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대표 문인이자 관료였던 지지당 송흠(1459~1547) 선생의 금의환향을 기리는 풍류연이 479년 만에 삼계면 사창리 기영정 정자 아래서 사)인성문화진흥원(원장 이대원)의 주관으로 21일 오전 10시 재현됐다.
풍류연은 중종 임금이 관직을 그만두고 내려가는 나이 80의 송흠 선생을 아까워하면서 특별히 정자를 하사하고 주연을 베풀도록 한 그날을 되살렸다.
중종이 청렴한 관료생활과 덕망으로 신망을 받던 송흠을 이조판서와 병조판서에 잇따라 제수했으나 나이를 이유로 사직하고 고향인 장성에 내려가자 그를 아까워하며 잔치를 베풀도록 했던 것이 풍류연의 배경이다.
기영정(耆英亭)은 전라도 관찰사 송인수가 부임하던 1543년 ‘송흠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라’는 중종의 왕명을 받아 지은 정자다.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99호로 지정돼 있다. 정자가 완성된 1544년 이곳에서 나주 목사 조희(曺禧)의 주관 아래 송흠 선생을 위로하고 정자 건립을 축하하는 잔치가 베풀어졌다. 이 자리에는 전라도 관찰사 송인수, 장성, 진원, 나주, 영광 등 주변 10여 고을의 수령, 지역 선비, 백성 등 수천 명의 구경꾼이 모였다고 전한다.
재현 행사 명칭은 ‘청백리 지지당 송흠 따라 시간여행’이다. 축하연은 김은숙 무형문화재의 가야금 병창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선비복장인 유생복을 하고 막걸리와 전통 음식을 차리는 등 옛 풍습으로 운치를 더했다. 특히 참석자들에게 가훈 쓰기와 붓글씨 쓰기, 한시 낭송 등 현장 작품 남기기를 병행해, 당시 목사나 고을 수령들의 잔치를 벌이던 행적과 풍습을 재현해 의미를 더했다.
신평송씨 송흠의 후손인 송병산 대종회장을 비롯한 문중의 후원도 이날의 의미를 더했다.
이대원 인성문화진흥원장은 “훌륭한 지역 인물의 존재감을 말해 주는 극적 순간을 재현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생생하게 각인시켜주는 산 교육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재현 행사의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