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도주(逃走)대사
이종섭 도주(逃走)대사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4.03.18 14:08
  • 호수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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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12.12 군사반란 당시 수도경비사령부 헌병단장직에 있을 때 직속 상관인 장태완 소장을 불법 연행한 혐의를 받은 조홍 전 육군 헌병감은 1995년 검찰이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과 내란혐의로 수사에 착수하자 캐나다로 도피해 2018년 사망할 때까지 23년 동안을 불법 체류하며 귀국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 기무사령관을 역임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박근혜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의 촛불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주도해 합동수사단의 수사 대상이 되자 미국으로 도피했다. 5년 동안 도피해있던 조현천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2023329일 자진 귀국했다. 윤석열 정부로 정권교체가 되니 '무혐의' 또는 '솜방망이 처분'을 확신했거나, 아니면 사전에 검찰 등과 모종의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있었고, 결국 그는 검찰의 부실한 수사와 기소로 무죄선고를 받았다.

2019322일 밤 10시 인천공항에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입을 가린 목도리를 한 채 타이페이로 몰래 출국하려던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게 긴급 출국 금지가 내려졌다. 김학의는 건설업자 윤중천으로부터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고, 뇌물수수와 특수강간 등의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20217월 검찰은 김학의 출국금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혐의로 이규원 검사,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광철 전 청와대 비서관을 기소했다. 이성윤 전 서울지검장은 이 사건의 수사 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이들 대부분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김학의 출국 금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인사들을 기소한 것은 윤석열 검찰 사단이 김학의를 지키고,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한 이성윤을 낙마시키기 위해 벌인 짓이라고 의심을 받았다. 윤석열 검찰이 법 위에 군림하며 권력을 사유화한 사례 중에 하나다.

고위직 공무원을 지낸 인물들이 정권이 바뀌거나 시대 상황의 변화에 따라 과거의 잘못을 밝히려는 시도가 발생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단이 해외 도피다. 또한 살인, 고액사기 등 중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출국하여 죄를 묻고, 처벌하지 못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 수사 중인 피의자가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고, 나라 밖으로 떳떳하게 나간 사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더구나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의 얘기가 아니라 202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과 관련해 수사외압을 행사한 핵심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출국 금지를 당한 상태였다. 그리고 이종섭 전장관의 수사외압의 윗선으로 지목받고 있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공수처는 이종섭 전장관이 해병대 채상병 수사결과 발표를 취소하기 직전인 731일 오전 1150분쯤 대통령실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1157분 이종섭 전장관은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하였으며 외교부는 피의자를 대사로 나갈 수 있도록 인사발령을 하였고, 법무부는 출국금지를 해제해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결국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 조태열 외교부장관, 박성재 법무부장관을 범인도피죄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한편 이종섭 대사가 호주대사로 부임하기 위해 호주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전한 호주ABC군인 사망사건과 관련해 부패 수사에 연루된 전직 국방부 장관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사 임명을 지속하기 위해 호주에 도착했다호주와 한국의 외교관계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채상병 사건을 덮어버리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눈물겨운 노력은 결국 이종섭씨를 호주대사가 아닌 도주대사로 만들었다.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호주교포의 자존심을 바닥 끝으로 내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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