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연 단장 “우리를 돌아보고, 예술로 행복한 시간 되길”
조선의 눈동자들은 황룡들에서 빛난다
그날 우리들은 짚신발과 죽창으로
오백년 왕조의 부패와 치욕에 맞닥뜨려 싸웠다
청죽으로 엮은 장태를 굴리며 또 굴리며
허울뿐인 왕조의 야포와 기관총을
한판 신명나게 두들겨 부쉈다
(장태-동학농민군이 쓰던 방어구, 황룡강 전투 승리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황룡전투 전적지 기념탑에 새겨진 곽재구 시인의 ‘조선의 눈동자’라는 시다.
작년 5월 K-창극 ‘황룡 가온’으로 지역민에게 큰 울림을 준 사단법인 청강창극단 박세연 단장의 동학혁명운동 황룡강 전투 이야기가 1년여 만에 ‘조선의 눈동자’라는 제목으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다.
공연은 25일 목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7시, 26일 금요일 오후 7시 장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3차례 펼쳐진다.
‘조선의 눈동자’는 마을 수호신인 ‘가온’이라는 이름의 황룡과 동학혁명 4대 전적지 중 하나인 황룡강 전투 승리 이야기를 담은 K-창극이다. 1부 ‘조선의 눈동자들이 깨어난다’, 2부 ‘백성이 하늘’, 3부 총체극 ‘장태야 나가자’, 4부 ‘황룡강에서 모든 것은 시작한다’로 전개된다.
박세연 단장은 “129년 전 그 질긴 목숨 살아남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죽창을 들고 나가 싸운 조선의 눈동자들은 평등과 자유의 횃불이 되었고, 3·1운동 정신이 되었고, 4·19를 거쳐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촛불로 빛나고 있다”며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조선의 눈동자>를 통해 하늘을 볼 수 있는 시간, 예술로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2015년 1월 창단한 (사)청강창극단은 ‘나로부터 우리 모두의 행복을’을 목표로 전통음악을 사랑하고 아끼는 전공자들과 함께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위로 공연과 다수의 창극 제작·공연을 통해 우리 소리의 멋과 흥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3월 장성문화예술회관 상주단체로 둥지를 튼 뒤에는 ‘황룡 가온’, ‘우리 읍내’, ‘효녀청’ 등을 무대에 올려 큰 사랑을 받았다.
박세연 단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鼓法) 이수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심청가 이수자이며 전남대학교 소리문화연구소 연구원, 인동초 전국 국악대전 대통령상 수상 등 다수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19년 창작국악뮤지컬 ‘꽃가마 타고’, 2020년 가족극 ‘별을 따다’, 창작소리극 ‘심청 물속을 날다’, 2021년 가족극 ‘일곱색깔 무지개’ 등 매년 창작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청강창극단 주최, (사)청강창극단·(사)청강판소리고법보조회 장성지부가 주관한 이번 공연은 전라남도, 전라남도 문화재단, 장성군 등이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