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록기
히말라야 산록기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5.07.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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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 20여 년간 보닝톤 대, 여러 오스트리아 대 등, 평판 높은 대규모 원정대들을 현지에서 써포트해 온 마운틴 트랙킹회사Mountain Trekking Co.도 찾아봤다. 해외에 잘 알려진 이 회사는 네팔의 구르카 연대Gurka Regiment 출신인 지미 로버츠Jimmy Roberts 대령이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었다. 당시 여행 중인 로버츠 대령은 만나지 못했지만, 책임자가 보여주는 벽 챠트에는 계약된 원정대들이 3,4년 후까지 즐비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당시 카트만두에는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안나푸르나호텔 부근에 한국식당이 하나, 그리고 에코클럽의 김인식 후배가 경영하는 코리아 하우스라는 한국등산팀을 위한 염가 하숙시설이 있었다. 그를 찾아 가보니, 양정OB팀이 안나푸르나 Ⅰ봉 바로 북서쪽에 있는 닐기리Nilgiri(7,061m)를 등정 중인데, 대원 한 명이 루트 작업중 다리를 다쳐, 헬리콥터 구조 요청이 왔다 한다. 내일 아침 거기 묵고 있는 어느 에코클럽 후배가 헬기에 탑승해 구조차 갈 예정이란다. 그 팀의 대장이 김기혁 후배라, 나도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헬기 회사 대답이, 들것에 누운 부상자를 실어와야 하므로 한 명밖에 탑승할 수 없다고 한다. 당시 구조 헬기가 한번 떴다 하면, 거리와 관계없이 2,000불이었다. (지금은 5,000불이라 한다.) 빙하나 설원에서 착륙지점의 고도한계는 대개 5,500m 정도였다. (지금은 러시아 제 헬기를 사용해 7,000m가 넘는 곳까지 착륙한다.) 이튿날 저녁 다녀온 이야기를 들으니, 부상자는 카트만두병원에 운반되었고, 나머지 대원들은 다시 등정에 들어간다 한다. 그 일 년 후, 서울에서 김기혁을 만나 정상등정에 성공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한국산악회 팀은 마칼루 등정에 성공했다.
 이틀 후, 나는 뉴델리행 귀로에 올랐다. 남쪽으로 향하는 에어 인디아 창 밖으로, 먼 북쪽 지평선에는 강한 늦오후 햇살을 받은 은빛 봉들의 거대한 물결이 어른거린다. 그것은 꿈결에서 잠깐 고향을 본 듯 멀어지면서, 아지랑이 덮인 지평선으로 사라진다.

 뉴델리에 도착하자 다시 포드재단 하우스에 묵으며 책 쓰는 작업에 들어갔다. 자주 밤샘을 하며 몰아붙인 작업은 두어 달간 계속되었다. 7월 초순 나는 다시 자료수집 여행길에 들어섰고, 아랍 에미리트,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 그리고는 서유럽을 거쳐 헬싱키대학에 도착한 것은 8월 하순이었다. 핀란드 만 해안가엔 늦여름의 서늘한 햇살이 어느새 다가선 가을을 내비치고, 자작나무 숲은 엷은 노란빛을 띠어가고 있었다.
 그때 그 남서벽 ‘갈빗대’ 루트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러시아 원정대가 귀국길에 뉴델리를 방문해 보고회를 가졌다. 필름 정리가 안된 시점이라 짤막한 슬라이드 강연이 끝난 후, 땀 대장과 대원들에게 축하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그 후 모스크바 국립과학아카데미는 이 원정기록을 단행본으로 발간했는데, 1988년 런던의 알파인클럽 도서실에서 그 책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 방대함이 놀라웠다. 지질학, 기상학, 생물학, 인류학, 민속학, 히말라야 등정사 등을 총망라해 각 영역의 전문가들이 쓴 글을 종합 편집한 것이다. 차례만 읽어봐도 책의 깊이와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이 책의 영문 번역은 나오지 않았다.)
 힐라리 경은 그 후 인도주재 뉴질랜드 대사로 부임해 몇 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다가 은퇴했다. 그분을 다시 만난 것은 1995년 늦가을 뉴욕에서였다. 1982년 그때와 별다름 없는 모습으로, 여전히 봄만 되면 쿰부에서 봉사대와 더불어 땀흘리는 것이 여생의 즐거움이라고 말하신다.
 샤르마 국장은 84년엔가 등산국에서 은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 번 소식을 전했지만 관공서는 어디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주소불명 도장이 찍혀 반송되어 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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