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물러가라” 동화 한농연이 현수막 건 사연은?
“이정화 물러가라” 동화 한농연이 현수막 건 사연은?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3.06.26 10:22
  • 호수 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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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기 사업 두고 동화면장-한농연 대립 ‘일파만파’
한농연 “2백만 원으로 시작, 20년 해왔는데 소통 없이 사업 배제”
이 면장 “결정 권한 면장에 있어, 사태 키웠으니 봉합도 해야할 것”

지난 17일 동화면사무소 등에 재량사업 면장 맘대로 이정화는 물러가라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한농연동화면협의회(회장 최광남) 측은 사업비 2백만 원일 때부터 20여 년 동안 동화면 도로변 풀베기 사업을 해온 단체(한농연)를 철저히 배제하고 독단으로 사업 수행자를 변경한 이정화 면장에 대한 문제 제기를 위해 동화 한농연 집행부와 한농연 출신 동화 사회단체장 등 9명이 모여 협의를 거쳐 항의에 나선 것라고 설명했다. 이정화 면장은 다음날인 18결정 권한을 가진 면장의 공권력에 대해 이런 식으로 사태를 키워서 뭘 얻으려고 하는지 모르겠고, 봉합도 해야 할 것이라고 격앙된 어투로 말했다.

건설과 소관 도로변 풀베기 사업은 도로 유지관리를 위해 사업비를 읍·면에 재배정해 시행해오고 있다. 군 홈페이지 예산 현황을 살펴보면 총사업비는 20088천만 원에서 201312천만 원, 올해는 31,500만 원까지 증가했다.

최광남 회장은 농촌에서 누구나 바쁜 농번기에 그래도 면에서 풀베기 작업이 가능한 한농연 회원들이 20년 전 지역에 봉사하는 의미로 풀베기 사업을 시작했다동화면의 경우 작년에 1천만 원, 올해 15백만 원 등 읍면 전체적으로 사업비가 많이 올라 다른 면에서도 풀베기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안 줘서 동화 한농연이 사태를 키웠다고 말들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게 단순히 사업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인가라며 면장으로서 사업자 결정 전에 그동안 풀베기 사업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면정에 동참해온 한농연과 어떤 소통도 없이 사업을 하고 싶으면 먼저 면장을 찾아와 사정했어야지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개탄스럽고, 무엇보다 면장이 사업 수행자로 결정한 이장협의회가 직접 풀베기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업체에 대행을 줬다는 사실에 한농연 회원들뿐만 아니라 면민들도 의구심을 갖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계약서도 안 쓰고 작업 시작

사고 나면 책임은 누가 지나?

계약 전에 풀베기 작업이 진행된 데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군 홈페이지 수의계약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동화면 도로면 풀베기 작업(1)’ 계약가는 809만 원, 계약 기간은 619일부터 78일까지다. 서류상 계약일, 착공일은 모두 19일이다. 그런데 풀베기 작업은 15일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범위는 국지도 49호선 등 4개 노선 총 23km 구간으로 도급업체는 ()아름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풀베기 작업은 사고 위험이 아주 큰데 아무리 전문업체라 해도 계약도 안 하고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만에 하나 계약 전에 사고라도 나면 그 책임은 누가 질거냐고 고개를 저었다.

이정화 면장이 제주도 출장 전 업체와 구두 계약을 한 것이 알려지자 한농연 관계자는 통상 모내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620일 전후로 풀베기 작업을 해도 늦지 않는데 뭣 때문에 그렇게 급하게 진행했는지 모르겠다게다가 1천만 원 이하로 쪼개서 본청 재무과를 통하지 않고 면에서 직접 계약한 부분도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동화면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ㅅ면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모 단체가 그동안 풀베기 사업을 비롯해 면 일을 솔선해서 해 왔는데 올해 사업비가 크게 늘면서 다른 단체에서도 사업 제안이 들어왔다면서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면 개입 없이 단체끼리 조율하도록 했고, 사업 수행 능력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협의가 잘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민행정 최일선 읍면장, 정무적 판단 능력 키워야

본청 모 공무원은 면장의 정무적 감각이 아쉽다고 잘라 말했다. ‘대민행정의 최일선에 있는 읍면장은 정무직으로 주민과의 소통과 이해, 화합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동안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고, 면장과 주민 간 갈등이 깊어질수록 인사권자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공무원은 일선 면에서 면장과 주민들의 격한 대립으로 전례 없는 행정 난맥이 발생한 것이라며 지휘관이 방관하지 말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정무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나 국가 행정에 대한 사무를 뜻한다. 여기에 일종의 판단이나 감각이란 말이 더해져 정치적인 결단이나 본인의 재량권에 따른 의사 결정을 할 때 보통 정무적 판단이라고 표현하며, 정무적 판단 능력과 역량이 뛰어날 때 정무 감각을 갖췄다고 말한다. 특히 정무적 판단을 위해서는 주민의 뜻을 고려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여러 목소리를 듣는 데 더해 지역 정서를 이해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결정으로 갈등 요인을 줄이는 현실감각 또는 전략적 의사 결정 과정이 필수다.

지역의 한 인사는 관행 개선과 다른 사회단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했다는 말이 신뢰를 얻으려면 공고를 해서 기준에 맞는 사업자를 선정했어야 했는데, 전 과정에 면장이 직접 관여·집행한 부분만 보인다본인은 현수막 문구가 명예훼손, 인격 모독이라고 하는데 그보단 공직자이자 면장으로서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성찰해야 동화면에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농연 측은 지난 17일 동화면 관계자의 현수막 무단 철거에 강하게 반발, 다시 게첨했다 20일 김한종 군수 면담 후 자진 철거했다.

한편 지난 23일 이정화 면장은 동화 한농연 관계자를 만나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동화면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읍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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