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적을수록 풍요롭다(지구를 구하는 탈성장)
제이슨 히켈 지음, 김현우, 민정희 옮김/창비/2021.09.24.
우리는 기후위기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협적인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만 아직도 물질적 풍요를 놓지 못한다. 지금 누리고 있는 의식주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외치는 기후위기는 해결할 수 없는 불가능한 현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는 정말 해결할 수 없는 불가능한 현실인가? 이미 정답은 모두가 알고 있다. 간단하다. 성장에서 벗어나면 된다. 바로 탈성장이다. ‘적을수록 풍요롭다’고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 풍요가 내 삶에 와닿게 하는 것은 어렵다. 인식의 전환을 시작해 보자. 성장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허구인지 GDP(국내총생산)의 증가가 우리의 행복을 답보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중요한 것은 GDP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생산하고 있는지와 우리가 가진 것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다. 지구의 자연과 동물과 생명체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에서 생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문재형/한살림연합식생활센터 팀장·GMO반대전국행동 상임집행위원장)
<청소년>
안녕하세요, 비인간 동물님들!
남종영 지음/북트리거/2022.02.10.
저자는 많은 물음을 던진다. 모든 동물은 평등할까? 한국에서 진돗개와 노루는 한때는 칭송받는 대상이었다가 왜 골칫거리로 전락했을까? 지능을 갖고 고통을 느끼는 동물들이 특별한 대접을 받을 이유가 있을까? 동물 학대와 여성 혐오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동물 복지인가. 아니면 동물 자체에 권리를 인정해야 할까? 채식의 도덕적이고 경제적인 의미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동물을 비인간동물, 즉 인간과 몇 가지 이유에서 구별이 가능할 뿐 우월하거나 열등한 존재가 아니라고 부를 수 있다면 우리 안의 종차별주의도 직시할 수 있고 동물권과 관련한 복잡하고 어려운 쟁점들에 대해서도 고민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코로나 19 사태 때 사람들의 활동이 제한되자 야생동물과 생태계가 일시 회복된 현상을 이르는 ‘인류-일시정지(anthropause)’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일시정지를 하면 많은 것이 보인다는 메시지가 아닐까.(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어린이>
애니캔
은경 지음/별숲/2022.3.14.
『애니캔』은 SF적 설정을 통해 반려동물과의 관계와 생명에 대한 책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동면 기술과 특수 먹이를 개발해 어린 반려동물을 캔에 담아 판매하는 상점인 ‘애니캔’을 배경으로 개, 고양이, 햄스터 등 다양한 반려동물을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성향을 맞춤해 준다는 설정이다. 심지어 원하는 만큼만 기를 수 있도록 수명을 정해둘 수도 있다. 이처럼 간단하고 편리해 보이는 구석은 인간들의 욕망을 그대로 구현한다. 주인공 새롬이네 가족도 애니캔을 통해 강아지 ‘별이’를 만났다. 별이가 아프게 된 일을 계기로 새롬이와 친구들은 잘못을 바로잡고자 한다. 용기를 내어 문제를 고발하고, 몰랐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구매한 잘못도 인정한다. 어린이들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을 도와준 정의로운 어른들의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반려’는 짝이 되는 동무를 의미한다. 어린이 스스로 깨닫고 존중할 기회를 마련하는 이야기로써 유의미한 작품이다.(유지현/어린이청소년문학서점 책방 사춘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