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발등에 불 (3)
지방소멸 발등에 불 (3)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5.22 11:04
  • 호수 9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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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청년에게서 답을 찾아야
5명의 청년들이 문경시 산양면에 만든 카페 화수헌
5명의 청년들이 문경시 산양면에 만든 카페 화수헌

<돈이 아니라 사람이다>

장성군은 올해 제1차 추경에서 국도비 확보 유공자 인센티브8천만 원의 예산을 세웠다. `도비 확보에 기여한 공직자에게 인센티브로 50억 이상은 500만 원, 30~50억 원은 300만원, 5~30억 원은 200만 원 그리고 1억 미만 50만 원의 특별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돈으로 지역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까? 중앙정부의 예산으로 도로와 다리를 건설하고, 공공시설을 건립하면 순간의 지역경제 낙수효과는 이룰 수 있다.

그런데 낙수효과라는 것이 예를 들어 장성호 출렁다리를 만들 때 건설 노동자들이 숙박과 식사를 하는 정도에 그친다. 전체 건설비용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돈이다. 물론 그 후에 발생할 관광객의 유인 효과 등에 대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또한 관광객이 온다고 해도 얼마나 지역 경제에 기여 하는지도 따져 보아야 한다.

마니와 편백나무 산장
마니와 편백나무 산장

오카야마현 마니와 시는 인구 43천여 명의 작은 산림 도시로 면적은 828로 장성군 518보다는 조금 더 넓지만 인구 등 장성군과 유사한 환경을 갖고 있다. 마니와 시는 벚꽃과 단풍나무 그리고 편백나무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편백나무 꽃가루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을 호소하면서 편백나무 제거가 끊임없이 제기된 곳이다.

마니와 시의 가장 큰 자원은 역사자원, 관광자원 그리고 삼림자원이다. 마니와 시는 중앙의 교부금과 지원금으로 조성하는 SOC형 건물과 인프라를 구축하던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났다.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는 교훈처럼 마니와 시의 답은 마니와 시에서 찾는다는 자세로 마니와 시의 악재가 된 편백 나무를 활용한 지역 경제 부흥을 추진했다. 편백나무를 통한 바이오 연료 생산 등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마니와시
마니와시

주민들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첫째, 환경보호(환경을 지키는 것) 둘째, 사회적 포섭(사회적 배제 - 인권존중) 그리고 지역경제 개발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리고 지역 활성화의 주체는 주민이고, 행정은 주민들을 지원하고 보조해 주는 역할에 머물게 한다는 원칙도 지켜나갔다. 지역의 문제는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주민들의 참여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 주민이 행정주도의 하향정책의 대상 객체로 남으면 희망은 없다. 따라서 지역의 미래는 돈이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고, 인재가 결정하는 것이다.

 

<인구감소(지방소멸)는 불가피한가>

지방소멸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유럽 사람들은 인구 사막화또는 변방화’ ‘외곽화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지방도시의 인구감소는 일본과 우리나라뿐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겪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감소는 심각한 수준으로 OECD 국가 중에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되었다. 더구나 청년들이 떠나는 농촌은 청년유출활력저하세원감소재정악화행정틈새(행정서비스 저하)인구유출생존갈등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시와초 도시재생
시와초 도시재생

출산율 감소에 의한 인구감소는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청년 유출과 전출에 의한 사회적 감소는 막아야 한다. 20234월 말 기준 장성군 인구는 2022444156명보다 153명 감소한 44003(내국인 42947)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장성군 총전입자수는 5210명이고 전출자는 4807명으로 전입자가 403명이 많았다. 따라서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556명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행히도 2022년 장성군 총 전입자가 4003명이 많아 인구감소를 막아준 셈이다. 하지만 20231~3월까지 전입자는 1398명으로 전출자 1472명보다 74명이 적게 나타났다.

전라남도가 5년 단위로 향후 전남 22개 시`군의 인구 추계를 조사한 결과 10년 후인 2032년 장성군 인구는 42607명으로 전라남도에서 나주시, 구례군에 이어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드문 곳에 속한다. 하지만 이는 첨단 3지구 등 진원면과 남면 개발에 의한 공동주택(아파트) 신축에 따른 증가를 포함하고 있어서 구도심(기존 읍`) 인구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광객에 기대지 않겠다>

이낙연지사가 마니와시를 방문(2015)해 목재 바이오에 대해 듣고 있다.
이낙연지사가 마니와시를 방문(2015)해 목재 바이오에 대해 듣고 있다.

이와테현 시와쵸는 인구 38000여 명의 작은 도시다. 그런데 시와쵸는 건물을 짓고,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정책을 추진했다. 언제 끊길지 모르는 외부의 소비인구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자생프로젝트를 개발한 것이다.

모든 공공사업은 지자체가 직접 추진하지 않고, 민관협력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공공건축과 개발에는 반드시 주민의 아이디어와 참여를 원칙으로 삼았다. 공공건축물을 이용하고 그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지역주민이며 공공건축물은 주민들의 세금으로 짓기 때문이다.

시와쵸는 빈 공공건물 터에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시와쵸시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여 도서관, 아동센터, 소아과, 치과 등 병의원, 음식점, 카페, 학원, 미용실 등을 구비했다. 여기에 에너지 자립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 지역자본의 유출을 최대한 막고, 지역경제 구조를 선순환하도록 하였다.

인구소멸지수는 20~39세 여성의 수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로 계산한다. 따라서 젊은 층, 특히 젊은 여성(가임여성)의 증감은 그 지역의 미래를 보는 것과 같다. 일본의 기초자치단체인 시, , , 촌의 인구 증가 현상을 분석해 본 결과 지역이 산업개발형, 산업유치형, 베드타운형, 공공재주동형, 학원도시형, 콤팩트시티형의 여섯 가지 모델로 나타났다.

산업에는 제조, 유통, 관광, 서비스, 농축산업, 의료 복지 등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업이 되야 한다. 시와쵸시는 경제의 선순환구조를 통해 젊은 층의 유출을 막아낸 좋은 본보기다.

<청년은 지역에서 무엇을 꿈꾸나>

지방으로 오는 청년들에게 이유를 물었는데 의미있는 삶’, ‘새로운 생활양식’ ‘돈벌이 되는 일을 개척등으로 조사되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청년들이 지방에 들어와서 좌절하거나 기회가 부족하고, 문화적 빈곤감과 외로움 등으로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을 만드는 사람들, 지역을 살리는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2011년 혁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모여서 창립한 목민관클럽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다룬 주제들을 보면 주민참여’ ‘마을 민주주의’ ‘사회적 경제’ ‘평생학습’ ‘청년’ ‘인권’ ‘지역 재생 에너지 전환등이었다.

목민관클럽에서 다룬 주제들은 지역에서 해결하거나 추진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혁신 단체장들이 공감한 내용이다. 젊은이를 불러들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도 위의 주제에서 찾아낼 수 있다.

지방소멸과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는 최대의 과제는 청년 특히 청년 여성이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 특히 여성들이 지역(농촌)에 거주하게 하려면 일자리(창업), 주거 그리고 육아와 교육 그리고 문화와 복지 등을 우선으로 제공해야 한다.

출산율 조사에 의하면 수도권 특히 서울시의 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이는 수도권일수록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58일 화순군청 발표에 의하면 화순군이 추진하고 있는 '1만원 임대주택' 사업에 지원자가 몰리며 10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고 한다. 1만원 임대주택 입주 희망자 공모를 마감한 결과 50세대 입주에 506명의 희망자가 신청한 것이다.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사회 첫발을 내딛는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가 화순에 정착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화순군이 처음 시도한 정책이다. 화순은 앞으로 400세대의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못난 놈이 효자라는 말>

아주 뛰어난 자식은 세계의 자식이고, 잘난 자식은 나라의 자식이고, 못나지 않은 자식은 사돈네 자식이며, 못난 자식은 내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잘 가르친 아들은 처가 집으로 가고, 못 가르친 아들은 내 곁에 있다는 말도 비슷한 의미다.

농촌에 일자리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다양하고, 양질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드물다는 것이다. 장성군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는 공무원이고, 공공기관에 취업한 사람이다.

노인, 또는 대부분의 부모는 청소년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을 졸업하면 번듯한 곳에 취직하여 결혼 적령기가 되면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지나 지인들도 자녀의 진학, 취업, 결혼 여부를 안부 삼아 묻는다. 그러니 자녀가 부모 곁에서 농사를 짓거나 사업 또는 장사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 이를 말리거나 부끄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니 선출된 공무원인 단체장은 농촌을 떠나 도시의 대학에 입학하는 청년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주거비를 지원해 준다. 하지만 이렇게 장학금을 받은 청년들은 대부분 도시에 정착해 버린다. 돈을 쏟아부어 지역의 청년들을 도시로 내보내고 있는 셈이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청년이 지방으로 오기를 바라는 지자체의 정책과 모순되는 행정이다.

우리 지역에 머물 청년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인재로 만들어야 하며 이들에게 지원해야 한다. 청년(20세 이상 40세 미만)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거나 직업을 갖고 실제로 거주하게 되면 정착 지원금으로 5년 정도 매월 일정액을 지원하고, 싼 임대료로 주거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이 장성에 정착하게 되면 일정 기간동안 전문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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