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포도나무 - 블랙사파이어 첫 수확
꿈꾸는 포도나무 - 블랙사파이어 첫 수확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8.28 10:43
  • 호수 9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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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기농 포도로 장성 농가에 새 희망 주고파
블랙샤파이어
블랙샤파이어

1990년대 남상도 목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데모 목사또는 유기농 농업의 생산과 유통 모임인 한마음공동체 대표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그가 50초반에 목회자를 그만두고 유기농업에 끝없는 실험과 도전을 하며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늘 희망의 꿈을 꾸며 농민들의 선구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꿈꾸는 포도나무 농장의 대표이자 농군으로 살고있는 남상도 대표가 샤인머스켓과 블랙사파이어를 유기농으로 재배하여 올해 첫 수확을 시작했다.

10여 년 전부터 발이 닳도록 자연농 사과의 선구자인 일본의 기무라 아키노리씨의 농장을 방문해 자연농 사과재배법을 배웠던 남상도 대표는 삼계면에 농지를 구입해 퇴비와 농약 그리고 비료를 주지 않는 자연농 사과 재배에 도전했다. 자연농은 유기농과 달리 퇴비조차도 주지 않는 농법으로 자연의 힘으로 농산물을 재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많은 돈과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적의 사과로 불리던 자연농 사과는 실패하고 말았다. 남 대표 토종 사과인 능금은 농약과 비료를 주지 않아도 수확이 가능하다. 그런데 한국의 풍토와 기후 등을 겪지 않은 일본의 사과나무를 수입해서 자연농에 도전한 것은 과오였다는 것을 깨달았다유기농이 가능한 과수 품종 중에 포도가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알고 지난해 샤인머스켓과 블랙사파이어를 심었다고 말했다.

 

<2단 재배로 수확량도 두 배로>

포도 하우스
포도 하우스

꿈꾸는 포도나무 하우스에서는 특이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하우스 안에 들어가면 클랙식 음악이 하우스 전체에 퍼지고 있다. 포도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려는 남대표의 배려에서부터 그가 포도 한송이를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지 짐작이 갔다.

그리고 2단으로 된 포도 재배 방법이다. 아래층인 1단에는 샤인머스켓이 그리고 위층이라고 할 수 있는 2단에서는 블랙사파이어가 재배되고 있다. 국내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특이한 재배 방법이다.

남대표는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샤인머스켓에 씨가 없는 것은 스트렙토 마이신(살균성 항생제)을 사용하기 때문이고, 포도 알이 굵은 것은 대부분 성장호르몬제인 지베렐린을 투입하기 때문이라며 유기농 샤인머스켓은 씨가 있어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씨 없는 포도인 블랙사파이어를 나중에 심어 2단으로 재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2단 재배는 아래층에 있는 포도가 충분한 햇볕을 받지 못해 당도가 떨어질 수 있다. 남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도잎을 작게 해서 포도잎으로 인한 그늘이 최소한이 되게 했다. 그 비결은 수용성 규소의 투입이다. 규소는 과수의 잎을 작지만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꾸는 포도나무에서는 아래층에서는 샤인머스켓이 열리고 위층에서는 블랙사파이어가 열리는 특이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2단 재배법은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수확을 할 수 있어서 경제성을 따져도 농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 유기농이어야 하는가?>

남상도 대표
남상도 대표

땅은 생명의 원천이요, 모든 생명의 어머니와 같다. 그래서 남대표는 땅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어머니를 함부로 대하는 것이요, 농약과 화학비료 등으로 땅을 죽게하는 것은 우리를 죽어가게 하고 우리의 후손을 죽이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가 1980년대부터 1990대년까지 농민운동에 앞장섰던 것도 생명존중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그의 가치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유기농업 대학이 없다. 유기농업 대학원도 없다. 유기농이 가능한 저항성 종묘를 생산하는 연구기관도 없다. 또한 유기농 종자도 없다. 종자개량에 의한 대량생산에만 치우쳐 토종 씨앗마저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남대표의 도전은 늘 힘든 고난의 길이었다. 유기농 생산농가의 가장 큰 어려움이 판로확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30여년 전 유기농 생산 농가들과 함께 만든 것이 바로 한마음공동체다.

꿈꾸는 포도나무가 올해 유기농 샤인머스켓과 블랙사파이어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해는 포도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수확량도 적지만 올해는 감사의 나눔을 하겠다는 것이다.

남대표는 2단 재배에 이어 내년에는 3단 재배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의 도전은 장성에서 포도를 생산하고자 하는 농가에 모델이 될 것이다. 남대표는 나는 내년이 기다려진다. 나의 포도나무가 어떤 기적을 연출할지 설렌다. 주변 사람들은 꿈꾸는 포도나무가 신이 만들어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신의 영역이 아니라 나의 노력과 땀의 결과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기농 포도가 장성의 대표 작물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포도를 맛보라며 이 포도를 먹을 때는 나의 영혼을 먹는다고 생각하라. 진심으로 내 영혼을 담아 키웠다고 말했다. 그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자신감이 드러나는 말이었다.

남상도 대표는 대한민국 산업포장과 대산농촌문화 대상, 자랑스런 전남 농업인 등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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