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없는 테마는 가라-농촌관광에 색을 담자
특색없는 테마는 가라-농촌관광에 색을 담자
  • 김은정기자
  • 승인 2006.07.2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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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지역 축제를 찾아서(1)



























축제를 위한 축제가 아닌 그들만의 색과 공간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축제. 상업적인 냄새보다는 고향의 푸근한 정이 느껴지는 축제.

지역 축제의 범람으로 축제에 대한 이미지가 마비된 듯하다. 유명한 축제라 하더라도 별 기대를 하지 않으며, 설사 현장을 찾아가더라도 그것이 그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누구나가 인위적이기 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듯이 일부러 설정해 놓은 듯한 인위적 축제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자연스레 볼거리로 작용하는 축제가 마음을 동요시킬 것이다. 그 예가 고창의 청보리밭 축제와 보성 다향제,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 등 이다. 그들 모두 자연의 아름다움과 요즘의 이슈거리인 웰빙에 딱 맞는 축제다.

이번호와 다음호에는 웰빙축제를 찾아 보고 그 멋스러운 아름다움에 빠져 보고, 장성에의 도입 가능성을 살펴보자.

-‘푸르름이 움트는 초록낙원’ 고창 청보리밭 축제

먼저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7일까지 23일간 있었던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철저한 민간주도 형태의 축제이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린 청보리밭 축제는 관주도였던 제1회와는 달리 2회부터 민간에게 서서히 권한을 이양하다 3회째는 100% 민주도 형식으로 이뤄졌다. 관은 단순한 후원체계만 구축해 놓았다.

▲ 보리 피리 체험장
주최단체인 고창청보리밭축제위원회 위원들은 고창 공음면 일대 10개 마을 이장들로 구성돼 있다. 축제의 분위기는 대체로 소박하다. 특히 요란하고 시끄러운 장사꾼이 없었다. 작은 운동장에 설치된 주무대에서는 또랑광대 공연, 청소년 어울마당 등의 공연이 전부다. 아이들은 운동장을 가르며 굴렁쇠를 굴린다. 그 밖에 투호, 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바람개비 놀이 등이 자연스레 행해지고 있었다.

축제는 역시 먹을 거리가 으뜸인데, 이곳에서는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보리비빔밥 등이 전부다. 차림상도 조촐하다. 부녀회원들은 집에 묵혀두었던 3년 묵은 김치와 직접 담근 고추장, 된장, 밭에서 막 딴 듯한 풋고추 등을 가져와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다른 코너에서는 보리차와 보리 미숫가루 무료 시음장이 펼쳐진다.

축제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너는 보리개떡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보리개떡 장’과 도시 아이들에겐 다소 생소한 ‘보리 피리 만들어 불기’ 코너였다. 창원시에서 왔다는 이정란(40)씨는 “내가 어릴 적에도 보리 피리를 불어 본 적이 없었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도 참 인상깊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4월에는 보리대가 자라지 않았을 무렵이므로 보리피리를 위한 보리를 미리 하우스에서 키웠다고 했다. 개당 500원이라고 쓰여 있지만 돈을 내면 받고 아니면 마는 듯하다. 돈을 받는 일보다 보리피리를 만드는 일에 더 헌신적이었다. 관광객이 축제의 장을 뜨지 않는 이상 무한정 리필이 가능하다. 피리를 만드는 축제 사무국장 김홍신 선동마을 이장은 “아이들이 좋으면 그만이죠. 드넓은 자연속에서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잠시라도 도시의 삭막함을 잊고 편안하게 즐기다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운동장 뒤편의 동물농장도 볼 만하다. 올해는 시골 장터를 새롭게 구성했다. 하지만 지역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싸구려 이동 장사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공간도 그다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판매의 장도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다기, 옹기, 음료 등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30만평의 들판에 펼쳐진 청보리밭 사잇길을 걷는 것이 무한한 낭만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진영호 축제 위원장은 이곳 축제장인 학원농장의 주인이다. 드넓은 들판에 보리를 10년 넘게 심다보니 해마다 사진 작가들의 생활의 장소가 됐다고 한다. 고창군이 먼저 진씨에게 이 곳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올해 3회째는 완벽한 민간 주도로 성공했다.

청보리밭 축제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정’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지역축제와 달리 이 곳에서는 장사꾼의 이미지가 없다. 다양한 메뉴는 아니지만 시골 집에서 먹던 엄마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보리비빔밥이 5천원. 음식값으로 드는 비용이 줄어든다.

-‘초록이 꿈꾸는 세상’ 보성 다향제

보성은 우리나라 최대 차 주산지다. 차의 본향으로서 차 문화 보급을 계승하자는 취지의 ‘보성 다향제’가 지난 5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열렸다. 올해로 32회째 맞은 보성 다향제는 전통이 서린 축제인 만큼 그 규모 또한 굉장하다.

▲ 보성 녹차밭 전경
차의 풍작을 비는 다신제, 찻잎 따기경연, 차 문화행사, 녹차 웰빙체험, 일림산 철쭉제, 차 예절 경연, 차 음식 경연, 한·중·일 차 문화교류전, 차 아가씨 선발 대회등 다양했다. 인근의 해수녹차탕도 가볼만 하다. 보성군 관계자는 “보성 다향제가 전국의 웰빙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녹색 융단을 펼쳐 놓은 듯한 차밭을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茶 시험장의 김정원 육종재배연구관은 “보성은 1939년 차나무 생육과 양질의 녹차 생산조건을 두루 갖춘 차 재배 적지로 판명됐다. 현재 646ha에 녹차밭에 형성돼 있으며, 국내 녹차 생산량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보성 다향제는 지난 85년부터 열렸으며 이제 세계적인 문화관광축제로 승화시켜 전통 차문화를 널리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력옹기
또한 미력면 도개리의 ‘미력옹기’는 9대째 300년의 세월을 걸쳐온 옹기중의 진짜 옹기로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96호로 지정된 유일한 전통옹기다. 고 이옥동 옹과 이래원 옹을 이어 현재 9대 옹기장으로 이학수씨가 이어오고 있다. 인근의 송림마을에는 옹기에 미쳐 낯선 보성까지 내려온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꼰메옹방’이란 작은 공방이 있다. 젊은 부부의 구수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1천3백만원 녹차’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

5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그 중 지난 5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열린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도 농촌관광의 색다른 色을 선사해 줬다.

▲ 하동 야생녹차밭에서 차잎을 따는 아낙들
올해로 열한번째 열린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에서는 100g 한 통에 1천 3백만원짜리 차가 탄생했다. 이 차는 하동군 화개면에 있는 수령이 천 년이 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녹차 나무로 그 나무의 잎을 따서 만든 것이다. 판매 수익금은 하동 녹차산업 발전 기금으로 쓰인다. 가장 오래된 나무의 茶 한 통 가격은 하동 녹차의 유명세를 떨치기에 충분한 메리트인 것.

맛과 향이 뒤어난 고급 수제녹차의 주산지로 꼽히는 하동은 올해부터 녹차산업의 선두를 달릴 녹차클러스터사업을 실시한다. 3년간 75억원을 투입하며 225ha의 야생 다원 산책로 개설과 체험마을, 녹차 동산 등을 조성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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