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소하천)을 살리자
샛강(소하천)을 살리자
  • 변동빈기자
  • 승인 2006.11.1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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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의 샛강이 죽어간다.
















 

<무분별한 샛강 개발>
장성군은 지난 95년부터 소하천 142개 197.1㎞를 점차적으로 정비한다는 계획아래 하천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걷어내고, 방천을 막기 위해 하천 둑을 정비하는 등 하천 정비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장성군은 황룡강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지난해부터 생태학습장을 만드는 등 대대적인 황룡강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황룡강과 샛강은 치수를 위한 정비 못지않게 강의 본래 기능인 생태환경을 파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03년까지 장성군의 소하천 정비사업은 강의 생태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바닥에 퇴적물을 걷어낸다는 명분으로 크고 작은 돌을 모두 치워버렸고, 하천 둑은 시멘트 블록으로 교체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들고 말았다.
하천정비 사업은 수생식물마저 자랄 수 없도록 파괴되어 3-4년이 지나 하천 바닥에 퇴적물이 쌓이고 나서야 갈대 등이 겨우 자라고 있는 실정이다. 크고 작은 바위와 돌로 어울러 있는 아름다운 계곡마저 산사태 방지라는 명분으로 바위를 치우고, 정비를 해 버린 경우도 없지 않다.
이런 무분별한 샛강 정비사업은 샛강은 물론 황룡강을 병들게 하고 있다. 따라서 샛강 정비사업은 황룡강과 샛강으로 연결되는 모든 하천의 생명을 고려하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

<샛강오염의 주범>
샛강을 오염시키는 요인으로는 생활하수와 농업용수, 축산분뇨 그리고 공장 하수 등이 있다. 농촌에서도 생활하수로 인한 오염이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집집마다 행정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설치한 정화조에서 흘러나오는 오수(汚水)는 마을 앞 도랑을 썩게 만들고 있다. 빨래터에서 무공해 비누로 빨던 옷감은 독성이 강한 세제를 이용해 대부분 세탁기로 빨고 있고, 주방에서 사용하는 세제도 정화되지 않고 샛강으로 흘러들어 온다.
농약 사용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논에 사용하는 농약과 화학비료도 샛강을 병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농사가 기계를 사용하고 있어서 기계에서 유출되는 기름이 샛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농업기반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수로 구조물화 사업도 논에서 흘러나온 농업용수의 자연정화 능력을 소멸시켜 샛강을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축산분뇨에 의한 샛강의 부영양화(오물·세제·비료 등의 형태로 과도한 영양분을 생태계에 유입시킴으로써 숙성과정을 촉진시킬 때 발생)도 샛강을 병들게 하고 있다. 소규모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분뇨 가운데 일부는 분뇨처리시설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논이나 하천 둑에 쌓아 두어 비가 오면 빗물에 쓸려 샛강으로 흘러들어간다.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는 심각하지 않다고 하지만(장성의 경우 공장이 적음)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 하수처리장이 넘쳐 색강으로 유입되는 공장하수로 인해 물고기 떼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겨울철 갈수기로 인한 오염농도 증가>
장성군의 주요 하천에 대한 수질검사를 보면 1년 중 가장 수질이 가장 나쁠 때(BOD기준)가 겨울철로 나타났다. 이는 겨울철에 비가 적어 이로 인해 각종 오염물질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생산되는 오염물보다 하천의 물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당량의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천 생태계를 보존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농촌에는 농사를 위해 뚫어놓은 중소형 관정(管井)이 적지 않게 있어서 겨울에 이들 관정에서 물을 끓어 올리면 샛강이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겨울철에 사용한 관정의 전기료 등은 지방자치 단체서 보전해 주는 방법이 있다.
주요 샛강 상류에 겨울철 갈수기를 대비한 중·대형 관정을 파는 것도 샛강보호를 위해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들 예산은 수질오염 총량제 시행에 따른 환경기초시설 설치에 소요되는 재원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하천 환경정비 사업은 반드시 수질오염 예방을 고려해 지역의 환경전문가와 주민들의 협의아래 추진되어야 한다.

<주민들의 샛강 살리기 운동 펼쳐야>
샛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행정당국 뿐 아니라 무엇보다 주민들이 환경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샛강이 살아야 주민들에게 이익이 간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 마을마다 도시 아파트나 기업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지만 아파트 주민들이나 기업체 직원들이 농촌을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오염된 하천과 농촌다움을 잃어버린 마을에 불편을 감수하고 찾아올 사람들은 없기 때문이다.
샛강이 맑으면 농촌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해서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1급수를 유지하는 샛강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행정당국에서 이를 보증하고 적극 홍보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부산의 대포천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은 세제 덜 쓰기 운동과 농협에서 세제 판매 안 하기 운동을 펼쳤다. 또한 주민들이 세대 당 2-3천원의 성금을 모아 수질개선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하천 감시활동을 강화했다.
축산농가에서 무단 배출하고 있는 축산분뇨에 대해 주민들은 이웃에 함께 살면서 신고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환경보존을 위해 이런 행위를 범죄행위로 여겨 고발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천은 개발이 아닌 자연 복원으로>
무분별한 하천 정비사업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3년여 전부터는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하천은 수천 년 동안 홍수 또는 자연현상에 따라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자연형 하천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손이 가면 갈수록 생태 환경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자연형 하천 조성은 조성비용이 많고, 하천 둑에 쌓기 위한 돌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환경 파괴를 불러일으킨다.
하천 정비 때 대형 장비로 인해 하천 바닥에 크고 작은 돌이 하천 바닥에 묻혀 버리는 것도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2-3년 전부터는 하천 정비가 끝나고 큰 징검다리 돌을 하천 곳곳에 두어 물고기가 서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런 돌을 채취하기 위해 계곡의 돌을 빼내오는 악순환을 거듭해야 한다.
장성군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황룡강 생태학습장 조성은 황룡강의 수질을 높이고, 생태를 복원하는데 있지 않고 시설물 설치 등에 중점을 두었다. 물을 맑게 하고, 철새들이 저절로 날아오게 하며,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황룡강 주변에 훌륭한 조경을 한다 해도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하천정비 사업을 한 곳과 정비 사업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있는 곳에 수질은 눈으로 보아도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갈수기로 인해 물이 적게 흐르는 곳도 정비를 하지 않은 곳은 온갖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어 물이 맑고 깨끗했다. 하지만 정비사업을 한 곳은 이끼가 끼고, 물도 정화되지 않았다. 샛강은 자연 그대로 두되 샛강으로 흘러 들어오는 생활하수 등을 얼마나 정화해서 보낼 것인가가 우리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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