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넘는 세월 그대로 간직하고 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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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기자
  • 승인 2005.02.02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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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에서 가장 오래된 성산경로당






100년이 넘는 전통속에 역사의 숨은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 ‘성산경로당’. 장성읍 수산리 공원3번지의 성산경로당은 장성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이다.

성산경로당 뒤쪽엔 수산리 1번지인 성산공원이 있고, 인근엔 수려한 역사를 자랑하는 성산초등학교, 장성향교 등이 자리잡고 있다.

따뜻한 방안엔 20여명의 노인들이 군더더기 모여 바둑이며, 장기를 두고 있다. 혹은 요즘 잘나가는 고스톱을 치기도 한다. 재밋거리로 하는 화투판이라 100원짜리가 왔다갔다 한다. 가장 연세가 지긋한 김연권(91) 할아버지도 바둑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가장 젊은 어르신이 71세.

“옛날엔 성산이 장성의 읍이었어. 읍을 동서남북 사방으로 나눴을 때, 말하자면 이 자리가 읍의 중앙인 것이지. 한말에는 고을 원님이 살던 곳이야. 역사가 수려한 곳이지...”

원님이 살던 관가에서 경로당으로 바뀐 것이다. 경로당에 모인 어르신들은 성산이 장성의 읍이었던 번성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는 듯 눈빛은 빛나고 목소리엔 힘을 싣는다.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하던 곳이었으며, 인근에 벚꽃이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당시 “장성사쿠라(벚꽃)는 히까리(하얗다)”는 노래가 성행했을 정도로 벚꽃이 아름다웠다 한다.

6·25때 불에 타 소실된 것을 다시 복원했다. 경로당 마당에는 경로당 설립에 후원해 준 사람들의 명부를 적은 비가 서 있다. 많았던 고인돌들도 이제는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할아버지들의 쉼터가 돼버린 성산경로당엔 경기한파탓일까, 작년까지 가끔 찾던 사랑의 손길도 끊겼다. 때문에 뜨끈한 방은 기대할 수 없다. 미지근한 방에 만족하며 2005년 첫 겨울을 맞고 있는 어르신들.

역사의 뒤안길에서 세월의 흔적을 밟으며 골이 패인 굵은 주름사이 서서히 지는 해를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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