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의 눈으로 보고, 농업인의 마음으로 생각하라”
“조합원의 눈으로 보고, 농업인의 마음으로 생각하라”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7.03 10:11
  • 호수 9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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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황룡농협 조합장의 주문(呪文)은 ‘농민조합원’

새로운 조합장이 취임하게 되면 대부분 조합원은 변화를 기대하게 된다. 특히 선거로 인해 조합장이 바뀌었을 때는 변화의 기대가 더 크다. 그런데 취임 석 달을 맞이한 김형중 황룡농협조합장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연착륙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김형중 조합장은 농협의 미래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에서 답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짧은 기간에 성과를 얻으려고 하면 무리수가 따르고, 실패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향만 올바르게 설정해서 나아가면 목표했던 일을 임기 내에 마치지 못하면 다음에 이어지게 하면 되고, 내가 다 이루지 못하면 다음 조합장이 하면 된다. 그런데 내 임기 안에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면 과부하가 오고, 무리수를 찾게 된다.” 30년 이상 농협에 몸담아온 김조합장은 신임 조합장으로 전혀 느껴지지 않게 노련했다. 어쩌면 준비된 사람으로서의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조합장에 취임하고 석 달이 지난 지금 김형중 조합장이 생각하는 황룡농협의 미래와 그림에는 어떤 설계도가 그려지고 있을까?

 

<공약만 잘 지켜도 성공한 조합장이 될 것>

김조합장은 조합장에 취임하고 처음으로 직원들과 간담회를 나누는데 조합장의 공약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직원이 없었다. 그래서 직원들과 공약을 공유하며 담당 부서별로 공약 이행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4년 임기 동안 조합원에게 약속한 공약만 잘 지켜도 성공한 조합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찾는 것보다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속에서 김조합장이 30년 이상 농협에 근무하며 어떻게 농협을 이끌어갈 것인지 고민하며 준비해 왔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올바른 방향을 향해 가면서 단기간에 효과를 얻으려고 하지 않겠다는 것이 김조합장의 확고한 신념이다. 올바른 방향이란 어떤 것을 의미할까? 김조합장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 농협이 협동조합의 방향성을 상실했다. 농협의 주인은 조합원이고, 조합원은 농민이다. 농민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조합구성원인 직원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조합원은 자신들의 권리와 책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3개월은 내실을 다지는 기간이었으며 공약의 구체적 실현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투명 경영을 위해 조합장이 계약 등의 업무에 직접 개입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계약 과정이 공정하고, 바르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지켜볼 뿐 실무자에게 일임하겠다.” 김조합장은 자신의 공약을 실천할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했다.

<유휴농지 활용 등으로 귀촌인들에게 소득기회 제공>

농지가 적은 장성군의 단점이자 한계 중 하나가 농산물의 소량다품목 생산이다. 이로 인해 장성 농산물의 브랜드를 이루기 어렵고, 온라인 판매 등도 한계가 있다. 김조합장은 재경향우회와 손잡고, 소량다품목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어갈 계획이다. 향우회원들의 명단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신선농산물은 물론 장류, 김치, 농산물 가공품을 향우에게 농협이 직접 중계하는 장성농산품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이다. 황룡농협 로컬하나로마트를 온`오프라인으로 전환하여 소비자를 장성지역에서 수도권과 광주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소량다품목의 꾸준한 생산을 위해 중소농가에 장성군과 협력하여 100평 하우스 신축을 보조하며 권장품목을 생산하도록 현장 지도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고향으로 돌아와 귀촌한 향우들이 농지도 없고, 노동력도 낮아 100평 정도의 하우스 농사부터 시작하면 위험부담도 낮다. 로컬푸드의 취지에도 적절하다며 이런 정책이 귀농인을 늘리고, 조합원의 유지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논농사는 기계화가 되어 유휴지가 적은 편이다. 그런데 밭은 기계화율이 낮아 묵은 사례가 많다. 묵혀버린 밭이나 높지 않은 산에 국산 호두나무, 신품종 밤나무 등을 심을 수 있게 묘목 지원 등을 강구하고 있다. 호두나무나 밤나무는 일손이 덜 들어가고, 가지치기 등이 필요하지 않으며 드론으로 1년에 한두 번만 농약을 해도 수확이 가능하다며 조합원의 소득증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지역농협과의 상생도 도모해야>

농산물의 품목별 협동조합을 이루고 있는 외국과 다르게 우리나라 농협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사과 한 품목을 삼서, 삼계, 장성, 백양사, 황룡농협 조합원이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각 농협마다 사과 공동선별장을 두게 되면 예산 낭비가 된다.

김조합장은 장성 농산품은 하나의 브랜드로 통일하고, 포장지도 공동으로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고, 그 이익이 조합원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농협 간의 경쟁은 제 살 파먹기가 되기 쉽다. 특히 조합의 경쟁은 농민조합원의 소득증대를 위한 것이어야 하고, 특수목적 사업인 장례식장, 주유소, 마트 등은 이웃 조합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지역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신용사업의 적정 예대 비율은 안정적 수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김조합장은 공격적 대출’ ‘실소유자 위주의 소액대출을 해온 황룡농협 신용사업이 비교적 안정적 운영을 이루고 있지만 금리인상으로 인해 예금 비율이 낮아져 새로운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김형중 조합장의 화두는 무엇일까?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일까? 김조합장의 갈무리 말은 나는 늘 스스로 다짐한다. 조합원의 눈으로 보고, 농업인의 마음으로 생각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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