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민체전 어떻게 치를 것인가?
전남도민체전 어떻게 치를 것인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8.15 00:38
  • 호수 98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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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보다는 내실, 예산은 줄이고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전남도민체전 유치 의미>

전라남도 체육회는 지난 5252025년에 열리는 제64회 전라남도민체전을 장성에서 유치하기로 결정하었다. 장성군은 올해 62회 도민체전을 치르기까지 단 한 차례도 도민체전 행사 유치를 하지 못했다. 체전을 유치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기반시설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성군은 도민체전 유치 등을 목표로 2015년부터 국비 포함 2734300만 원을 투입해 황룡강변 765천석 규모 관중석, ·보조 경기장, 육상 트랙, 씨름장, 1200면 주차장 등을 갖춘 옐로우시티 스타디움을 착공하여 20211015일 준공식을 가졌다. 주경기장이 완공됨에 따라 도민체전을 유치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을 갖춘 셈이다.

전라남도 22개 시`군 가운데 5개 시는 수차례씩 도민체전을 개최하였고, 17개 군 가운데 신안, 함평, 담양, 곡성 그리고 장성군은 도민체전을 유치하지 못했다. 더구나 장성군(인구 43,842)에 비해 인구도 적고 군세가 약한 진도군(인구 29,507)과 구례군(인구 24,642)이 이미 도민체전을 개최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도민체전 유치는 장성군민들의 자존심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전라남도체육회는 군 단위 도민체전 개최가 지역 스포츠 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에 기여한다고 보고, 그동안 군단위 도민체전 개최를 적극 권장해 왔다.

 

<도민체전과 지역 인프라>

도민체전은 22개 정식 종목을 치르게 되는데 육상에서 트랙(100m 7), 마라톤(10km), 필드(멀리뛰기,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원반던지기)가 있고, 수영(자유형, 배영, 평영 등), 태권도, 역도, 복싱 그리고 단체 경기로 축구, 테니스, 배구, 씨름, 유도, 검도, 농구, 탁구 등이 있으며 토너먼트에는 배드민턴과 당구가 있다. 개인단체로는 바둑이 있고, 골프, 자전거, 사격, 궁도와 시범경기로 족구 등이 있다.

따라서 도민체전을 개최하려면 이런 운동 경기를 할 수 있는 경기장을 갖추거나 인근에 경기장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경기장 외에도 약 7천여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와 임원의 숙소 그리고 식사가 해결되어야 한다. 군 단위 도민체전 개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선수와 임원들의 숙소와 식사다. 선수와 임원 외에도 선수들의 가족과 관람객 등을 포함하면 1만여 명의 손님들을 맞이해야 한다.

장성군은 이들을 모두 수용하려면 최소 2500~3000실의 객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장성군에서 확보할 수 있는 객실은 500실 이내로 필요 객실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장성군은 전남대 수련원, 임권택 시네마 타운, 축령산 주변 휴양타운, 펜션 등은 물론 백양사 템플스테이관 등 모든 자원을 다 동원하여 선수와 임원들이 장성에서 머물도록 할 계획이다. 이들의 식사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선수와 임원들은 도시락으로 식사를 대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나흘간의 반짝 특수를 위해 숙소를 리모델링하거나 식당 위생환경을 개선하기도 쉽지 않다. 군에서 보조금을 준다해도 숙박업소나 식당의 운영자가 자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민체전의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효과>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도민체전을 유치하면 체육인프라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주요 관광지와 농특산물의 홍보 효과 등도 얻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도민체전이 끝난 뒤 용역 등을 통해 얼마만큼의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나타났는지 조사된 자료는 없다. 그런데 2018년 제57회 충북도민체전이 청주, 충주, 제천, 진천, 음성, 괴산, 증평 등 6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되었다. 이유는 56회 도민체전이 끝나고 어느 지자체도 57회 도민체전 유치를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도민체전 개최지에 시설비 12억원, 운영비 25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 돈으로는 전체 비용의 절반도 충당하지 못한다. 2017년 충북도민체전을 유치한 제천시는 도 지원금을 포함해 55억원을 사용했다.

물론 체육시설과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충분한 시 단위 지자체의 경우 도민체전 유치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경상북도는 10개 시와 12개 군으로 인구가 260만여 명에 달한다. 도민체전에 참가하는 임원과 선수 등 참가인원만 12천여 명에 달해 유치경쟁이 뜨겁다.

장성군은 도민체전 개최를 위해 볼링장을 신설할 목적 등으로 읍내 삼호빌딩을 매입하려 했으나 매수비용에도 합의하지 못하였고, 여론도 부정적이어서 빌딩 매입은 중단된 상태다.

윤시석 장성군 체육회장은 모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볼링장을 건립하는데 건축비를 제외하고도 3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사후 관리적 측면도 고려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숙박업소와 식당 그리고 유흥시설도 수용인원의 한계가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길동 체육관

<인근 지역 시설 이용으로 예산 낭비 줄여야>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용인시는 지난해 경기도민체전을 치르면서 사격과 수영 등 일부종목을 다른 지역에서 치렀다. 용인시는 코로나192년이나 연기된 경기도민체전을 준비하며 인구 100만 명이라는 시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다른 지역의 체육시설을 이용한 것은 한마디로 경기 시설물의 건축 후 사후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전남도민체전에서 사격은 항상 나주에서 진행하고 있다. 전남도에 사격장이 있는 곳은 나주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성군이 도민체전에서 확보해야 할 경기장 시설 현황을 보면 볼링장과 사격장 외에도 탁구장 등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볼링장은 건축비 외에도 30억원 가량의 시설비가 필요하다. 시설 후 관리문제도 큰 숙제다.

장성군은 임원`선수단의 숙박 시설이 5분의 1에 불과해 이웃 담양군과 영광군, 함평군의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기를 위한 시설비로 소중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보다 이웃 군에 있는 경기장 시설을 이용하고 그곳에서 선수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장성군은 전남도민체전 실사단이 장성을 방문했을 때 부족한 경기장 시설에 대해 볼링장과 사격장은 인근 지역의 경기장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숙박시설도 인근 군을 비롯해 장성군과 가까운 광주 일부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올해 완도에서 치러진 전남도민 체전도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해남 등 다른 지역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따라서 현재의 경기장 시설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더 이상의 시설비 투자는 삼가야 한다. 숙박시설의 개선도 적지 않은 숙제다. 윤시석 체육회장은 숙박시설 리모델링 지원을 얘기했으나 사흘 특수를 위해 숙박업소 사장이 얼마만큼 자부담에 응할지 알 수 없다.

숙박업소와 식당은 리모델링이 아닌 청결과 위생 상태를 양호하게 하는 것이 좋다. 숙박업소는 침구류의 개선과 세면장의 청결 등에 지원하면 된다.

 

<예산은 아끼고, 따뜻한 인심은 넉넉히>

도민체전을 성공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체육회 관계자와 장성군청 그리고 자원봉사자와 군민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장성군의 여건으로 경기장 자원봉사자 등의 모집이 쉽지 않다. 장성군내 청년들로 부족한 자원봉사자는 장성군 장학금 수여자들을 활용하고, 특히 광주 등지의 장성출신 대학생들을 활용해야 한다.

예산은 최대한 절약하고 아끼되 장성군민의 따뜻한 인심은 듬뿍 안고 갈 수 있도록 장성군민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봉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부안군에서 개최한 세계 잼버리대회처럼 공무원들이 벤치마킹한다고 출장 다녀와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장성군과 여건이 전혀 다른 도시에 가서 배워 올 것은 하나도 없다. 장성군과 비슷한 인구와 기반시설을 가진 군 단위 지역에서 어떻게 도민체전을 치렀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경기 외에도 선수단이나 관람객이 찾을 수 있는 관광시설과 체험거리 그리고 우리 지역의 농특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삼아야 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잼버리대회 중간에 철수한 영국 보이스카웃 대표는 철거 이유로 부족한 의료시설, 불결한 화장실, 질과 양이 떨어진 음식 때문이라고 했다. 도민체전을 준비하면서 명심해야 할 것은 그렇게 큰 것들이 아니다. 부족한 시설은 다른 시군에서 이용하면 된다. 안전과 청결 그리고 선수들이 먹을 음식에 대한 철저한 관리 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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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 2024-04-19 23:37:49
도민체전 출전 할려면 참가신청을 해야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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