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도시로’ 숲과 농촌을 미래의 꿈으로
‘숲을 도시로’ 숲과 농촌을 미래의 꿈으로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8.15 00:56
  • 호수 9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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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배움터’ 사) 편백나무 숲 김진환 대표의 큰 그림
김진황(우), 김주엽 형제
김진환(우), 김주엽 형제

축령산 추암마을에는 숲 배움터를 운영하고, 장성군 농촌신활력사업 액션그룹을 운영하는 등 15역 이상을 해내고 있는 청년 김진환씨와 그와 함께 지역에서 생산되는 건강한 농산물로 6천원짜리 점심상을 차려내는 백련동편백농원 셰프 김주엽씨가 있다. 두 형제는 부모님이 운영하던 식당과 펜션을 이어받아 직접 농사짓고, 된장과 고추장을 담그며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진환 사) 편백나무숲 대표는 청년활동가 육성, 마을교육, 도농교류협력 그리고 환경운동까지 1인다역을 하며 농촌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진환은 왜 농부가 되었는가>

익숙하다는 말은 참 많은 의미를 갖게 한다. 김진환 대표는 저는 농사하는 일, 나무 심는 일이 익숙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셨고,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의 나무 심는 것을 따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김대표의 할아버지는 농사를 지었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음식을 만들고, 편백나무 잎으로 비누를 만들었다. 그가 농사를 짓고, 편백나무를 가공하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년 활동가를 양성할 수 있는 원동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2012년 향토사업으로 시작한 편백비누 만들기는 김대표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향토사업은 끝났지만 이 사업을 통해 청년활동가를 양성하는 거름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2015년부터 1차산업인 농업과 2차 가공 그리고 3차 교육, 체험학습을 모두 함께 하는 융복합산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장성신활력사업을 시작할 때 김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도 그가 축령산이라는 자원을 배경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으로 보였다. 지속가능한 편백숲 여행생태계 만들기 프로젝트인 장성신활력플러스 사업은 축령산을 중심으로 추암마을, 모암마을, 금곡마을에서 각자 다른 사업을 하도록 권장하였다. 같은 일을 하다보면 이웃끼리 다툼의 소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천원짜리 로컬밥상이 가능한 이유>

부모님이 운영하던 백련동편백농원은 김진환대표와 동생인 김주엽셰프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백련동편백농원은 김대표의 부모님과 가족들이 함께 농사지은 농산물과 마을 주민들이 재배한 건강한 농산물을 식재료로 만든 6천원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농산물은 모양을 따지지 않고, 벌레 먹었다고 값을 덜 쳐주지 않는다. 주민들은 굳이 비싼 농약을 사서 품을 들여 농약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저절로 친환경 농산물이 된다. 친환경 농산물은 벌레도 먹고, 모양도 예쁘지 않아서 못난이 농산물이라고 부르지만 맛은 다른 식재료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김대표는 저희의 목표는 시골밥상을 2030년까지 6천원까지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건 식재료의 유통마진이 없이 농민과 직거래를 할 수 있으며 우리가 직접 농사를 짓기 때문에 가능합니다”라장성의 농촌 특히 노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소량다품종으로 공판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양도 안돼요. 그래서 주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식재료를 얻고, 상생할 수 있게 한거죠라고 했다. 그래서 백련동편백농원 밥상의 특징은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메뉴가 달라지고, 가능하면 하우스 재배가 아닌 노지재배의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6천원 밥상 외에도 김대표는 암환우들의 건강회복과 재활을 돕기 위해 무료로 땅을 제공하고, 농사를 체험하는 [채락원]을 운영하고 있다. 채락원은 농약, 화학비료 사용을 금하며 자기가 먹을 텃밭을 직접 가꾸게 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노인요양원 등에서 치유농업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삶의 보람을 갖게 하는 일이 노인요양보험으로 지원할 수 있다. 김대표는 암환우 중에는 이 곳에 수년씩 머무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이분들이 건겅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도 추암마을의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며 채락원 운영의 의미를 설명했다.

 

<숲 배움터에선 무얼 배우나>

김대표는 2017년 비영리단체인 사) 편백나무숲을 설립하여 숲 배움터를 운영하고 있다. 숲 배움터에서는 다양한 숲 체험 교육과 환경 교육을 하고 있다. 하나의 사례를 들면 지역 어린이들이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편백나무 씨앗을 발아하여 묘목으로 자라게 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직접 나무를 심고 자신의 이름과 소망을 적어 나무에 푯말을 달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어린이들이 심은 편백나무가 1천 그루나 된다. 이 사업은 2021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사업 우수사례로 뽑히기도 했다. 노인들에게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환경교육과 숲을 사랑하고 가꾸는 실천을 하게 한 것이 좋은 평가를 얻은 것이다.

어린이들이 심은 1천 그루의 편백나무는 내꿈 심고 나무 심고라는 주제로 산이 아닌 장성군도 옆 하천부지에 심었다. 누구의 소유가 아닌 모두가 공유하는 나무라는 의미이다. 김대표는 기존의 편백나무는 육림을 위해 나무의 키를 높게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키우는 편백나무는 가지를 자르지 않아 노인들도 쉽게 편백잎을 딸 수 있게 했습니다. 편백잎으로 다양한 편백 제품을 만들 수 있어 노인들의 수입이 됩니다. 또한 어린이들이 편백나무 잎은 물론 열매를 직접 만져볼 수 있습니다.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가까이에서 편백나무에서 뿜어지는 피톤치드를 느낄 수 있구요라고 설명했다.

김대표는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농사짓는 일을 경험했고, 농사짓는 일이 익숙했다는 말을 했었다. 그가 어린이들에게 나무를 심고, 나무에 이름표를 걸게 한 이유도 어쩌면 그들이 자라서 농촌을 지키는 농민의 한사람이 되기를 소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김대표는 청년 활동가나 교육자는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오게 할 수 있습니다. 채용광고를 하면 상담사, 청년지도사 등이 금방 몰려옵니다. 그런데 그들이 농사를 짓고, 장성에 머물러 살 수 있느냐는 것이죠?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이 농사를 경험하고 나무도 심었을 때 농민이 아니라도 지역에서 무언가 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밀이죠?”라고 했다.

한편 김대표는 도시재생이 과거와 같은 건물 짓는 것이 아니라 숲을 도시로 옮겨 살기 좋은 곳,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숲을 도시로 옮긴다는 발상의 전환이다고 했다.

김대표가 열정을 갖고 운영하는 숲 배움터는 덴마크 환경교육재단이 부여하는 숲배움터 국제인증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장성에는 장성을 사랑하고 장성을 지키며 장성의 후배들이 자신과 같이 고향에서 행복한 삶을 꿈꾸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청년이 희망의 불씨를 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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