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리망의(見利忘義)
견리망의(見利忘義)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12.25 15:17
  • 호수 9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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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교수신문이 뽑은 사자성어가 견리망의(見利忘義)’라고 한다. ‘이익을 눈앞에 두면 정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으로 논어의 견리사의(見利思義)를 비틀어 만든 말이다. 지난해 교수신문이 뽑은 사자성어는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

견리사의는 논어의 여러 편에서 나오는 말로 자장(子張)편에서는 사대부가 위난을 보면 목숨을 바치며, 이득을 보면 도의를 생각하며, 제사에는 공경을 생각하며, 상사에는 슬픔을 생각한다면 선비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계씨(季氏)편에서는 군자는 아홉 가지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볼 때는 밝게 보기를 생각하며, 들을 때에는 잘 듣기를 생각하며, 얼굴빛은 온화하기를 생각하며, 용모는 공손하기를 생각하며, 말은 충실하기를 생각하며, 일에는 진중하기를 생각하며, 의심이 있으면 묻기를 생각하며, 화가 나면 근심과 걱정을 생각하며, 이득을 보면 의를 생각한다고 하였다.

헌문(憲問)편에서는 자로가 공자에게 성인(成人)에 대해 묻자 나에게 이익되는 것을 접하면 옳은지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며 오래전 약속도 평생토록 잊지 말아야 한다(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平生之言)”고 말하였다.

여기서 성인이란 어른 또는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대인(大人) 또는 군자라는 말이다. 소인배의 반대말로 대인배라고 하는데 대인은 그릇이 넓고 덕이 있는 사람, 또는 그 집단을 말한다. 견리사의는 내게 이익이 되는 것을 접하면 옳은지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목숨을 바치는 것이 큰 사람 곧 군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고 강조한 것이다.

논어의 말씀은 일반 서민이 아니라 왕이나 사대부 등 지도자에게 하는 말이 대부분이다. 견리사의가 이렇게 반복된 것은 지도자들이 특히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이기 때문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인()이요 인을 실천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신(욕심)을 이겨 예로 돌아가는 것을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한다.

공자는 예로 돌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라고 했다.

그런데 공자의 가르침인 인은 정의가 아니면 바로 실천할 수 없으며 정의는 예로써 발현하는 것이고, 지혜가 없는 예는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지도자는 정의롭지 않은 일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며, 말하지도 말며, 움직여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군자는 나에게 이득이 되는 일을 접하게 되면 이를 보려고 하지도 말며, 이득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지도 않으며 이득이 되는 일을 말하지도 않으며 이득이 있는 일에는 움직이지도 말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에 관한 갖가지 비리와 불법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가 되고, 장관 등 고위직 공무원의 청문회를 보면 국민의 속은 뭉그러지고 터진다. 윤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수백만원 짜리 명품 가방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받는 장면이 보도되고, 그전에도 백만 원이 넘는 고급 화장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대통령실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은 김건희씨의 명품 가방 수수에 대해 몰카 공작이라고 치부했다. 설사 몰카 공작을 했다고 하더라도 김건희씨가 가방을 받지 않았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 특히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선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는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고, 심지어 잘못이 드러날 때까지 파고 또 파면서 자신들의 허물은 만천하가 다 아는데도 쉬쉬하면서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그런 권력은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검찰공화국이 되었다거나 또는 과거 전두환 독재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중국이 사회주의 독재를 하면서도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지도층의 청렴과 도덕성이 있기 때문이다. 청렴과 도덕을 잃은 독재는 국민에 의해 무너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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