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자체에 자치입법권을 부여한 것이다. 지자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제정하는 자치입법의 하나로, 지방의회의 의결로 제정되는 것이 조례다. 지자체 구역 안에서만 효력을 갖는 조례는 지자체장, 지방의원, 그리고 주민 발의로 제·개정된다. 지역 실정에 맞게 잘 만든 조례는 주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발하고 참신한 조례들을 만나보자./편집자 주
‘관련 조례 중 전국 제일’
「강릉시의회 의원 국내 교육연수에 관한 조례」
강릉시의회가 지난 2월 7일 제정·시행에 들어간 「강릉시의회 의원 국내 교육연수에 관한 조례」는 전국에서 시행 중인 유사 조례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조례로 꼽힌다. 국내 연수 관련 조례인데도 연수계획서와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심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다른 지자체의 국외 출장 조례(규칙) 못지않은 세부 조항을 담고 있어서다.
먼저 강릉시의회 운영위에서 제안한 의원 국내 교육연수에 관한 조례는 의원이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능력을 함양하고 효율적으로 의정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각종 국내 교육연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것으로 ‘강릉시의회 의원’에게 적용되는 ‘국내 교육연수의 범위’는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행사에 초청된 경우 ▲자매결연 체결 및 교류와 관련된 경우 ▲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연수에 참가하는 경우 ▲상임위원회 또는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는 경우 등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조례 제 4조 ‘심사위원회의 설치 및 구성 등’이다. 연수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설치(비상설)해야 하는 ‘강릉시의회 의원 국내 교육연수 심사위원회’는 의원 및 교육계·법조계·언론계·시민사회단체 등의 추천을 받은 민간위원 등 7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하고, 이때 민간위원 수는 전체 위원 수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위원회는 ▲연수의 필요성 및 연수자의 적합성 ▲연수 기간 및 연수경비의 적정성 등 연수의 타당성을 심사하며, 회의록은 의회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
연수를 하고자 하는 의원은 연수 실시 20일 전까지 연수계획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의장은 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친 연수계획서를 3일 이내에 의회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주 전에는 연수계획서를 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연수보고서 역시 연수 종료 후 30일 이내에 의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의회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열람이 용이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별지 서식에 따르면 연수계획서에는 ▲연수 목적 및 내용 ▲연수 기간 ▲연수 장소 ▲연수자 ▲(개인별) 연수 일정 및 업무 내용 ▲연수경비 ▲연수 효과 등을 기재해야 하고, 연수보고서에는 ▲목적, 기간, 방문지역, 출장자 인적사항 등 연수 개요 ▲(일정별 또는 활동 내역별) 연수 내용 ▲시사점 및 특이사항 ▲연수계획서 및 계획에 따라 현지 일정이 진행되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식비·숙박비 등 지출 내역, 회의 참석 또는 기관 방문 시 면담·회의 장면 사진 등) 등이 포함되도록 했다.
만약 연수에 필요한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받고도 심사위원회에서 의결된 연수 목적 및 계획과 달리 부당하게 지출된 경비에 대해서는 환수 조치한다는 조항도 눈에 띈다.
전남 도내에서는 무안군의회와 보성군의회가 전문교육과 국내연수, 비교시찰 등 의원 교육연수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규정하고 있는데, 강릉시의회와 다르게 심사위원회 설치나 연수계획서 및 보고서에 관한 내용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다만 무안군의회는 강릉시의회와 마찬가지로 예산을 지원받아 교육연수를 실시한 의원이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못한 경우 지원받은 예산 전부를 반환하도록 했다.
장성군의회는 ‘장성군의회 의원 공무 국외 출장 규칙’을 시행 중이며, 국내 교육(연수)에 관한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