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이 국민 경제의 근간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적 기념일이다. 해방 이후 1964년 11월 11일 농사개량구락부 원성군연합회가 주관해 ‘농민의 날’을 처음 열었으며 이후 어민의 날(4월 1일), 권농의 날(6월 1일), 목초의 날(9월 5일) 등을 통합해 권농의 날(6월 첫째 토요일)로 명칭했다. 11월 11일이 농어업인의 날로 공식 지정된 것은 1996년 5월 30일로, 이때 권농의 날은 폐지됐다. 1997년 5월 9일 해양수산부가 신설되면서 농업인의 날로 변경했다.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토(土)’자가 겹친 ‘土月土日’, 즉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했다. 이날은 쌀 소비 촉진을 위한 ‘가래떡 데이’ 행사가 함께 열리기도 한다.
‘농업인의 날’...농업인을 위한 날 돼야
제28회 전라남도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가 오는 10일 금요일 오전 10시 장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농업인의 날을 기념해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 농업인이 하나 되는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사)전라남도농업인단체연합회(회장 강도용)가 주관하고 전라남도와 장성군의 후원한다. 이날은 농업인의 날 유공자 시상(4명)과 ‘고소득 쌀 생산’ ‘원예·특용작물’ ‘농산물 유통·가공’ ‘축산’ ‘임업’ ‘농산물 수출’ 등 6개 부문의 전라남도 농업인 대상 시상식도 예정돼 있다. 농정업무 평가 우수시군 표창(8개 시군), 농업발전 유공자(14명) 시상도 진행된다.
이번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전남 농업에 헌신하다 작고한 아버지를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딸의 이야기가 노래 ‘아버지’를 각색한 주제공연으로 펼쳐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1부 기념행사에 이어진 2부 어울림한마당에서는 전남 농업인 노래자랑이 열린다.
가을걷이를 끝낸 농업인들에게 농업인의 노고에 감사하고 일손을 돕자는 취지의 농업인의 날은 농업인에게는 생일과도 같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정부(농식품부)가 주관하는 포상 중심의 형식적인 기념일 행사로 전락, 농업인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는 말 그대로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행사로 치러지기를 바란다. 고금리·고물가·고유가·고임금의 파고를 넘고도 병충해로 인한 수확량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은 농업인들에게 농업인의 날 하루라도 시름을 잊고 수확의 기쁨을 맛보며, 농업인 상호 간 위로와 격려를 나누며 스스로가 국가 경제와 식량 안보의 주인공임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농업인’이 중심이 되는 참다운 기념행사로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