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농촌 속 또다른 소외의 그늘...
소외된 농촌 속 또다른 소외의 그늘...
  • 김은정기자
  • 승인 2006.12.04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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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주 여성들의 ‘빛과 그림자’ 삶






농촌의 인구감소는 오랜 사회 문제 중의 하나다. 젊은이들은 농촌을 마음의 고향으로 남긴 채 도시로 떠났고, 농촌에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다.

텅 빈 농촌엔 농업을 천직으로 사는 노인들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젊은 여성이 없어 40대가 넘어도 장가가지 못하는 서글푼 총각들.... 이제 아시아 등지에서 한국 농촌 총각들에게 결혼해 이주한 여성들이 농촌의 중요한 부분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들 이주 여성들의 삶이 각종 언론과 방송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각 지자체에서도 한글·문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주 여성들의 한국정착생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소외된 농촌속의 또다른 소외의 그늘로 남아 있는 그들 여성들의 삶은 그야말로 ‘빛과 그림자’로 비춰진다. 꿈의 나라, 행복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한국에 와서 부모, 남편의 사랑받고 희망찬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구타와 학대 등 노예취급을 받으며 죽지 못해 사는 여성도 있다.

▲국제결혼 추이= 지난해 우리나라 국제결혼 건수는 43,121건으로 전체 결혼 건수의 13.6%에 해당한다. 결혼을 통해 이주한 외국 여성은 중국과 조선족이 66.2%, 베트남 18.7%, 일본 4%, 필리핀 3.2%라고 한다. 장성군의 경우(2006년 2월 현재)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이주 여성의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국적이 23명, 필리핀 23명, 일본 13명, 베트남 12명, 몽골, 키르키즈스탄, 말레이시아, 태국의 순이며 모두 79세대다. 연령별로는 31~35세이 23명으로 가장 많고, 24~27세가 13명으로 파악됐으며 28~30세, 36~40세가 각각 11명, 21~23세는 9명이며 20세 이하가 2명, 60세 이상이 1명으로 조사됐다. 그들 여성들의 72명이 전업주부이며, 모두 95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가정문제와 더불어 자녀 교육문제 또한 중요 사회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 여성…‘빛’= 서삼면 용흥리에 사는 미나하리지(필리핀)씨는 한국말이 서툴지만, 인자한 시부모와 자상한 남편 덕에 하루 하루가 행복하단다. 지난달 30일 있었던 한여농 주최 ‘이주여성 마음의 정 나누기’에서 시부모와 함께 참석한 미나하리지씨는 그날 참석한 여느 누구보다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시어머니 선금순씨는 “울 아들은 서른넷에 이쁜 색시만나 장가갔다. 내 딸은 잠깐 내 자식이지만 며느리는 나라, 부모, 형제도 버리고 왔는데 우리 며느리가 최고다. 서로 위해 주고 잘못하면 이해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게이꼬씨는 결혼 10년차 주부로서 여느 농촌여성과 다르지 않게 산다. 외부 모임과 활동이 잦은 그녀는 매주 일본인 여성모임을 갖고 있으며, 그들과 교류하며 일본여성들의 한국생활 적응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이주 여성…‘그림자’ = 반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인 경우도 적지 않다. 6년전 중국에서 온 한 여성은 듣던 것과 너무 다른 현실을 한탄했다. 직업이 좋다는 남편은 백수에 애까지 있었다. 농사일은 기계가 다 한다더니 그녀가 기계다. 한국에 시집왔으니 다른 중국 사람은 아예 만나지도 못하게 한다. 그녀는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죽으려고 했다고도 한다. 필리핀에서 온 다른 여성은 외부인과의 접촉이 거의 차단돼 있다. 한국말이 서툴러 어디에 호소할 길도 없다. 구제해 주는 사람도 없다. 듣던 것과는 달리 남편은 정신박약 장애우였다. 실제 다른 한 남편은 베트남에서 결혼해 이주한 부인이 언제 도망갈까 전전긍긍해한다. 따라서 가능한 외출을 허락하지 않는다.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듣고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   최근 지자체에서도 이주 여성에 대한 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성군의 경우 이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정책으로 지난해 한글교육을 실시해 왔고, 올해는 외국인 여성과 그 가족을 포함해 체험행사 및 전통 놀이 등의 문화체험, 한글교육·예절교실·요리교실 등을 포함하는 한국문화교실 등이 이뤄졌다. 지난달 20일에는 컴퓨터관련 기초 교육이 개강했고, 오는 12월중엔 가족관계 향상 및 부모교육 등의 가족교육이 실시될 전망이다. 또한 오는 8일에는 새마을부녀회에서 김장, 고추장 담기 등 한국적응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10년, 20년이 지나면 농촌 인구의 절반이상이 다문화 가정이 될 양상이 크다. 또한 학교에는 코시안이라 불리는 그들 자녀수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그들이 이방인될 이유는 더 이상 존재치 않는다. 그들이 더욱 빨리 한국인으로 체화할 수 있도록, 음지에서 양지로 다가올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의 손길을 뻗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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