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서원 가을 향사 올려
고산서원 가을 향사 올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10.30 15:30
  • 호수 9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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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기정진... 노사학파의 시조, 독창적 성리학 이론 정립해
기정진 선생 묘소
기정진 선생 묘소

26일 진원면 고산리 고산서원에서 노사 기정진 선생과 노사 선생의 제자 이최선, 조의곤, 김록휴, 조성가, 정재규 그리고 손자이며 제자인 송사 기우만 선생을 기리는 가을 향사를 올렸다. 초헌관은 정영균 광주향교 모성회장이 아헌관은 류공승 영광향교 전교 그리고 종헌관 조현제 산청 신안정사 임원이 헌작하였다.

고산서원의 주벽한 노사 기정진 선생은 4~5세에 이미 글을 터득하고 <효경><격몽요결> 등을 독파하였고, 10대 초반에 소학과 경서, 역사서를 통독했다고 한다.

18세에 양친을 잃고 선대의 고향인 황룡 아치실로 이주하여 부모님의 삼년상을 치렀다. 오직 학문에만 전념했던 선생은 백양사 등의 산사에서 독서와 학문연구 그리고 독행(篤行)하다가 부친의 유언에 따라 34세에 사마시(문과 소과)에 장원으로 합격했으나 대과에는 응시하지 않았다.

사헌부 집의, 동부승지, 호조 참판 등 40여 차례나 벼슬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고 오직 학문에만 정진했다.

조선의 성리학은 이와 기의 해석에 따라 이기일원론(理氣一原論),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 이발기승론(理發氣乘論), 기발이승론(氣發理乘論), 이기호발론(理氣互發論) 등으로 나뉘었다.

그런데 노사는 모든 현상계의 작용은 기()이지만 일체의 기의 작용은 이()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이가 기의 근원이며, 기발이 곧 이발이요, 기행이 곧 이행이다라고 주장하고 이에 절대성을 부여한 유리론(唯理論) , 독창적인 이일분수설(理一分殊說)을 주장했다.

여름에 피서가서 쓴 노사 선생의 논문 <남량사의, 納凉私議>는 선생의 주리론(主理論) 사상이 가장 잘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주리론은 서양철학의 유물론과 유심론 가운데 유심론에 가까운 사상이다. 한편 노사가 젊은 시절 백양사 등 사찰에서 공부하며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라고 하는 불교적 영향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은 주기론에 가까웠으며 율곡 이이는 주리론에 가까웠다.

위정척사기념탑
위정척사기념탑

노사는 1862(철종 13) 진주민란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농민항쟁이 일어나고, 삼정의 문란으로 조선이 총체적 난국에 시달리자 서양세력의 침략을 염려하고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조소(六條疏)라 불리는 첫 번째 <병인소>를 올렸다.

이 상소의 내용은 나라 안에서는 정치를 제대로 하고, 나라 밖의 외적은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두 번째 <병인소>를 올리는데 그 내용은 국가적 폐습을 준엄하게 비판하고, 지도층인 사대부에게 청렴결백한 기품이 없음을 우려해 삼무사(三無私)를 권장하도록 강조한 것이다.

삼무사란 공자가 사심이 없는 세 가지에 대해 말한 것으로, 하늘, , 해와 달처럼 사심이 없이 천하를 위해 봉사하는 일로써 지극히 공평한 것을 뜻한다.

노사는 위정척사를 주장하였는데 위정(衛正)은 성리학적 질서이고, 척사(斥邪)는 서양의 종교사상과 문물을 배척한 것이다

위장척사는 조선의 양반` 관료사회를 유지하고 개혁을 반대한다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망국의 위기 속에서 자주적 민족주의로 승화되어 조선 의병사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노사의 손자 기우만과 종손 기삼연 등 일제에 항거한 한말의병장의 탄생은 노사 기정진 선생의 실천정신이 가져온 결과라 할 수 있다.

고산서원은 노사가 1878년에 담대헌이라고 이름 짓고 학문을 가르치던 곳이다. 1924년에 후손들이 다시 지었으며, 1927고산서원이라고 쓴 현판을 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내에는 사당인 고산사를 비롯하여 강당, 동재인 거경재, 서재인 집의재, 내삼문, 외삼문과 장판각 등의 건물이 있다. 장판각에는 기정진의 문집과 목판을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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