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가 살리는 생명체들
황토가 살리는 생명체들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4.05.0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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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실학자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는 농촌생활에 필요한 일종의 가정보감이다. 그 가운데 흙의 쓰임새에 관한 내용이 있다. 그것은 흙이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이나 다른 동물의 생명을 보존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 하나가 복숭아씨를 감싸주는 흙에 관한 것이다. 복숭아씨를 황토로 싸 발랐다가 땅에 심으면 싹이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과실도 풍성해진다고 했다. 목양(牧養)편의 소, 말 기르는 법에 관한 내용에서는 “쇠똥에 피가 섞여 나올 때는 부엌 한 복판의 황토 두 냥을 술 한 되에 타서 끓여 식힌 다음에 먹인다”고 했다.
“말의 기생충을 치료하는데는 두루미냉이를 자줏빛이 나도록 볶은 다음 황토와 같이 섞어 찧은 후 한 홉이 되게 한 뒤 상백피와 씨를 뺀 대추를 달여서 섞어서 말에게 먹인다”고 했다.
이처럼 황토는 동물들이 생존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텔레비전에서 야생동물이 피부병 등에 걸리면 황토 진흙 밭에서 뒹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집에서 기르는 개나 돼지가 주둥이로 마당에 흙을 파서 먹는 것은 제 몸을 다스리려는 본능적인 건강 다스리기다.

부레옥잠이라는 물풀이 시들어갈 때 황토를 뿌려주면 며칠 지나지 않아서 싱싱하게 살아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나무가 시들어갈 때도 선명한 색을 지닌 황토를 구해다가 나무 밑동을 덮어두면 곧 깨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즈음에는 소나 돼지를 기르면서 사료에 적당한 양의 황토를 먹이는 경우도 있고, 미꾸라지나 자라 등을 기르는 양식장에서도 바닥에 황토를 뿌려주는 곳이 많다. 이렇게 황토를 뿌려준 양식장에는 항생제를 먹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고 있는 아토피도 황토를 이용하면 좋다. 황토로 지은 집에서 한달만 생활하면 아토피는 씻은 듯이 사라질 것이다. 아파트같은 공간에 살면서 흙을 밟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아토피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황토밭에서 뒹굴게 하기도 하고 황토물로 씻겨주기도 하면 곧바로 효과를 볼 수 가 있다.

우리는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던가? 흙 중에서 황토는 참흙이라고 부를 수가 있다. 죽은 흙이 아니라 살아있는 흙이 바로 황토다. 황토에는 땅의 기운이 서려 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물은 땅의 기운과 영양을 먹고 자란 것들이다. 땅이 죽으면 우리의 먹거리도 죽고, 우리의 생명도 건강할 수 없다.

김정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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