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입시 전문가
윤석열 대통령은 입시 전문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6.26 10:08
  • 호수 9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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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란 어떤 일에 정통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추었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특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이것을 글이나 말을 통해 제자들에게 전수하여 이들의 지식이 끊이지 않도록 계속해서 이어져 오는 역할을 맡아왔다.

대개 전문가들은 박사나 교수 등 그 분야를 오랫동안 전공한 사람들을 일컫기도 하지만 반드시 학문적인 경험만이 전문가가 되지는 않는다. 한 분야에 오랜 기술을 쌓은 기능장이나 요리사도 전문가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사 학위를 가졌다고 전문가라고 부르지 않으며 학문적인 성과가 경험으로 쌓여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공교육이 아니라 장외에서 배워야 풀 수 있는 문제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라며 공교육의 정성화를 위해 수능시험에서 어려운 문제(킬러문항)를 내지 말 것을 지시했다.

교육부장관은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지난 6월 모의평가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이유로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하였고, 대입 수능 출제 평가위원장은 사표를 제출했다. 대입 수능을 불과 150일 앞두고 고3 수험생들은 혼란에 빠졌으며 야당과 학부모들은 대통령의 지시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지난 61일 치러진 수능모의고사는 아직 채점도 끝나지 않았으며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박대출 의원이 윤석열대통령 입시전문가론을 들고 나왔다. 대통령이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 아니라는 점을 변명하기 위해 내세운 궁색한 논리다. 박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입시비리 사건을 수도 없이 다뤄봤고, 특히 조국 일가 대입 부정 사건을 수사하는 등 대입 제도에 대해 누구보다 해박한 전문가라는 것이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수능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저도 전문가이지만 놀랐다""진짜 많이 배웠다. 대통령이 교육문제의 문외한이라는 말은 정말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여당과 행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무결점, 신격화를 조장하며 중세시대 신정(神政)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생긴다.

박의원의 발언이 공개되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 수사하면 경제 전문가, 박근혜, 이명박 전대통령 수사하면 통치 전문가, 댓글 수사하면 인터넷 전문가, 버닝썬 수사하면 유흥 전문가?”라고 비판했다.

대입 수능시험의 난이도를 낮춘다고 사교육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천박하고 낮은 사고 수준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국민의힘과 주무장관이라는 자의 언행은 국민을 부끄럽게 할 뿐이다.

사교육의 근본 원인은 수능시험의 난이도 때문이 아니라 대학입시 제도가 문제라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다. 난이도가 높은 킬러문항 때문에 사교육이 성행한다는 판단은 현실을 모르는 섣부른 생각이다. 사교육이 어찌 상위권 학생들의 문제일까? 사교육이 사라지려면 대학의 서열화, 단순한 학업 성적에 의해 선발되는 입시제도, 일류대학으로 지칭되는 동문 조직의 카르텔 등을 깨트려야 한다.

야당과 특히 학부모 단체에서는 2025년 폐지하기로 했던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는 그대로 존치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사교육의 폐해를 강조하며 자사고 등을 그대로 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하였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백 년 앞을 내다보고 결정해야 할 만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의 말은 신중하고 무거워야 하며 번복하지 않도록 정제되어야 한다. 리콴유 싱가포르 전총리는 국가 지도자의 언어에는 지문 박힌 표현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 지도자의 통치 행위는 말과 글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가벼운 입에서 나오는 말을 무마하기 위해 억지를 쓰는 정부`여당의 태도는 더욱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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