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집행부 국외 출장, 해외여행 한계 못 벗어나
의회.집행부 국외 출장, 해외여행 한계 못 벗어나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5.16 11:47
  • 호수 9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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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대도시 중심 견학, 작은 기초단체 벤치마킹 효율성 낮아
보케리아 시장(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바르셀로나)

장성군의회가 지난 310일부터 18일까지 79일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칼로 농업, 지역경제, 도시재생, 관광산업 분야 선진정책 견학에 대한 보고서가 제출되었다. 이 국외 연수는 김한종 군수를 비롯해 공무원 8명이 동행하였다.

고재진 의장과 의원 7명 그리고 한소영 의사과장과 직원 3명 등 모두 12명의 총 경비는 5,600여만 원이었고, 김한종 군수와 집행부 공무원 8명의 연수경비는 총 3,680여만 원이다.

의회와 집행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뒤 발렌시아, 그라나다, 알메리아 등 해안의 도시들을 방문하였고, 포르투칼의 수도 리스본을 경유하여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를 견학한 뒤 귀국하였다.

그런데 군민의 혈세를 쓰고 다녀온 의원들의 국외 출장 결과 보고서는 장성군정에 반영하기에 너무도 초라하고 보잘 것이 없다. 그 이유와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산미구엘 시장(마드리드)
산미구엘 시장(마드리드)

먼저 국외 출장지 선택이 과거의 관광성 목적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구 5만 명 내외의 다른 나라 기초단체 의원들이 한국으로 벤치마킹을 와서 둘러본 곳이 서울의 창경궁과 남대문시장 그리고 부산의 자갈치시장과 대구의 서문시장, 천년고도의 경주와 불국사 등을 견학했다면 무엇을 배우고 갈 수 있을까? 그들이 관광 또는 재래시장을 견학하고자 했다면 벤치마킹해야 할 곳은 담양의 죽녹원과 보성의 녹차밭, 장흥의 토요시장 등이어야 한다.

그런데 장성군 국외 연수단이 방문한 곳은 포르투칼의 수도 리스본(인구 54만명),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인구 327만명), 발렌시아(인구 80만명), 바르셀로나(인구 160만명) 등이다. 황룡시장 등 재래시장의 시설현대화와 문화관광 접목 육성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간 곳이 인구 320만 명이 살고 있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의 산미구엘 시장이었다. 산미구엘 시장은 상설시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곳이다.

바르셀로나는 인구 160만 명의 도시이고 보케리아 시장은 300개 이상의 점포가 운영 중에 있으며 재래시장이지만 상설시장으로 장성군의 재래시장인 황룡장과 사거리 5일장과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두 번 째는 지리적 위치다. 연수단이 방문한 도시는 대부분 항구도시이며 관광도시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알메리아 그리고 포르투칼의 수도인 리스본도 유명한 항구도시다. 내륙에 위치한 기초자치단체에서 부산이나 인천 그리고 목포 또는 여수시를 방문하여 벤치마킹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항구도시는 시장 또는 관광지의 성격이 내륙과 크게 다르다. 장성군이 부산시나 인천시에 가서 벤치마킹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

알함브라궁전
알함브라궁전

세 번째 복합문화예술단지 등 관광지 그리고 시가지 정비 사업의 경우도 대도시의 사례가 전부다. 발렌시아 도시재생 사례를 견학하였지만 인구 80만 명으로 스페인에서 3번 째로 큰 도시의 도시재생 사례를 인구 4만여 명의 장성에서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인지 해답이 나올 수 없다.

네 번째는 전문가와의 면담 또는 심층 조사가 없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발렌시아 복합문화예술단지를 방문했으면 이곳의 메니저 또는 담당 관계자를 만나 단지의 조성과정과 진행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단지조성에 필요한 예산의 조달방법 그리고 조성 이후 연간 방문객 수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했어야 한다.

이 외에도 알함브라 궁전이나 스페인 관광청을 방문한 것은 외국의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이 창경궁을 방문하고 우리나라 문화관광체육부를 방문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알함브라 궁전이 아니라 백양사나 필암서원 그리고 축령산과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 곳을 찾았어야 했다.

벤치마킹할 때는 우리와 비슷한 인구 규모, 도농 복합도시, 내륙으로 대도시(광주)와 인접한 위치에 있으면서 농업, 관광, 공공디자인, 등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를 찾아야 한다.

황룡시장 등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부산의 자갈치시장과 서울의 남대문시장을 찾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는 국외 출장은 지양해야 한다. 이번 장성군의 국외연수는 한마디로 숲에서 물고기를 찾는 연목구어(緣木求魚)와 다를 것이 없었다. 따라서 향후 의원들과 공무원의 국외 연수는 철저한 사전 조사와 장성군과의 연계성을 철저히 따지고, 현지에서의 관계자 인터뷰 등이 약속된 이후에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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