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지키는 청년 찬밥, 고향 떠난 대학생 우대
고향 지키는 청년 찬밥, 고향 떠난 대학생 우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8.21 10:29
  • 호수 9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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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해도 돈 없어 대학 못 가는 사람 없어’ - 장학금 제도 바꿔야
가업 잇는 청년 우대, 고졸 숙련공 양성으로 국가 경쟁력 길러야

<지방 정부로부터 받는 고졸 청년차별>

미네르바 대학 강의 모습
미네르바 대학 강의 모습

장성군은 대학생에게 등록금과 주거비를 지원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부모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고,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수업시간을 뺏기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대신 장성에 남아 부모를 도와 농사를 짓거나 가게 일을 돕거나 기술을 익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역차별이라는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지방소멸위기에 처한 농촌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청년들이 지역에 머무르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른 지역에 사는 청년들이 귀농 또는 귀촌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지역의 인재들을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대학생 장학금을 지원하더라도 고등학교 또는 학교에 다니지 못한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러 산다면 그들이 지역에서 건강하게 뿌리내려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이 소멸되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경기도 지사일 때 청년 정책이 대학생 위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대학생보다 더 소외된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먼저 나와야 하지 않느냐. 대학생은 장학금 등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대학에 안 간 사람도 똑같은 청년이자 이 나라 국민인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대표는 고졸 청년의 생애 경험을 위해 세계여행비 1천만원 씩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묻지마 장학금 포퓰리즘은 아닌가?>

대학생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있는 지자체는 강원도 화천군, 평창군, 양구군 등이다. 이들 군의 20237월 말 기준 인구는 화천군 23,190, 평창군4724, 양구군 21,315명으로 장성군 인구보다 적다. 한편 통영시는 민선8기 공약 중 하나인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사업을 올해 하반기부터 실시한다.

통영시가 대학생 전액 등록금을 지원하는 명분으로 인구유입’ ‘지역인재 양성그리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룬다고 했다. 그 사례로 미국 미시건주 컬러머주를 사례로 들었다.

컬러머주에는 항공대학으로 유명한 웨스턴 미시건대학이 있는 곳으로 컬러머주 당국은 이곳에 소재한 웨스턴 미시건대학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컬러머주는 인구가 30만 명이 넘는 곳으로 미시건 대학이 소재한 곳은 인구 75천여 명으로 450개의 음식점, 16개의 양조장이 있다고 한다. 이 지역의 경제 활성화 등에 미시건 대학생들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통영시는 경상대학교 통영캠퍼스가 소재하고 있다. 통영시가 웨스턴 미시건대학을 사례로 들었다면 경상대학교 통영캠퍼스에 재학하는 학생들에게만 장학금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통영시는 통영시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모든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 미시건주의 사례는 억지로 붙인 명분이다.

부안군은 올해부터 대학생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통영시와 부안군 모두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나선 군수후보들이 대학생 등록금 지원을 공약으로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성군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김한종 군수가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을 공약으로 내건 것과 같다. 대학생 등록금 외에 대학생 거주비 지원을 하는 곳은 화천군으로 등록금 전액과 월 50만원 한도에서 거주비 100%를 지원하고 있다. 가난한 지방자치단체에서 퍼주기 정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공부 안 해도 누구나 갈 수 있는 대학교>

웨스턴 미시건 주립대학교

내년도 4년제 대학 모집 인원은 344296명이고, 전문대학 모집 인원은 약 13만 명이다. 전문대 입학 인원을 포함하면 대학입학정원은 약 47만 명인 셈이다. 그런데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대입 수능 시험 응시자는 역대 최저 수준인 284000명 대로 예상한다. 여기에 재수생 응시자가 13만 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고등학교 졸업생과 재수생을 합하면 약 41만여 명으로 대학입학정원 47만 명보다 5~6만 명이 부족하다. 따라서 내년도 대학 신입생 정원은 약 5만 명 이상이 미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정원미달 사태는 2021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특히 지방 대학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 국공립대학인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도 정시 모집 기간에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호남지역의 경우 전남대와 순천대, 목포대 등 국공립대를 제외한 조선대, 호남대, 동신대, 광주대 등은 정원미달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고등학교 재학생 수를 감안하면 2029년까지 고등학교 졸업생이 40만 명 내외를 유지하다가 15년 후에는 지방 사립대학은 대부분 폐교가 예상된다. 지난해 서동용 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대학이 전문대를 포함하여 전국에 14곳이었다. 2020년 이후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원한 대학은 85곳에 이르렀다.

원서만 내도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일부 지방 사립대학에서는 대학 교육의 수학능력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로 인해 교수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는 장학금은 성적에 무관하다. 평창군은 4.5점 만점에 2.0(70) 이상이면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장성군도 2.0 이상이면 장학금을 준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대학에서 장학금을 신청할 때 최저 기준이 평균 3.0(80)이다.

공부하지 않아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고, 공부하지 않아도 장학금을 주는 제도는 개인에게는 미래를 불확실하게 하는 불행일 뿐 아니라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 강소기업은 숙련노동자에 대한 예우 때문>

블름버그 통신의 보도에 대한민국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은 1960년대 이후 부모의 높은 교육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 대한민국이 국제 경쟁력에서 뒤지고 있는 이유는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 때문이다고 했다.

독일이 강소기업 중심으로 튼튼한 경제력을 자랑하는 배경에는 숙련 노동자에 대한 존중과 충분한 보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영국 그리고 유럽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갭이어(gap year)를 갖고 오지체험, 여행, 봉사, 진로 탐색 등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찾고 역량을 개발한다.

대한민국은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안 가도 되는 대학을 가느라 국가 역량도 손실이 있고 재정 부담도 커지며 개인으로서도 가장 소중한 청년 시기를 낭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교육열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 장학금이라는 선심을 쓰며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이다.

특히 지방소멸위기에 처한 가난한 지방자치단체에서 대도시로 떠난 대학생들의 장학금까지 감당할 여유가 없다. 현재의 대학은 20세기형 교육제도와 교수 방법으로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대학에서 미래를 살아갈 청년들이 배울 것은 거의 없다. 무인 자동차가 자율 주행을 하는 시대에 자동차 운전학원을 보내는 것과 같다.

 

<올해 9월 개교하는 태제대학교에서>

설립자 조창걸 회장
설립자 조창걸 회장

태제대학교 염재호 총장은 공부 잘하는 기계를 만들어도 컴퓨터를 따라가지 못하고 아무리 달리기를 잘해도 자동차보다 빨리 달릴 수 없다.”며 현재의 대학 교육은 아직도 근대 교육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제대학교는 수능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그룹면접과 심층 면접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며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한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1년은 한국에서 2년은 모스크바, 도쿄, 뉴욕, 홍콩에서 6개월씩 체류하고 마지막 1년은 다시 한국에서 수학하게 된다.

태제대학교에서는 인문사회학부, 자연과학부, 데이터과학`인공지능학부, 비즈니스학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입학 후 1년 뒤에 전공을 결정하게 된다.

이 대학에서 추구하는 교육목표는 개인 역량 3가지와 사회적 역량 3가지의 개발이다. 개인 역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력이며 다음으로 창의적 사고력과 자기주도적 학습력이다. 비판적 사고는 창의력을 기르는 원동력이다. 사회적 역량은 소통과 협업능력, 다양성추구의 글로벌 지도력 그리고 공감과 공존의 실천력이며 지속가능성 등이다.

태제대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6가지 핵심역량은 미래의 인재가 어떤 능력과 지질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이 사재 3천억원을 출연해 만든 태제대의 건학이념은 지구촌의 화합과 지속가능한 사회의 조성에 기여하는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이다.

미래학자 코마스 프레이는 “2030년 대학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미국의 혁신 대학으로 하버드 대학을 넘어선 미네르바 대학은 이해력, 창의성, 수리력, 추론력, 논술력, 구술력의 6개 분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미네르바 대학의 건학이념은 비판적 지혜의 양성이다. 21세기 시대에 20세기 교육에 머물러 있는 대학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으며 아까운 혈세를 낭비하는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

대학은 전문성을 필요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곳으로 남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사회에서 건강하게 차별받지 않도록 살아갈 수 있도록 청년들을 그들의 적성에 맞게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자치단체는 이들 청년이 대학 진학 여부와 상관없이 차별받지 않도록 지원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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