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협상
한미 FTA(자유무역협정)협상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6.06.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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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공동체 파멸될 수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1차 본 협상이 끝난 데 이어 2차 본 협상이 곧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가장 민감한 농업분야의 피해 규모에 대한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농촌공동체가 파멸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한발 앞서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도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 등으로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7.75%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원 중앙대 교수는 “쇠고기 수입 재개 약속 등 소위 4대 전제조건에 대한 수용, 국회의 권한과 책임 미흡 등을 지적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나 합의 없이 정부가 FTA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농업생산액 10~45% 줄어들 것>
윤석원 교수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1조1,500억~8조8,000억원의 농업분야 피해가 발생한다는 기존 연구결과 등으로 볼 때 전체 농업생산액은 현재보다 10~45%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농민 수 감소율은 농업생산액 감소율보다 훨씬 더 높아 ‘적절하고도 과감한 대책’이 없으면 농업·농촌은 초토화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농업을 바라보는 사회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고도 과감한 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윤교수는 덧붙였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는 일부 경쟁력 있는 품목은 살아남았지만 이런 품목도 농민의 손을 떠나 대기업이나 곡물메이저 등이 좌지우지하게 되었다.

특히 한·미 FTA에서 농산물시장 개방 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부가 협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농업정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14일 국회 공청회에서 한·미 FTA를 체결할 경우 농업보조금 감축에 따른 농가소득 축소 ,식량자급률의 현격한 하락, 농산품의 대미 무역수지 악화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자들은 쌀을 제외한 곡물과 채소·과일의 관세가 80% 인하되고 기타 품목의 관세는 100% 철폐될 경우 농업생산액은 9억달러(9,000억원)가 감소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단순히 관세 부분만을 고려하면 농업생산액은 24억달러(2조4,000억원)가 줄지만, 경쟁력 강화에 따른 생산성 증가로 실제 감소액은 9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멕시코 농민 농산물 수입 급증 도시빈민으로 전락>
 
멕시코는 1992년 12월 미국·캐나다와 함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맺어 1994년 1월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체결 전 국가 존립을 위협할 정도의 많은 외채와 극심한 실업률에 시달렸던 멕시코 정부는 NAFTA를 계기로 폐쇄정책을 버리고 ‘마킬라도라(보세가공)’를 중심으로 한 시장개방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후 멕시코는 수출 및 제조업 생산성 증가, FDI(외국인 직접투자) 증가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멕시코의 무역 규모는 32개 중남미 국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농업은 이러한 성장과 반대의 길을 걸었다. 멕시코 정부는 NAFTA 체결 직전 미국의 선결요구에 따라 마을 단위 소작농들의 농지 공동소유·공동경작을 보장하는 헌법 제27조를 폐지했다. 또 농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명분 아래 12개 주요 곡물에 대한 약정 수매제를 없애는 등 농업에 대한 지원을 줄여나갔다. 그러자 미국의 값싼 농산물이 밀물처럼 수입되기 시작했다. 1994년 20%이던 수입농산물 의존율이 2002년에는 50%로 치솟았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곡물인 옥수수 도매가격이 1990~2001년 물가상승률(348.9%)보다 낮은 195.5%가 상승한 데 반해 옥수수로 만든 주식인 ‘토르티아’는 같은 기간 무려 698.4%나 올랐다는 점이다. 옥수수가 미국으로부터 값싸게 수입됐지만 유통망을 카길·노바티스 등 곡물메이저가 장악했기 때문이다. 옥수수 농가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했는데도 소비자들은 11년 전보다 7배나 많은 돈을 내고 ‘토르티아’를 사 먹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농민들의 생활 터전도 바뀌었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1994~2002년 멕시코에서는 50만개의 일자리가 생겼지만, 농업분야는 오히려 13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최소 800만 명의 농민이 농촌을 등지고 도시 빈민으로 전락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급기야 멕시코 정부는 2003년 11월 일본과의 체결을 마지막으로 더는 FTA를 맺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NAFTA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NAFTA에서 멕시코는 민감품목의 관세철폐기간을 14년으로 잡았다. 따라서 FTA가 멕시코 농업에 끼친 영향은 옥수수와 콩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는 2008년쯤이면 확실히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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