을 여는 책" 등 영성(靈性)에 기반한 리더십과 경영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제친 실용적인 저술을 선보인 인물이기도 하다. 동서고금의 지식에 해박한 그는 고사 한 편을 소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경영세계에서 리더십의 목표는 자본, 기술, 인간이라는 3요소를 활용해 성과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일 터이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 흥미로운 고사 하나가 있다.

옛날 중국의 한 사람이 "손 안 트는 약"을 개발했다. 그는 이 기술을 이용해 겨울에 개울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빨래를 빨아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어느 날 그는 이 기술을 비싸게 사겠다며 찾아온 사람에게 월수입의 10배를 넘는 거액을 받고 넘겨주었는데, 나중에 큰 후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기술을 사갔던 사람은 한겨울에 전쟁을 벌이던 두 나라의 왕을 찾아가 상상을 초월하는 대가를 받고 이 기술을 되팔았던 것이다."

현대사회의 지적재산권 분쟁을 연상케 하는 이 고사에는 자본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김 작가에 따르면, 리더십에는 대략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뒤에서 밀어주는 것과 앞에서 이끌어주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전자가 "보스(boss)" 유형이라면 후자는 "리더(leader)" 유형에 속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론 "보스십(bossship)"이 아니라 "리더십(leadership)"이다. 아이젠하워 장군은 책상 위에 끈을 놓고 부하 장군에게 "이것을 밀어보게"라고 말했다.

부하 장군이 밀었지만 끈은 잘 나가지 않았다. 아이젠하워 장군은 끈을 앞에서 당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도자는 이렇게 앞에서 이끌어야 하는 것이라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가 남미의 인디오 추장 일행을 만났을 때 나눴던 대화도 인상적이다.

몽테뉴가 "추장님, 당신의 특권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추장이 "전쟁이 일어났을 때 맨 앞에 서는 것이지요"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더십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리더십에도 일종의 격(格)이 있거니와, 김 작가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지기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은 고사를 소개했다.

"백아(伯牙)는 거문고 연주의 명인이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그 소리의 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답답한 가슴을 부여 안고 홀로 산이나 들에 나가 연주를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가의 갈대밭에 나가 연주를 하던 중 거문고 소리의 묘미를 알아주는 나무꾼 종자기(鐘子期)를 만나게 됐다.

백아가 산을 생각하며 탄주하면 종자기는 "아아, 아아(峨峨)하기 태산(泰山)과 같구나" 하였고, 물을 생각하며 탄주하면 "양양(洋洋)하기 대해(大海)와 같구나" 하였다. 백아는 뛸 듯이 기뻐했고, 두 사람은 신분을 뛰어넘어 곧바로 절친한 벗이 되었다."

두 벗은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는데, 이듬해 백아가 그곳에 가니 종자기 대신 다른 사람이 와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종자기가 지난 겨울에 죽었다는 비보를 전했다.

백아로서는 세상 모든 것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던 백아는 벗을 위해 준비해온 거문고의 줄을 그 자리에서 끊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친한 벗을 "지기(知己)"라고 한다. 나아가 백아와 종자기처럼 상대의 가장 절실하고 핵심적인 가치까지 알아주는 벗을 "지음(知音)"이라고 한다. 지기와 지음은 말 그대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왜 "알아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일까?

그것은 홀로 놓여 있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약하고 외로운 존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포지교(管鮑之交)의 고사에서 관중(管仲)이 "나를 낳아주신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실로 포숙아(鮑叔牙)이다"라고 외쳤던 이유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지기의 리더십"은 구성원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다."

이와 관련 IBM의 창설자로서 40년 이상 이 회사를 이끌어 마침내 세계 최고의 회사로 만든 톰 왓슨의 이야기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왓슨은 모험적인 사업을 벌이다 실패하여 회사에 1천만 달러의 손해를 입힌 한 간부를 사장실로 불렀다.

간부는 고개를 푹 숙이며 "사장님께서 원한다면 지금 당장 사표를 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바로 그때 왓슨은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 지금 농담하나? 우리는 자네를 교육시키느라고 1천만 달러나 투자했다네."

김정빈 작가의 이력서
▲ 1980년 현대문학 추천 등단
▲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 계몽사 어린이문학상 수상
▲ 1985년 당해 년도 최대의 베스트셀러 소설 <단(丹)>

저서: 도(道), 무(無), 성자들의 마을, 마음을 다스리는 법,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9가지 원리, 리더의 아침을 여는 책, 숭어, 피천득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 만화 논어(대만에서 번역 출판) 외 다수

정지환 기자 ssal@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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