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공양(燒身供養)과 분신자살(焚身自殺)
소신공양(燒身供養)과 분신자살(焚身自殺)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3.12.11 12:15
  • 호수 9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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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역임하고, 조계종의 실세라고 불리던 자승스님이 칠장사 요사채에서 스스로 분신했다. 조계종은 몸을 살라 부처님께 공양했다는 의미로 자승스님이 소신공양했다고 발표했고, 종단장으로 거대한 장례를 치렀다.

소신공양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은 베트남의 틱꽝득스님이다. 7세에 출가한 틱꽝득스님은 베트남 불교의 덕망 높은 불교지도자였다.

그런데 1956년 남베트남의 총통이 된 응오딘지엠이 불교 탄압 정책과 독재 정치를 펴기 시작했고, 196358일 부처님 오신날에 종교적인 상징을 내세우고 거리 행진하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며 축하 행사를 진압할 것을 경찰에 명령했다. 진압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고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람도 발생하였다.

그러자 많은 승려와 신도의 항의시위가 이어졌으나 남베트남 정부는 사과는커녕 강제 진압으로 일관했다. 1963611일 틱꽝득 스님은 승려들의 침묵 거리시위가 있던 사이공 도로 한가운데서 가부좌를 틀고 꼿꼿이 앉아 휘발유를 몸에 붓고 스스로 불을 붙였다. 틱꽝득 스님은 자신의 몸이 불에 타서 죽는 순간까지 바른 자세로 앉아, 전혀 움직이지 않았으며 이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세계에 퍼지면서 남베트남 정부는 각국의 비난을 받았으며 결국 응오딘지엠 정권의 몰락을 가져오게 하였다. 틱꽝득 스님은 분신하기 전에 내가 눈을 감아 부처님의 곁으로 가기 전에, 국민들을 받들고 조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종교적 평등을 실행하기를 응오딘지엠 대통령께 정중히 간청드립니다. 경애하는 신도들이여 부처님이여, 그대들이 결속하여 불교를 지키기 바라며 이 몸을 바칩니다라고 유언했다. 틱꽝득 스님이 소신공양했을 때 나이는 66세였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베트남 불교는 다시 부흥할 수 있었다.

19701113일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은 평화시장 노동자 모임인 [삼동친목회] 회원들과 함께 피켓시위를 하며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적시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을 쉬게하라는 구호와 함께 분신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종교계, 대학생들의 추모집회가 이어지고 언론은 노동문제에 대한 특집기사를 다루기 시작하였다. 1984년 전태일기념사업회가 조직되었고, 1985년에는 전태일기념관이 개관되었으며 전태일의 분신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틱꽝득 스님은 가사 한 벌에 자신의 몸을 소신하였고,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 법전 한 권과 함께 분신하였다.

그런데 자승스님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스스로 자살했으니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말과 주지스님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전부였다. 그의 처소에서 발견되었다는 유언에도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불교계에 바라는 건의 그리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메시지는 하나도 없었다.

더구나 신도들이 보시한 돈으로 지은 절간을 태우면서 분신한 사건을 두고, 소신공양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조계종의 발표는 국민들은 물론 불교신자를 우롱하는 일일 뿐이다.

자승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재임한 이후로 조계종은 수행자를 존경하고 예우해왔던 승가의 전통이 무너지고 권승(사판승)들이 조실이나 방장을 하는 아사리판이 되었다고 비판받고 있다.

그런데도 그의 자살을 마치 불교나 국가 또는 국민을 위해 몸 바친 것처럼 꾸며대는 일은 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조계종은 자승스님이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겼다고 했다. 이 열반송에 대해서는 유치하여 논하지 않겠다.

자살을 소신공양으로 위장하는 것은 종교계가 할 일이 아니다. 틱꽝득스님의 소신공양은 모든 불교 신자와 세계인들을 각성하게 한 거룩하고 위대한 행위였다. 하지만 자승스님의 분신자살은 불교신자와 국민 누구에게도 감동이나 각성을 주지 못하는 행위다. 조계종이 자승스님의 자살을 계기로 수행풍토를 진작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결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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