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학회와 한글
조선어학회와 한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10.10 09:59
  • 호수 9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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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란 말은 1912년경 주시경이 저술한 [소리갈]이라는 책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글은 1443년 완성하였고, 1446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이름으로 반포되었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한자와 비교해 읽고 쓰기 쉽게 일반 백성들을 위해 만든 글자라고 했다. 한편 언문(諺文)이라고 하여 한때는 한문과 비교해 한글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라고 하여 사용하지 않았으나 언문이 백성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글이라는 뜻으로 세종대왕이 처음 언문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한글은 구한말에는 나라의 글이라는 뜻으로 국문(國文)이라고 불렀으며 학교에서 가르치는 국어(國語)도 국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주시경은 1911국어라는 한자 말 대신 배달말이라고 쓴 적이 있는데 배달이라는 말이 생소하여 한글로 다시 바꾼 것으로 짐작된다.

한글은 크다’, ‘많다는 뜻이며 이 한자로 대()를 뜻하기 때문에 대와 한을 표시하는 대한의 의미로 한글이라고 부른 것이다.

19193.1만세 운동 이후 일제는 1920년대부터 우리 문화를 말살하려는 정책을 시행하였으나 장지영, 이윤재, 최현배 등이 우리말과 우리글을 연구하기 위해 조선어 연구회라는 학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일제의 정책을 그대로 따르면 우리 고유의 말과 글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일제의 탄압 정책에도 불구하고 1931년에는 조선어 연구회조선어 학회라고 이름을 고치고, 1933년에는 오늘날 한글 표기의 기준이 되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발표했다.

조선어학회는 1942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다. 1937 일제는 모든 관공서에서 일본어만 사용하게 하였고, 1940년부터는 학교에서도 우리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한글로 발행하는 신문과 잡지를 폐간하였는데 이는 우리 말과 글은 물론 우리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따라서 조선어 학회는 일제의 눈엣가시였고, 1942년 학회에 참여한 몇몇 사람을 붙잡아 고문하여 조선어학회를 학술단체가 가장한 독립운동단체라는 거짓 자백을 받아냈다. 이를 구실로 학회원 33명을 잡아간 뒤 28명을 감옥에 가두었고, 모진 고문으로 인해 이윤재, 한징 등은 감옥에서 옥사하였다.

1945년 해방이 되면서 감옥에 있던 회원들이 석방되었는데 함흥형무소에 있던 최현배, 정인승, 이희승, 이극로는 석방 당시 한 사람은 들 것에 의해 나왔고 나머지 세 명은 부축을 받아 겨우 걸어 나왔다고 한다.

조선어학회원들이 1942년 구속되기 전까지 작성했던 265백 장의 조선말 사전 원고는 해방되고 경성역(서울역) 조선 운송 창고에서 찾아 1947년 한글날에 [조선말 큰사전]으로 처음 출판되었다. [조선말 큰사전]은 전국 8도의 순우리말과 한자어, 외래어, 관용어, 전문어, 옛말 그리고 고유명사까지를 포괄한 최초 국어사전이다.

1949년 조선어 학회가 한글학회로 바뀌면서 [조선말 큰사전][우리말 큰사전]으로 바뀌어 2권과 3권이 출판되었다. 하지만 19506.25 전쟁으로 큰사전의 출판이 중단되었고, 1957년에 비로소 6권이 완성되었다.

우리말 큰사전이 완간되기까지 28년이 걸렸으며 일제강점기 일제의 탄압 속에 옥고를 치르며 나온 귀중한 결과물이다. 한편 북한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언어학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에서 1992조선말대사전을 편찬하여 사회과학출판사에서 발간하여, 2007년에 첫 번째 증보판이, 2017년에 두 번째 증보판이 발간되었다.

1443년 완성한 한글은 주시경에 이어 조선어 학회원들이 아니었으면 해방 이후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한글은 주시경 선생과 조선어 학회원이 일제의 탄압과 박해 속에서도 우리 글과 우리 말을 지키고 계승하였기에 지금도 온전히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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