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들아, 내가 언제 동상 세워달라 했나
이놈들아, 내가 언제 동상 세워달라 했나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3.09.18 10:24
  • 호수 98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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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경 발행인

홍범도 장군의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흉상 이전을 두고 온 나라가 소란하다. 국방부는 당초 육군사관학교 교내에 자리한 독립군 영웅 김좌진·홍범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 철거·이전을 추진하기로 발표했다가 여론의 매서운 비판이 일자 홍범도 장군 흉상만 육군사관학교 밖으로 이전하고 나머지 4위의 흉상은 육사 내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결국 홍 장군 1인만 콕 찍어 문제를 삼은 것인데 홍범도 장군의 1927년 소련 국적 취득 및 공산당 가입 이력 때문에 육사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이같은 처사에 대해 야권과 학계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국군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행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권 내에서 조차 윤 정권의 이념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 “홍범도 장군은 해방 2년 전에 작고하셨으니 북한 공산당 정권 수립이나 6·25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 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한다등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홍범도 장군은 일제 강점기 항일 무장투쟁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로 우리나라 독립전쟁의 영웅이다. 젊은 시절 광산과 공장에서 노동을 하던 장군은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자 함경도에서 의병을 일으켜 무장 투쟁의 선봉에 섰다. ‘명포수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1895년 을미의병을 계기로 짐승이 아닌 일본을 사냥하겠다는 다짐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어 1911년 러시아 연해주로 망명해 무장독립투쟁을 펼쳤으며 대한북로군 소속으로 19206월 봉오동 전투, 같은 해 10월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위대한 생애를 살아온 홍 장군은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카자흐스탄에 정착했고 그곳의 고려극장 경비원, 크즐오르다 정미소 노동자 신세로 쓸쓸하고 고단하게 살다가 삶을 마쳤다. 1868년 평양에서 태어난 장군은 1943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75세로 눈을 감기까지 그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것이다. 이역만리 타국에 묻혔던 그의 유해는 서로 봉환하겠다는 남북의 치열한 외교전 끝에 2021년에서야 7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와 대전현충원에 안치됐다. 그토록 어렵게 유해를 모셔놓고 민족의 영웅을 빨갱이로 몰아가는 세태가 안타깝고 홍범도 장군 모셔갔으면 제대로 모셔라는 먼 이국땅 고려인들의 외침이 눈물겹기만 하다.

무너져 버린 국가의 신뢰와 경제적 위기감 등 총체적으로 어려운 시점에 난데없이 이념논쟁의 불씨가 되는 흉상 이전 문제가 왜 불거졌는지 모르겠다. 독립 전쟁의 영웅에서 지금은 이념 갈라치기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홍범도 장군을 두고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이동순님이 지은 홍범도 장군의 절규라는 시의 한 구절이 서글프게 다가온다.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 지금 당장 보내주게/ ,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내 뼈를 다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보내주게/ 나 기다리는 고려인들께 가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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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2416 2023-09-25 20:39:38
http://kin.naver.com/qna/detail.naver?d1id=6&dirId=60218&docId=403579229&page=1#answer5 자유민주주의 검찰공화국? http://kin.naver.com/qna/detail.naver?d1id=6&dirId=61303&docId=449411062&page=1#answe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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