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이장님
우리마을 이장님
  • 김은정기자
  • 승인 2003.07.31 1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면 삼태리 동태마을 김영수(60) 이장님



“면에서 처리하는 행정을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봉사하는 대변자 역할을 하는 것이 이장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일은 못하니 포기하고 살지요”

삼태리 동태마을 김영수 이장은 이장일을 맡은지 벌써 30여년이 되어간다고 했다. 동태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 완전한 장성 토박이인 소박한 인상의 김 이장님.

그는 “어릴적엔 농사를 짓고 사는게 천직인줄 알고 산좋고 물좋은 이곳에서 욕심없이 살아왔는데, 지금은 노인들만 살고 있어.” 또 “우리는 일하고 있는디 인근의 광주사람들은 동네와서 경치좋다고 그늘에서 놀다가 쓰레기는 안치우고 그냥 가버리는 것보면 인생의 회의를 느껴”라며 도시와 농촌의 생활수준의 격차에 비애감마저 든다고 했다.

“남면은 전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누가 여기에서 살려고 이사오겠소? 우리 마을에도 오히려 빈집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게다가 광주-장성간 고속도로와 국도사이에 남면을 가로질러 6m 높이의 도로를 건설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 남면 주민들의 생활은 더 궁핍해질게 뻔하지요”라며 걱정했다.

반면 동태마을에도 다른 곳에 뒤지지 않을 자부심이 있다며 자랑하였다. 경로효친에 관한 것인데, 그 예를 들어주며 마을사람들의 예의바름과 순박함을 칭찬하였다.

“매년 1회 나이든 어른들 모시고 동네사람들이 모여 경로잔치를 해드리고 있어요. 또 20대에 홀로된 며느리들이 몇 있는디 50대가 넘어도 여전히 시부모 모시고, 재혼도 안하고 사는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 순리인줄 아는 착한 사람들이여요”

3년전부터 매월 29일 한 가구당 1만원의 회비를 모아 마을발전협의회를 구성, 농사정보나 마을의 대소사를 알리는 등 모임을 갖고 있는데, 벌써 1,400만원의 기금이 모아졌다고 한다. 이 기금으로 마을 회관과 모정을 지을 계획이나 아직 마땅한 땅이 없어 모색중이라고 했다.

평소 ‘착하게, 열심히’ 그리고 ‘오늘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는 소신을 가지고 순리대로 살기를 바란다는 김 이장님은 그 소신에 맞게 맡은 바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자식 모두를 대학에 보냈지만, 아직까지 농가부채없이 아쉬운 소리는 안하고 산다는 그는 현재 87세 노모를 모시며 부인과 단란하게 살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분홍빛 연꽃이 활짝 피어있는 연못을 보았다. 진흙속에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꽃을 피우는 연꽃을 보며, 모진 생활속에서도 순박함을 잃지 않는 이장님이 생각나는 건 왜 일까?

김은정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