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내 고향
추억의 내 고향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4.10.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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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落葉)은 귀근(歸根)이라 하더니
낙엽(落葉)은 귀근(歸根)이라 하더니 동심(童心)에 젖은 고향 생각 잊지 못해 소주병 손에 들고 자주 찾아가본다. 진원면 평촌, 멀리있으나 가까이 있으나 잊지 못하는 곳,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고향에 대한 정은 나이가 더할수록 깊어만 가는구나.

평촌은 진원면 소재지 아래 남면 월곡리 화전 들판 상단에 위치해 있다. 뒤로는 불태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한 능을 타고 내려오면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새봄을 알리는 붉은 철쭉꽃이 온 산을 붉게 단장한다.

춘삼월(春三月)이면 어김없이 북, 장고, 꽹과리, 남녀노소(男女老少)가 어우러져서 새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농민(農民)들이 친목과 우애(友愛), 화합(和合)을 다졌던 화전(花煎) 놀이터가 된다.

학정봉(鶴頂蜂)의 동쪽 자락에는 소태골의 생수가 솟아나는 개방죽[聳水口方]이 있는가 하면, 산자락은 계속 이어져 푸른 연기로 감싸인 금곡(金谷, 竹과 숲이 우거진 마을)을 낳아았다. 마을 앞을 가로막는 계미산까지 나지막한 일곱 봉우리가 일곱 형제처럼 이어져 내려오는 그 자락이 수려하기만 하다.

평촌은 땅이 기름져서 농작물이 풍성하고 마을 바로 앞 평호(平湖, 방죽)는 임진란에 성축하였다고 구전(口傳)되고 있다. 더운 여름에는 불심이 담긴 연꽃이 수면을 덮었고, 방천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즐비하여 겨울까지 그 앙상한 가지마다 설화(雪花)가 만발하였고 봄, 여름, 가을까지 녹색의 푸르름을 뽐내는 그 웅장함은 큰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경지 정리로 인해 현재 한 그루만이 외롭게 300년의 수령을 지니면서 이 공장의 역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마을 서북쪽 어귀의 학전(鶴田)에서 뻗어 내려오는 굴레등이며 그 밑의 나귀샘과 통새암에서 솟아오르는 생수는 가뭄을 적셔주었고, 마을 동북쪽은 양의 무리가 떼지어 굼실굼실 내려오는 듯한 형상[羊山羅列]이 탐스럽다. 마을 양 어귀에서 솟아오른 생수로 목욕을 하면 여름 더위로 인한 땀띠가 없어질 정도로 시원하다 못해 춥기까지 하다.

정겨운 내 마을 좌우전후(左右前後) 형태는 근대 농경지 사업으로 변화해 버려, 지난 옛 추억은 한없이 그리웁기만 하다.

100년 전에 마장터에서 대들보를 운반하여 둥근 기둥으로 깎아 세우고 기왓장 얹은 마을 앞의 방초정은 길가는 나그네 발길을 멈추게 한다.

들바람, 물 위에서 부는 평호 방죽바람, 곁들여서 연꽃의 향내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또 정각 주변은 소나무, 암나무, 상수리 나무들이 아름드리 둘러싸고 있다. 그 중 audc 그루의 백일홍 나무들은 손으로 만져도 흔들릴 만큼 매끈한 줄기를 가지고 있다. 유독 그 꽃이 여름 내내 활짝 피고 져서 꽃이 세 번 피고 지면 쌀밥을 먹는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있었다.

/박래욱의 학호일기 中

-다음호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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