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사찰로 거듭나길..
세계적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사찰로 거듭나길..
  • 김은정기자
  • 승인 2004.11.04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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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박물관 개관에 앞서





















지난 98년도에 공사를 시작해서 2000년에 완공된 백양사 성보박물관이 4년간의 공백을 깨고 12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오래된 감나무가 더 운치있는 박물관에는 올해 단풍축제기간을 포함해서 오는 11월 15일까지 ‘백양사 과거로의 시간여행’과 개관맞이 ‘한국화특별초대전’을 펼치고 있다.

백양사 박물관은 성보박물관과 수석박물관으로 나뉘어 있다. 현재는 총사업비 13억원(박물관 8억원, 주변경관 5억원)을 들인 성보박물관만이 지어진 상태이고, 지선스님이 소장하고 있는 수석을 전시할 수석박물관은 올해 안에 발주해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약간은 특이하면서 정감있게 씌여진 한글현판을 발견하게 된다. <백양사 박물관>. 이 글체는 여태명 교수(원광대)의 작품으로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자 현판을 과감히 탈피한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함을 보여준다.

널따란 광장을 지나 성보박물관 입구로 들어서면 커다란 암석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의 4대 명석중에 하나인 태호석이다. 더구나 이곳에 전시된 태호석은 사람의 신장보다 큰 ‘적태호석’으로 태호석중에 으뜸으로 치는 것이다. 중국 수나라 양제가 대운하를 파게 한 것이 이 태호석을 나르기 위함이었다니 그 귀중함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빗장을 열고 들어간 자리엔 ‘백양사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펼쳐진다. 왜 백양사인지, 백양사가 실린 고문들, 만암스님을 비롯한 역대 백양사 큰스님들, 서옹스님의 행적·사리 등의 내용을 담은 글·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안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한국 천연 색채 및 수간안료를 사용한 것으로 한지(순지)에 채색한 그림들이다. 흰색은 조개를 갈아서 만든 가루, 금색은 진짜 금분을 사용한 것들이다. 배경지식을 안고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한다면 또다른 재미를 만끽할 것이다.

전시관 가장자리 중앙에는 16세기에 만들어져 온갖 풍파를 겪은 ‘목조관세음보살좌상’이 제자리를 찾아 고요히 앉아 있고, 맞은편 벽에는 괘불탱화(법당 밖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거행할 때 걸어 놓는 불교 그림)가 걸릴 예정이다. 이번 단풍축제때만 백양사박물관을 찾은 관광객이 1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15일까지 전시되는 한국화특별전이 끝나면, 오는 12월에는 개관행사에 맞춰 서옹스님 유물특별전을 가질 계획이다. 다음으로 내년 1월에는 중국서안 비림특별전을 갖고 박물관으로서의 면모를 굳건히 할 계획이라 밝혔다.

백양사 내부 사정상 완공되고도 4년간 방치할 수 밖에 없었던 성보박물관이 새얼굴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백양사 법선스님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4년이란 세월동안 박물관안의 마루바닥은 구멍이 났고, 바닥을 뚫고 오동나무가 자랄 정도였다. 새롭게 대리석으로 교체한 후 이번 특별전을 연 법선스님의 감회가 남다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백양사 박물관은 현재 광주 비엔날레와의 연계성도 고려하고 있다. 비엔날레가 열리는 광주의 문예회관 부지의 한계성도 있지만, 세계적인 축제와 연계해 ‘세계속의 장성’을 알리는 뜻깊은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고 왁자지껄 시끄러움이 동반된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사찰의 이미지와 한국의 고요미를 살릴 전시 작품 선정 등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양사 박물관’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끊임없이 외세에 저항했던 백양사 스님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칫 유명무실해질 수 있었던 사찰 본연의 모습을 부각시킬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향후 가장 세계적인 그러면서 가장 한국적인 사찰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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