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甲辰)년에 희망을
갑진(甲辰)년에 희망을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4.01.02 10:35
  • 호수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년은 육십갑자 중에 갑진년으로 청룡의 해라고 한다. 용은 예로부터 봉황과 함께 우리 겨레와 함께해온 매우 친숙한 영물이며 힘과 용맹 그리고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갑진은 나무가 비옥하고 촉촉한 대지에 뿌리를 내려 크게 자라는 모습이라고 한다.

용은 왕권을 상징하여 임금이 앉는 자리를 용상(龍床)이라고 하고,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등용문(登龍門)에 올랐다고 하여 신분 상승의 표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 겨레는 세상이 혼탁하고 민중의 삶이 희망을 잃을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미륵신앙이 크게 일어났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륵신앙인 백제 미륵신앙은 신라에 의해 빼앗긴 백제사람들의 절망감을 위로해 주었고, 조선시대에도 민중들의 염원은 미륵의 강림이었다.

특히 정치적 박해가 심했던 전라도에 미륵신앙이 성했는데 익산 미륵사, 김제 금산사, 고창 선운사가 미륵신앙의 중심이었고, 미륵신앙은 늘 용과 함께 했었다. 일설에는 용의 순수한 우리말이 미르이고 미르가 미륵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미륵신앙은 혁명의 신앙이고 반항의 신앙이다. 화순 운주사의 와불은 새로운 세상을 염원했던 민중들이 하룻밤에 조각했다고 전한다. 밤이란 어둠을 상징하고, 세상이 혼란스러웠음을 의미하며 권력자들 모르게 혁명을 도모했음을 뜻한다.

따라서 용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은 성현이 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민중의 힘으로 사악하고, 부정한 권력자를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용은 풍년과 풍어의 상징으로 한옥의 지붕에 용머리를 올렸으며 바닷가에 사는 어민들은 바다의 용왕에게 풍어와 안녕을 기원한다. 용은 오행에 따라 청룡, 적룡, 황룡, 흑룡이 있지만 엎드려 있는 복룡, 누워있는 와룡, 아홉 마리 구룡 등 여러 이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선거에 나갈 준비가 되어있는 후보들을 잠룡(潛龍)이라고 하는데 용이 물속에서 자맥질을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장성은 지명에서도 가장 용이 많이 나타나는 곳으로 장성의 젖줄인 황룡강과 조선의 명당이라는 황룡면이 있다. 진원면 용산리, 황룡면 와룡리, 북상면 용곡리, 동화면 용정리 외에 마을 이름으로는 용암, 용동, 용산, 회룡, 잠룡, 황룡, 용연, 복룡, 기룡, 용강, 회룡, 화룡, 용두, 보룡, 삼룡, 용계, 구룡 등이 있는 데 이 가운데 일부는 중복되어 있기도 하다. 북하면 솔룡마을은 원래 손룡(巽龍)이었는데 구전으로 전하면서 솔룡으로 바뀌었다.

굳이 장성이 용에 관한 지명이 많다는 것을 일일이 소개하는 까닭은 갑진년을 맞아 장성군이 용의 기운을 받아 군민에게 행복이 장성의 미래에 희망이 가득 넘치기를 소원하기 때문이다.

한편 용은 용맹과 지혜를 상징하는 영물이지만 81개의 비늘 중 목 아래 거꾸로 붙어 있는 비늘을 건드리면 반드시 용은 그 사람을 죽이고 만다. 한비자(韓非子)의 세난에는 군주를 용으로 비유하여 왕에게 치명적인 부분은 건드리지 말라고 주문했다. 충직하고 지혜로운 신하는 왕에게 충언을 아끼지 않지만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으니 이를 역린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는 국민이 용이고, 왕이다. 따라서 국민의 역린을 거슬리는 권력은 존립할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

1980년 전두환과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12.12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군 출신 간부가 정부의 여러 요직을 차지하며 군부독재 정권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이 선출한 검사출신 대통령이 집권한 뒤 금융, 방송, 안보, 정당, 청와대에 대부분 전문성도 없는 검사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와 자리를 차지하였다.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은 취임 6개월 만에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되었다. 윤석렬 대통령은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으로 가서 스스로 용이 되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는 권력자는 살아날 수 없다. 더구나 올해는 갑진년이다. 국민이 2024년을 기다리는 이유는 4월 총선에서 민주적 혁명을 꿈꾸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올해는 국민이 희망을 꿈꾸는 해가 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