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은 ‘장성군정 멈춤의 날’
9월 11일은 ‘장성군정 멈춤의 날’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3.09.18 11:03
  • 호수 9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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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과소·읍면 PC 500여대 파일 삭제 참사, 사실상 복구 불가능
컨트롤타워 부재, 위기대응능력 한계 드러나

지난 11일 오후 420분경 장성군청 실과소, 읍면 행정PC 바탕화면에 저장된 파일이 모두 삭제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예기치 못한 사태에 해킹 공격의혹까지 나왔는데, 군 관계자는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배포 중 발생한 문제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런데 업무에 필요한 자료 파일들이 대거 사라져 일선에서는 행정 업무 마비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장성군의 사후 대처가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위기 대응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문제가 발생한 PC500여 대로 확인됐고, 13일에는 복구 불가로 결론이 났다.

 

현장은 아수라장, 군은 복구 불가

군은 온톡(OnTalk,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업무용 메신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직원 PC에 일괄 배포하는 과정에서 기존 프로그램 삭제기능을 구동한 데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프로그램이 온톡 메신저 프로그램에 한정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바탕화면에 있던 파일이 함께 삭제됐다는 것이다. 기본 현황 자료부터 각종 사업·정책 관련 자료와 민원·결제자료 등 공직자들이 업무를 위해 작성·관리 중인 파일 대부분이 사라진 일선 현장은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 초토화 상태다. 특히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사업대상자 자료 등은 향후 자료 취합 등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안 발생 당일 군 전산팀의 복구 시도는 무위에 그쳤고, 다음날에야 대책회의 및 복구 전문업체 의뢰를 검토했지만, 엑셀 파일 일부를 제외한 한글 파일 대부분은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정 공백 장기화 우려가 나온다.

업무 중이던 파일의 90%가 날아가고, 윈도우 자체가 완전히 손상돼 건질 수 있는 게 없는 경우도 있고, 민원 대응도 제대로 할 수 없어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인데 군 대응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500대가 넘는 행정PC 업무 파일 대부분이 사라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며칠이 지나도록 복구는커녕 원인 규명도 명확하게 하지 못해놓고도 관계 공무원 몇을 제외한 고위 공직자들에게서는 문제의식과 위기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14일 모 공무원은 담당자가 실과소, 읍면을 찾아다니며 파일 복구가 어려울 거라고 얘기했다자료와 서류를 다시 만들어야 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고, 행정 업무 공백은 물론 민원 처리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기본적인 이동장 현황과 민원·사업 추진 현황 등 각종 자료와 긴급 결제문서를 누가 D 드라이브에 일일이 저장하면서 일을 하느냐부서장들 위기의식 별로 없는 것 같던데, 행정 마비의 책임을 직원 개인의 파일 저장 관리 문제로 돌리지 말고 명확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문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십년 쌓아놓은 데이터 날려

전 직원 멘붕...누가 책임질건가

군 관계자는 발생 당일 자체 복구가 불가한 것으로 판단해 12일 오전 문제가 발생한 하드디스크(SSD)를 회수해 복구 전문업체와 국과수에도 의뢰했는데, 당초 이번 주 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 드라이브에 저장한 파일은 문제가 없고 바탕화면에 저장한 파일들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D 드라이브 활용 등 문서 자료 관리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손상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 범위가 확산하거나 내부 구조 변형이 가속해 복구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며, 파일 삭제 문제를 인식한 즉시 전원 공급을 중단하고 전문업체에 의뢰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군은 바탕화면에 저장된 파일 외 인터넷이나 일반 시스템은 정상 작동해서 이전에 사용했던 복구 프로그램을 돌려보는 등 자체 복구 시도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노조 게시판도 들썩

장성군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에는 삭제 파일 복구 불가 소식이 전해진 13일 이후 업무의 어려움과 책임소재를 묻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D에 저장 못 한 죄인선배님들이 수십 년간 땀 흘리며 쌓아놓은 데이터를 다 날려버렸다. 컴퓨터 복구 비용을 검색해보니 비싸도 50만 원이면 복구해줄 줄 알았는데 복구 못 할 정도로 날려버려서 죄송하다는 게시글에는 ‘D 드라이는 개인 구입해야 되나?’ ‘전 직원이 다 함께 겪어야 할 큰 재앙, 직원들이 전부 멘붕에 빠져있는데 정신 치료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하지 않나. 일도 못 하겠고 보고서 안 낸다는 상급부서 독촉에 너무 힘들다’ ‘다시 엑셀 만들고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 헤매고 있다. 명절이 다 왔는데 제출해야 할 서류 다 날아가고 민원인들의 원성을 어떻게 감당하라는 말인가’ ‘책임은 누가 지나? 새올에 공지 한 줄 안 올라오네등의 댓글이 달렸다.

아이디 각자도생15몇십 년의 자료 통계 없어져. 문서 취합하는 지원부서야 2년 보관하면 되지만 다른 부서는 영구문서, 준 영구 문서급 자료가 대부분. D 드라이브에 자료 저장 안 해서 본인들이 책임지라는 말씀 너무 가슴 아프다. 각자도생하라는 말 아닌가. 다음부터 지원부서란 말씀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모 공무원은 직원들 사이에서 기강해이를 넘어 직무유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장성군 명예에 먹칠한 이 초유의 사태에 대한 하루빨리 공식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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