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할 각오·열정만 있다면 농촌은 ‘기회의 땅’입니다”
“열심히 일할 각오·열정만 있다면 농촌은 ‘기회의 땅’입니다”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3.11.28 00:31
  • 호수 9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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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호 회원, 한국4-H중앙경진대회서 우수상 수상
‘2023년 청년 농업인 농장 경영 모델화 경진’ 부문
ICT 축사 현대화 통한 경축순환농업 경영모델 선봬
배민호 청년 농부
배민호 청년 농부

장성군 4-H연합회 배민호(25) 회원이 이달 초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50회 한국4-H중앙경진대회에 참가, ‘청년 농업인 농장 경영 모델화 경진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4-H중앙경진대회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청년 4-H 회원들의 우수한 활동사례를 공유하고 다양한 영농기술을 선보여 농업기술 확산과 농업 문화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로, 1954년 시작돼 70년째 이어지고 있다. 삼계면에서 누림축산을 경영하며 2ha 규모의 백태() 농사도 짓고 있는 배민호 회원은 이번 대회에서 자체 개발 시설과 현대화 시설을 접목한 차별화된 축사 시설, 경축순환농법을 통한 고효율·지속 가능한 농장 경영 모델을 소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농업·농촌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정으로 무장한 꿈을 파종하는청년 농부 배민호 씨를 21일 농장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삼계면에서 한우 키우고 콩 농사짓는 청년 농부 배민호라고 합니다.

 

2. 농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원래 꿈이었나요?

아버지께서 제가 중학생일 때 할머니가 계시는 장성으로 귀농하셨고, 그때부터 축사 짓는 것도 도와드리고 어깨너머로 소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맘 한쪽에 농부의 꿈이 자라기 시작한 것 같아요. 엔터테인먼트 쪽에 일하면서 경영에 대해 알게 됐는데 지금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사시는 분이고, 소를 키우실 때도 신념을 잃지 않으시는 분인데 제가 곁에서 경영 쪽을 좀 도와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물한 살에 청년 후계농 자금을 지원받아서 축사를 짓기 시작했고, 당시 50~60두 정도였는데 지금은 3배 이상 늘었습니다.

 

3. 요즘은 어떤 일로 가장 바쁘세요? 농부의 일상이 궁금합니다.

소를 키우는 일은 농번기와 농한기가 따로 없어요. 새벽 6시 소들 밥 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둘러보면서 특이사항 있는지 확인하고, 시간 날 때는 동네 어르신들 찾아뵙고 인사도 드리고, 도와드릴 일 있으면 거들어드리고 농사일도 배우고 합니다. 4H 형들 만나서 차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일도 소중한 일과 중 하나고요.

 

4. 청년 농업인 농장 경영 모델화 경진대회 자료를 보면 자체 제작한 축사 시설과 ICT 기반 현대화 시설을 접목한 농장 경영 모델이 소개돼 있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겠어요?

제50회 한국4-H중앙경진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배진호 씨
제50회 한국4-H중앙경진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배진호 씨

저의 목표는 차별화된 축사 시설과 경축순환농업을 통한 고효율 농업 및 지속 가능한 농업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규격화된 기존 축사 시설의 문제점을 탈피, 보완하기 위해 우선 고정돼있던 축사 양 측면을 분리해 측창 개폐시설을 제작해 노동력은 절감하되 환풍에 용이하도록 했습니다. 기존 급수 물통 대신 스테인리스 소재의 순환형 급수조 시설을 구축함으로써 부유물 걱정 없는 신설한 물 공급이 가능해졌고, 결빙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 송아지에게 치명적인 설사를 유발하는 차가운 축사 바닥에 자체 제작한 보일러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분뇨, 퇴비의 부숙을 촉진해 깔짚 컨디션 유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밖에도 저희 농장에서는 동물 복지를 위해 우사 한 칸에 3마리만 사육하고 있어, 나머지 잠금장치 공간을 작업자 출입구로 개조해 사고 예방과 빠른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송아지들이 어미 소 칸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송아지 인큐베이터는 기존 시설과 달리 개폐가 가능해 보온·통풍성이 뛰어나고 사료 입붙이기가 빠릅니다.

이러한 자체제작 시설 덕에 생산력 향상 및 차별화된 사양 관리가 가능해졌지만, 문제는 시설 대부분이 데이터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경진대회를 준비하면서 영농 데이터 축척이 가능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활용해 더 정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대화 시설 장비 도입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사료 자동 이송기와 자동 급이기 등 자동화 라인을 구축해 연령별 정확한 양의 사료 급이를 통해 고급육 생산을 실현하고, 절약되는 시간과 노동력을 이용해 현재 진행중인 경축순환농업과 타작물재배에 더욱 집중하고, 자동화라인을 통한 벌크사료 사용으로 생산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4세대 발정탐지기 숫자도 부족해 교체 사용중으로, 정확도도 떨어지는데다 장착과 탈착 과정에서 개체()가 받는 스트레스와 염증 위험이 큰 실정입니다.

안개분무소독시설 역시 기후변화에 따른 여름철 폭염피해 예방과, 정기적인 방역 소독 및 방제를 통해 질병예방과 해충 퇴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설명이 간단하지는 않네요.(웃음)

 

5. ‘경축순환농업이 뭐고,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사전상 뜻은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는 농가가 경종과 축산을 겸업하면서 각각의 부산물을 작물 재배 및 가축 사육에 사용하고, 경종 작물의 퇴비 소요량에 맞게 가축 사육 마리 수를 유지하는 형태의 농법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연친화적인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인데요, 음식물찌꺼기가 될 수 있었던 부산물들을 수거, 재활용해 환경오염을 개선하고, 생산비(사료값) 절감과 부산물 섭취 후 발생한 축분으로 친환경 퇴비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게 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친환경농산물 생산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경축순환농업 확대는 저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한데요, 유기농법 실현, 탄소 중립에 기여, 경영비 절감, 화학적 영양 대신 농업 부산물로 자연친화적 영양 공급 등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2년 전부터 사과·ABC(사과, 비트, 당근) 주스를 생산하는 축령농원과 손두부 맛집으로 유명한 평림상회와 협력해 경축순환농업을 실현하고 있으며,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6. 살면서 혹은 농사를 시작한 뒤 실패를 경험하거나 위기를 겪기도 했나요?

수익과 관계없이 소를 돌보고 일하는 게 재미있습니다. 춤을 시작했을 때는 연습생 시절 삼각김밥 하나로 하루를 버티기도 했으니까요. 크고 작은 실수도 있었지만 제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고, 그 시간은 결국 값진 경험치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어떤 결정을 해도 믿고 지지해주셨던 부모님 덕분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7. ‘청년농부 배민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면요?

지금 저는 아버지께서 축사 일구시는 모습을 보며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계획했던 것들을 실현하는 중입니다. 아버지가 제 삶의 롤모델이자 지표이신 것 같아요. 한 살 터울 동생도 최근 저와 함께 일을 시작했어요. 부모님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각자의 꿈을 개척하는 멋진 아들들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4H 회원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전남도 4H 연합회 활동도 하고 있는데, 장성 4H경쟁보다 배우고 나누고 협력해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으로 다른 지역과 차별됩니다. 저 역시 직전 회장님과 현 회장님을 비롯한 4H 회원 형들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자기 일처럼 지지해주시고 조언해주십니다. 저도 형들처럼 멋진 농부, 멋진 청년이 되고 싶어요.

 

경진대회 발표자료 일부 캡처
경진대회 발표자료 일부 캡처

8. 농업에 도전하는 청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농촌의 여유를 즐기겠다는 마인드로 들어오는 건 안될 것 같아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 각오, 열정이 있다면 사실 농촌은 널린 게 일이에요. 기회도 많지요, 정부, 지자체, 마을에서도 모두 도와주시거든요. 더군다나 위성도시인 장성은 청년들에게 황금의 땅이라고 생각해요. ‘고생한다는 생각보다 즐겁게 열심히 일해볼 각오가 돼 있다면 충분히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9. 앞으로 계획은요?

소 두수를 늘리고 농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농촌체험마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평림댐 장미공원이 장성 9경으로 꼽히지만 인프라가 많이 부족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지금의 사육 중심의 농장을 체험 농장으로 확장하고 친환경 농콩재배단지를 통해 농촌의 4계절을 느낄 수 있게 설계해서 체험, 휴양, 관광이 어우러진 테마 마을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 저는 아버지 가르침대로 더 겸손하고 성실한 청년 농부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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