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기본에 충실...작은 희망을 크게 키우는 전남교육 실현”
전라남도교육청 김대중 교육감이 장성교육지원청(교육장 이재양)과 서삼초등학교를 찾아 지역 교육공동체와 소통했다. 김 교육감은 일선 학교와 교육 현장을 직접 방문해 교육공동체와 소통하는 ‘대중교통(敎通)’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서삼초등학교 도서관 ‘마루별’에 김대중 교육감, 장성교육지원청 이재양 교육장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 서삼초 심명자 교장과 김효관 교감, 김봉수 서삼초 운영위원장과 손진우 운영위원, 권진영 학부모회장, 서삼초 김화민·김청운 교사 등이 참석해 미래교육과 전남형 교육자치를 통한 ‘전남교육 대전환’실현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대중 교육감은 인사말에서 “심각한 기후 위기로 학교 현장에서부터 안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성, 서삼면에 있는 서삼초등학교의 비상 상황 대비 훈련 모습을 직접 보고 안도했다”며 “특히 우리 장성은 이재양 교육장님 부임 후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계시는 만큼 오늘 허심탄회한 소통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은 6년 만에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재개된 날이기도 하다.
교육격차 줄여야 ‘개천에서 용 난다’
학생교육수당 지급은 정부 협의 중
김봉수 운영위원장은 “서삼초등학교를 방문해주신 김대중 교육감님께 감사드리고, 전국 제일가는 축령산 편백숲의 가치를 살려 서삼초등학교가 ‘아토피·천식 특화학교’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 교육감은 “관련 요청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아토피·천식 특화학교에 그치지 않고 학생 개별 특성화 교육과도 연계할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지만 ‘작은 학교’의 강점을 살려 시골, 농촌에서도 좋은 교육을 통해 큰 인물이 나올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손진우 위원의 당부에 고개를 크게 끄덕인 김 교육감은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장점을 계발하는 ‘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전남교육 대전환의 핵심 목표”라며 “장성에서 태어나고 장성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용’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교육감의 공약이기도 했던 ‘학생교육수당’과 관련해서는 “농산어촌이 많은 전남은 지역 소멸이 심각한 수준이고, 이는 교육격차 심화로 이어진다”며 “학부모와 학생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 교육격차를 줄이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 확보, 조례 제정은 마친 상황이며 절대다수의 학부모와 전남도민 76%가 학생교육수당 지급에 동의하고 전남도의원 63명 중 62명이 찬성한 상황이라 사회보장 신설 등 정부 부처와의 정책적인 협의만 마치면 곧바로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학생교육수당 지급’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김 교육감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22개 시군 중 16개 군 단위 인구감소지역 초등학생에게 1인당 월 10만 원, 그 외 5개 시 지역과 무안군은 1인당 월 5만 원을 바우처 카드와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의 조례가 지난 8월 3일 제정된 바 있다.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 대책 수립, 교사의 업무부담 경감’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교권 추락 문제 및 교육 활동 보호 대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중 도 교육청이 효과적인 학부모 전화 민원 응대를 위해 지능형 JNE 챗봇을 적극 활용한다고 밝혀 ‘학부모와 교사 간 간극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해 김 교육감은 “‘교권의 위기’ 문제는 전남뿐만 아니라 국가적 문제이며, 교사와 학부모 간 문제로 비치고 있지만, 그 안에 제도적인 문제가 적지 않다”며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인성, 학생 복지까지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도 서이초 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져 참담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와의 긍정적인 소통까지 막겠다는 것은 아니고, 적정 이상의 민원은 교사가 직접 응대하기보다 다른 시스템이나 교육청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교사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개인 전화번호를 비공개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더불어 ‘교육활동 보호 대책’을 수립,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피해 교원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교육지원청에 변호사를 배치해 교원에 대한 법률과 상담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문제행동 등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분리 조치하기 위해 수업지원 강사가 배치된 ‘공존교실’을 설치하고, 청 내 통합 학교지원팀을 구성해 아동학대와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성폭력 등의 사안 발생 시 학교를 적극 지원하고 위기교원을 전담해 돕는 지원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밖에, 양질의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한 교사들의 업무 부담 경감 문제, 전일제 학교(늘봄학교) 의 안전·보육 대책에 대한 질문·답변이 이어졌다. 김 교육감은 “교사 업무 경감 문제는 교육청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인력 충원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본 업무 외 추가업무를 줄이고 집중된 업무를 재배치하면서 업무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효율화·스마트화하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늘봄학교’는 초등 자녀를 둔 가정의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부모의 양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대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방과후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통합서비스다. 교육부는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는 전국 모든 시·도에 늘봄학교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교원단체와 전문가들은 늘봄학교의 주체가 기존 교육부와 초등학교 중심에서 중앙정부와 시군구 중심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서이초 교사 49재 ‘공교육 멈춤의 날’ 선언
집회 등 집단행동보다 재량휴업일·개별추모
한편 오는 9월 4일 예정된 ‘공교육 멈춤의 날’에 대해 김 교육감은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선택한 저연차 교사의 49재 추모 집회가 예정된 날이다. 교육 관련 커뮤니티 등에는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선언하고 집단 연가 등을 통해 대규모 집회를 열어 국회에 교권보호 입법을 촉구하자는 목소리가 니왔다.
현행법상 교사는 단체행동권이 없기 때문에 개별적인 교사의 병가, 연가 등을 활용해 우회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총파업을 진행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이후 학생들의 안전과 파업의 파급력 등을 고려한 ‘학교 단위의 재량휴업일’ 지정과 개별 추모 방식이 대다수 교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교육감은 “오늘 주신 소중한 말씀들을 잘 새겨서 전남교육 대전환이 성공리에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교육 현장에서도 교육의 기본을 바로 세워 작은 희망을 크게 키우는 전남교육이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심명자 교장은 “작은 학교 살리기와 교육 현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서삼초등학교를 방문해주신 교육감님께 감사드리고 농산어촌유학, 아토피·천식 특화학교 등 특색사업과 공간혁신을 통해 작은 학교의 강점을 살려 ‘작지만 강한 학교, 교육공동체가 더불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