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를 넘어 농촌 살릴 수 있다
FTA를 넘어 농촌 살릴 수 있다
  • 변동빈기자
  • 승인 2006.10.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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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좋고 물 맑은 장성의 자원 활용해야

<웰빙과 농촌다움의 조화>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어가면서 도시민들이 갖는 웰빙의 관심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도시는 공해와 소음, 믿고 마실 수 없는 물 그리고 시멘트로 지어진 아파트 등 도저히 웰빙생활과 어울릴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3-4십년 전 흙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아토피 피부염이 도시 아이들의 30% 가까이에서 나타나고 새집 증후군 등이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서조차 나타나고 있다.
한 때는 배를 곯지 않는 것이 행복이었다면 이제는 안전하면서도 몸에 이롭고, 맛있는 음식을 찾고 있다. 또한 옷감이 질겨 헤지지 않는 화학섬유를 선호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천연섬유인 면과 비단 등을 찾고 있다.
주거 공간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맞벌이하는 젊은이들은 생활이 편리한 아파트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후에는 시골에 가서 흙집을 짓고 사는 것을 희망한다.

6-7십년 대 가난을 벗고 배고픔을 넘기 위해 무작정 도시로 떠났던 사람들이 이제는 사람답게 살고 싶어 다시 농촌을 찾고 있다. 하지만 3-4십년 전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 가고자하는 농촌의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작은 개울에 헤엄치고 놀던 송사리 떼도 없고, 아무 곳에서나 멱 감고 놀 수 있었던 냇가는 대부분 오염되고 말았다.

<농촌 개발이라는 함정>
농촌은 가난과 함께 생활환경의 불편함으로 인한 불만이 높았다. 90년대 들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오지 마을까지 도로를 확·포장했고, 농로는 물론 농수로까지 시멘트 구조물로 바꾸었다. 오지개발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산 속에 넓은 도로를 건설하는가하면 하천 정비사업을 명목으로 하천 바닥을 고르고 둑을 시멘트 블록으로 교체했다.
농촌개발은 대부분 토목사업 위주였고, 자연자원의 보존과 생태환경은 고려하지 않았다. 농촌의 자원은 낙후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자원을 갖고 있고, 더 많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농촌의 경관은 크게 산림과 하천 그리고 농업경관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산림은 국가기반시설인 고속도로와 지방도로를 건설하면서 많이 훼손되었고, 하천은 생활하수와 농약 그리고 화학비료 등으로 병들었다.
기계를 이용한 경작을 목적으로 농로가 포장되고, 농수로가 시멘트 구조물로 바뀌면서 농업경관의 아름다움도 사라져 버렸다. 식량자립을 위해 다수확이 최선이었던 과거와 달리 친환경, 무농약 농사를 부르짖고 있는 지금도 장성군에서만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농로포장과 농수로 시멘트구조물화 사업에 쓰고 있다. 농민들은 시멘트 농로포장과 농수로 구조물화 사업이 결국 농촌을 병들게 하고 농촌의 생명을 잃게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더 이상 농촌다움을 파괴하는 토목 사업예산을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장성의 농촌 어메니티 잠재력>
장성군은 노령산을 중심으로 두 갈래로 나누어진 산맥이 감싸 안고, 가운데로 황룡강이 흐르고 있어 산기(山氣)와 수세가 가장 좋은 고을이다. 전체 면적 가운데 고도가 100m 이상인 지역이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교차가 커서 과일의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특히 진원·남면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수 십 년 동안 공장 등이 들어서지 못해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서삼면과 북일면, 북이면, 북하면은 지대가 높고, 개발이 되지 않아 농촌 어메니티의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특히 축령산과 인접해 있는 서삼면과 북일면은 잘 조성된 인공조림지와 맑고 깨끗한 하천 등을 활용하고, 서삼면 모암리의 정월 대보름 축제, 북일면 금곡 영화마을은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백양사와 장성호, 입암산성, 남창계곡 등이 있는 북이면과 북하면은 다른 지역에서 가질 수 없는 문화 자원과 함께 맑고 깨끗한 모현천, 월성계곡, 대악천, 약수천 등이 있다. 먼저 이들 하천을 자연 상태로 복원하고, 황룡강의 시원이 되는 개천(介川)은 꽃창포 등을 심어 하천의 자연정화 능력을 키우고, 관광 효과를 얻어야 한다.
삼계면 평림댐 주변과 생촌리는 친환경 농업과 농촌 체험마을로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당도가 높아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은 장성사과의 주산지인 삼계면과 삼서면은 사과단지를 이용한 농촌 어메니티로 가꾸어 가야 한다.

<마을 축제를 이용한 농촌 어메니티>
농촌 어메니티의 목표는 농촌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여 농촌 주민은 물론 도시민이 모두 혜택을 받게 하는데 있다. 따라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환경을 회복하며 농촌다운 문화를 확립하고 그 속에 아름다움이 있어야 한다. 장성군이 봄·가을로 홍길동축제와 단풍축제를 하고 있지만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주민의 소득창출에 기여하겠다는 당초의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장성군 뿐 만 아니라 자치단체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축제가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농촌 어메니티를 만들기 위해서는 농촌다운 문화를 확립해야 한다, 오래 전부터 전해온 마을 축제를 다시 이어가며 전통문화를 계승해 가야 한다. 생촌의 당산제, 오동촌의 방울샘제, 모암리의 정월대보름 축제 등은 좋은 자원이다.
아울러 사라져 가는 우리의 문화를 되살려 이를 축제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된다. 음력을 기준으로 정월 대보름 축제, 삼월 삼짓날, 오월 단오절, 유월 유두절, 칠월 칠석, 팔월 백중, 구월 중양절, 십일월 동짓날은 마을 축제의 좋은 자원이다.

마을 축제는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도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만들어 가야 한다. 동짓날엔 찰밥을 짓고, 팥죽을 만들어 담장에 뿌리며 액(厄)을 물리치기 위해 집집마다 다니면서 징과 꽹과리를 치던 옛날의 풍습을 재현한다.
팥죽을 만들기 위해 낮부터 새알을 만들고, 팥을 걸러내며 남자들은 여장(女裝)을 하는 것도 하루 축제로는 신명이 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다음 날은 숯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고, 논에 가서는 미꾸라지를 잡는다. 농약을 하지 않은 논에는 미꾸라지와 우렁이가 추수를 할 무렵에 구멍을 뚫고 논 속에 들어가 있다. 잡은 미꾸라지를 짚불에 구워먹기도 하고, 추어탕을 끓여 먹는 것도 농촌 축제의 좋은 프로그램이다.

단오 때는 창포에 머리를 감고, 창포를 이용해 천연 염색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무렵에는 개울에서 송사리도 잡고, 개구리도 잡는 등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도 많다. 단오축제를 위해서는 맑고 깨끗한 개울과 창포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북이면 과 북일면을 흐르는 개천이나 황룡면 문필천 등이 창포를 심기에 적당하다.

칠월칠석은 홍길동 테마파크를 이용한 축제로 활용하기 좋다. 칠월칠석을 연인의 날 또는 우정의 날(중·고생)로 만들어 젊은이와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인연의 소중함과 서로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축제로 만드는 면민의 날>
해마다 면민의 날을 열고 있지만 면민이 주체가 되어 신나는 굿판을 보기는 어렵다. 행사 때마다 수천만 원의 돈을 쓰며 하는 면민의 날이 바로 그 면을 상징하는 축제로 바뀌어야 한다. 삼계면의 생촌 당산제는 삼계면 축제의 날로 바뀌고, 서삼면 정월 대보름 축제는 서삼면 축제가 되어야 한다. 고향을 떠난 향우들도 이런 축제가 되어야 저절로 참여하게 된다. 아이들을 데리고 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축제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면민의 날이 하루의 행사가 아니라 2박3일 이어지는 축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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