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다 와 빨아주다
조지다 와 빨아주다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5.07.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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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상택아, 다음에도 혹시 아새끼들 팰 일 있으면, 학실하게 조져야 된다". 영화 "친구"에서 유오성이 하는 말입니다. "조진다"는 기자들도 흔히 쓰는 은어입니다. 상대방이 "억"소리도 내지 못할 만큼, 확실한 팩트로 치밀하게 비판해야 한다는 뜻으로요. 반대 의미로 "빨아준다"는 말도 쓰입니다.

사실 비판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좋고 나쁨"과 "옳고 그름"을 따진다는 것이 쉽지 않고, 상대 또한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게다가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이 알아야 합니다. 여야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정치판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다보니 우리 정치 언론은 주로 싸움 중계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작년 국정감사만 봐도 천 개가 넘는 보도가 쏟아졌지만, 여성 상임위 보도는 6개에 불과했습니다.

농림해양수산위 보도도 19개에 그쳤습니다. 싸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행자위 국감장은 어땠을까요? 사실 그곳도 이명박 시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기 전까지는 썰렁했습니다. 오죽 하면 김한길 의원이 북적대는 기자들을 보고 "정쟁이 예상되니까 기자들도 많이 모였다"고 말했을까요.

그런데 국감이 끝나면 대부분 언론은 얼굴을 싹 바꾸고, "정쟁 국감"이라고 비판합니다. 사실 싸움은 저희들이 붙여 놓고 말입니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저서,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에서 "한국 정치는 실상 위선적 한국 언론이 낳은 퇴적물이다.

한국 언론은 한국 정치의 퇴행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또 그 부정적 양상을 연일 대서특필한다. 부정부패와 비리 사건을 폭로하는 데에는 열성을 부릴 줄도 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선 답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언론은 사회에 만연한 정치 불신에 대한 책임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여의도통신>은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과제가 많습니다. 특히 "조지다"와 "빨아주다"사이에서 어떻게 위치를 잡아야 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 좌담을 통해 이에 대해 고민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반성했고, 문제 해결의 열쇠도 얻었습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정운영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말을 소개합니다. "매라는 것이 그렇다. 때리는 사람이 야속해도 크게 유감은 없어야 효과가 있다".
여의도통신  이정환 기자 bangzz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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