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0일 충북 옥천읍 주민총회에서는 마을에 설치된 쓰레기장을 새단장하는 ‘아름다운 쓰레기장 만들기’ 사업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옥천읍 주민자치회 지역개발분과에서 기획한 것으로, 주민자치예산 13억 원의 사업비 중 일부로 옥천읍 삼청리, 원각리, 가풍리 등 5개 마을의 쓰레기장 총 6개소에 정지용 시(詩)와 복숭아, 포도 등 옥천을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쓰레기장의 앞면과 옆면에 가림판을 설치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쓰레기장이 새 단장을 하게 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었다.
옥천읍 주민자치회는 2024년 사업으로 ‘△ 뿌리를 찾아 이야기 속으로(역사 알기 트레킹) △ 천방지축 세대공감 노리캠프(가족과 함께 캠프) △ 아름다운 쓰레기장 만들기 △ 주민참여 행복드림 걷기 대회 △ 우리가 그린(green)옥천이었다’를 주민투표로 선정했다. 특히 ‘아름다운 쓰레기장 만들기’는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 올해에 이어 내년 사업에도 포함되었다.
한편 옥천군은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25일까지 옥천군 9개 읍면에서 주민들이 직접 마을 자원조사를 통해 발굴한 사업의제 및 2024년도 자치계획을 주민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확정했다.
또한 주민총회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먼 거리 거주자 또는 교통 약자를 위해 온라인 사전투표를 실시해 주민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누락하지 않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옥천읍을 비롯해 여러 곳의 지자체가 주민총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결정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곳은 바로 우리 동네이기 때문에 우리 동네의 일은 주민이 직접 결정하는 주민자치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네 쓰레기 분리수거장이나 마을의 고장 난 가로등, 마을의 빈 공유 공간에 꽃을 심는 일 등은 주민들이 선택하고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익산 포구마을에서는 70세 이상 마을자치연금 지급>
전라북도 익산시 성당면 포구마을은 만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매월 10만원 씩 마을자치연금을 지급한다. 이를 위한 재원은 마을에서 캠핑장, 숙박시설 등의 운영수익과 협업기관에서 출연한 마을태양광 수익금을 합쳐 마련된다. 마을 태양광은 마을체험관 지붕, 슬로푸드 체험관 지붕, 야외 화장실 지붕 등에 70kw 규모로 설치하였다. 수익금은 마을 회관 운영비(주민의 식비 등) 등에도 사용되며 공동체의 소득을 일종의 노령연금형태로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70세 이상 주민에게 지급되는 월 10만 원은 사실상 크지 않은 돈이다. 하지만 주민공동체의 복원이라는 의미로 보면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인 두레나 향약의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익산시에서는 포구마을에 이어 함열 금성마을, 성당 두동편백마을 등이 마을 자치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매년 참여마을을 확대하고 있다. 마을 연금을 위한 태양광 설치 등은 익산시와 협업기관에서 지원하고 있다.
해남군 산이면 주민자치회에서는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며 호원대학교와 협력해 두부 과자, 배추 만두 등을 개발해 이 지역 특산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생산한 특산품은 고향사랑기부금제가 실시되면서 답례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산이면의 사례는 주민자치회가 주민들의 소득을 올리는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와 같이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의 활발한 활동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다른 주민자치회에서도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