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빈의 논어 읽기
변동빈의 논어 읽기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4.01.02 10:36
  • 호수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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敏於事而愼於言(민어사이신어언)

일에는 민첩히 하고, 말은 삼가고 조심한다학이편에 나오는 글이다. 이 글은 공자께서 군자가 배부르게 먹는 것을 구하지 않으며 거처함에 편안함을 찾지 않으며 일에는 민첩하게 하고, 말은 삼가고 조심하며 도를 아는 이를 찾아가 질정(質正, 묻고 따져서 바로 잡음)하면 배움을 좋아한다고 말할 만하다[子曰 君子食無求飽하며 居無求安하며 敏於事而愼於言이오, 就有道而正焉이면 可謂好學也已니라]”고 한 말씀의 일부다.

배부르게 먹는 것을 구하지 않고, 편안하게 거처하는 것을 찾지 않는 것은 욕망을 제어하는 수단이며 방법이고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다. ‘배부르고 따뜻하면 음난한 생각을 하게 되고, 춥고 배고플 때 도닦을 생각을 일으킨다(飽暖思淫慾 飢寒發道心)’는 명심보감의 글과 상통하는 글이다.

불가(佛家)의 수행자들은 몸을 지탱할 수 있을 정도만 먹고(하루 한 끼 또는 오후에는 먹지 않는다), 한겨울에도 방을 따뜻하게 하지 않는다. 방이 따뜻하면 몸이 나태해지고, 잠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일을 민첩하게 한다는 것은 옳은 일에 뒤로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가 먼저 행한다는 의미다. 옳지 않은 일에 앞장서는 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말을 삼가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권하는 가르침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말이 많으면 자주 궁색해지고, 겸손하여 가만히 있는 것보다 못하다, (다언삭궁 불여수중, 多言數窮 不如守中)’이라고 했다. 그런데 수중(守中)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여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풀이하는 것이 좋다. 말이 많으면 궁색해지는 경우가 많으니 겸손하게 있는 것보다 못하다고 풀었다.

논어 리인(里仁)편에서는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려고 한다’(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 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고 하였다. 이 말은 군자는 말은 조심스럽게 하되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실천은 빠르게 한다는 의미다. 말은 삼가고 정의로운 일에는 앞에 나서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를 사자성어로 눌언민행(訥言敏行)이라고 한다.

유도이정언(有道而正焉)에서 도가 있다(有道)는 말은 도가 있다가 아니라 도를 알고 깨우친 사람이라는 뜻이다. 바르게 한다(質正)는 말은 겸손의 뜻이 있다. 내가 알아도 먼저 안 사람을 찾아가 묻고 바로 잡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스승이 있어야 한다.

공자께서 말하는 배움은 실천이 동반된 것이다. 따라서 호학(好學)은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실천함을 이른다.

말은 삼가고 조심하며 행동은 빠르게 하고 도를 깨달은 사람을 찾아가 나의 공부가 바르게 되었는가를 묻고 바르게 한다면 시대의 진정한 지도자가 되고 가히 군자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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