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위기에도 굳건한 데이터 기반 스마트팜을 만들겠습니다“
"어떤 위기에도 굳건한 데이터 기반 스마트팜을 만들겠습니다“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3.12.11 15:25
  • 호수 9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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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농장 오양호 대표, 한국4-H ‘올해의 청년 농업인 50人’ 선정
청년협의체 회장·4-H 연합회장·청년정책위원 등 대외활동도 열심
오양호 대표
오양호 대표

11월 초 열린 제50회 한국4-H 중앙경진대회에서 올해의 청년 농업인 50에 선정된 양호농장 오양호 대표를 만났다. 아버지의 땀과 열정에 반해 양돈업에 뛰어들었다는 오 대표는 ()대한한돈협회 장성군지부 오재곤 회장의 장남이기도 하다. 오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늘의 성과와 인정 뒤에는 농업의 숭고한 가치를 지키고 공유하며 더불어 잘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부단한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년답게 겸손하면서도 솔직하고 당찬 이야기를 전해준 오양호 대표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를 전한다./편집자 주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영농생활 9년 차, 늘 고마운 아내와 이쁜 두 딸을 둔 33살 오양호입니다. 북일면에서 양호농장을 운영하며, 돼지 1000여 두를 기르고 있습 니다.

 

2. 농업에 뛰어든 계기는요?

-어렸을 때는 이 일이 싫었어요. 아버지가 너무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고, 흔한 가족여행 한번 가본 적이 없으니까요. 어머니도 저희 키우시랴, 살림하시랴, 아버지 농장 일 도우시랴 정말 힘드셨거든요. 중학생 시절에는 운동을 좋아해서 그쪽으로 꿈을 키우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의 피와 땀, 눈물로 일군 농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사람들은 지금의 아버지를 보면서 성공한 농업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중학교 다닐 무렵 가장이 돼서 하루 2~3시간 주무시면서 야간학교 다니며 신문 배달해서 모은 종잣돈으로 50마리로 출발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의 지난 시간, 인간 승리 스토리를 너무나 잘 아니까, 곁에서 아버지의 짐을 덜어드려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더라구요. 축산 관련 대학, 대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하면 할수록 농업은 에서 를 창조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럴수록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노력하고 발전하려는 아버지의 노력을 보면서 저의 미래도 그려보게 됐어요. 특히 만 잘 사는 게 아니라 주변과 이웃이 같이 잘 살 수 있도록 농업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시는 모습에서 정말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비타민 등을 배합한 건식 사료와 액상을 급여 중인 자돈사(젖을 뗀 새끼를 기르는 곳) 모습
비타민 등을 배합한 건식 사료와 액상을 급여 중인 자돈사(젖을 뗀 새끼를 기르는 곳) 모습

 

3. 그래선가요? 농장 일도 바쁘실 텐데 대외 활동도 활발하게 하시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장성군 청년협의체 대표, 전라남도 4-H 연합회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장성군 4-H 연합회장, 대한한돈협회 전남도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 장성군 청년정책위원, 한국농수산대학교 장성군 동문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어딘가에 도움이 되는 게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이 부분도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아버지는 굉장히 검소하시고 본인에게는 매우 엄격하시지만, 지역사회 일도 하시면서 주변을 챙기시는 모습을 봐왔으니까요. 사실 저는 남들보다 좋은 조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눈길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 책임감도 큽니다. 초등학교 때 전학 가서 장성에는 친구가 많이 없는데 4H와 청년협의체 활동을 하면서 또래들과 교류할 수 있게 됐고, 서로 열심히 일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분야는 달라도 청년농업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재미있게 지내다 보니 회장까지 하게 됐는데, 우리 회원들이 저를 인정해주고 도와줘서 좋은 상까지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4. ‘농업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농업, 특히 제가 몸담은 양돈업은 저에게는 책임입니다. 제가 아버지 뒤를 이었듯이 이 일이 제 다음 대, 그 다음 대에도 이어져서 100년 지 대계 아니 1000년 지 대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5. ‘올해의 청년 농업인 50에 선정되셨습니다. 소감은요?

-전국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농기술을 공유하고 화합하기 위해 열리는 4H 중앙경진대회 제50회를 맞아 50명의 청년 농업인을 선정,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뜻깊고 의미 있는 일이라 자부심이 생깁니다. 모두 장성 4H 회원들이 단합하고 서로 격려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장성 농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덕분입니다. 하고 보니 수상소감 같지만(^^), 진심입니다. 앞으로 우리 장성군이 전남에서 양돈업계 선두 지자체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6. 청년 농업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선배로서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도시는 취업난이 심각하다는데 농촌은 늘 일손이 부족합니다. 일의 경중을 따질 순 없겠지만 사회에서 직장인으로서 하는 만큼만 노력하면 농촌에서도 잘 살 수 있습니다. 문제는 기반이지요. 후계농이거나 자금이 충분하다면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요즘은 일명 맨땅에 헤딩해서 기반을 쉽게 닦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에요. 창업자금을 지원받아도 결국 빚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갚아나가야 하고, 영농을 하면서 크고 작은 실수나 실패가 생기면 더 힘들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기반 없이 영농에 뛰어드는 친구들이 일차 산업보다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대규모 영농인이나 기반 잡힌 후계농과 일차 산업으로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테니까요. 또 무조건적인 창업은 반대합니다. 일단 규모화된 곳에 파트너로 들어가 일도 배우면서 지역 실정도 파악하고 전반적인 흐름이나 체계를 익히면서 자금을 확보한 뒤에 목표를 구체화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농촌에서도 이런 파트너들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로, 복지 환경이 좋아져야 일하기 좋고, 살기 좋은 지역이라고 소문이 날 테니까요. 청년 유입은 터가 닦인 곳이라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오양호 대표가 ICT 장비로 사양 관리를 하고 있다.

7. 앞으로 계획, 목표는요?

-제 목표는 어떤 위기가 와도 무너지지 않는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4H 회원들과 후배 농업인들에게 보탬이 되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2023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남은 시간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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