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학 때는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보자
이번 방학 때는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보자
  • 김은정기자
  • 승인 2003.12.18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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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이야기
전교조장성지회장 황인홍

어느 여자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다.

수업 중에 ‘조난을 당했다고 가정하고 그 순간 가장 붙잡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글을 쓰게 하고 발표를 시켰단다.
한 학생이 “남편을 꽉 붙잡고 매달리겠다”고 했다. 시집도 가지 않은 여학생이 무슨 남편 타령이냐며 온 교실이 웃고 난리였단다. ‘우리 집에서 아빠, 엄마가 사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평생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위험한 순간에 남편이 가장 소중할 것 같다’는 것이었단다.

우리 사회에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기초 공동체인가를 강조한 그 여학생의 말을 듣고 있던 교실 안은 일순간 숙연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고 한다.

가정은 한 사람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다. 그 안에서 사랑을 가장 많이 받기도 하고 또한 상처를 받기도 한다.

오늘날 아이들을 대하는 우리 부모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이들이 나를 존경할 수 있을 만큼 얼마나 노력을 하면서 살까?

아이가 태어나면 젖을 먹이고 뒷바라지를 하며 꽉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예뻐하며 키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나도 학부모가 되었다’며 얼마나 큰 설레임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가?

그런 아이가 차츰 성장하면서 미운 짓을 한다. 청소년이 되면 노골적으로 힘을 쓰며 저항하기도 한다. 왜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아이들의 잘못이나 공부 안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너무나 쉽게 ‘교육’이란 이름으로 화를 내고 나무란다. 아이들이 토를 달면 ‘모두가 너 잘 되라’는 이유를 댄다.

과연 그럴까?

눈을 감고 가만히 떠오르는 사람을 생각해 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내 삶에 굉장히 중요한 사람일 것이다.

내 곁에 가까이 머물러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삶이 바쁘고 돈 버는 일에 치우쳐 집에 오면 가족과 대화할 시간이나 여유가 어디 있냐고 반문하기 쉽다. 사실 따지고 보면 먹고사는 문제와 함께 자식 농사보다 더 소중한 일은 없을 것이다.

부모와 맺는 관계가 고스란히 사회적 패턴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가정에서 가족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설정하느냐가 사회활동의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상당수의 아이들이 돈만 있으면 집에서 안 살겠다는 말을 들었다. 홀로 서기를 하고 싶어하지만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하기에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어간다는 말이 충격적이었다.

마음을 주고받지 못하고 몸만 함께 살게되면 흔히 꾸중을 들었을 경우 공격적이고 분노를 나타내게 된다고 한다. 학자들에 의하면 이는 유아기 때부터의 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진단한다.

어린 아이를 자주 안아주면 세상에 대하여 신뢰감을 갖도록 해주지만 자주 야단치고 때리게 되면 그것들이 쌓여 언젠가는 반항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끼리 가장 의사 소통 기법을 잘하는 방법은 진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혹 오래 전의 잘못에 대해서도 어린 자녀들이지만 솔직하게 표현하자. 어렵고 어색할지 모르나 미루지 말고 사과를 한다면 아이들에게 부모의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다.

그냥 “알았어!” “뭐 지난 일을 가지고...”그럴망정 분명 진심을 마음 속으로는 받아들인다.

곧 긴 겨울 방학이 시작된다.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하는 짓마다 밉게 보일 때가 있을 수 있다. 자기 방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는 단절되는 분위기가 싫어 누군가와 대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럴 때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게 해주자.

가족 안에 상호 작용하는 에너지를 서로가 함께 하는 시간이 없어지면서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내 가정을 되돌아보자.
그리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방학 동안 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표현해 보자.

‘아빠는 너를 가장 사랑한다고...... 네가 최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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