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자유발언, 조례안 3건 중 2건 엄정한 심사 끝 최종 부결
장성군의회(의장 고재진)가 지난 2일 장성군 연합학생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023년도 장성군 어린이의회’를 개최, 지역 꿈나무들의 민주시민 의식 고취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어린이의회’에는 초등 연합학생회 소속 1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 풀뿌리 민주주의 현장인 지방의회를 직접 경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학생들은 의회 시설 견학에 이어 상임위장에서 의회의 권한과 기능 등 지방자치 전반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은 뒤 본회의장으로 이동, 의장과 의사지원팀장, 의원 등으로 역할을 나눠 2분 자유발언, 안건상정, 찬반토론, 안건표결 등 민주주의 의사결정 전 과정에 참여하는 모의 의회를 체험했다.
2분 자유발언에서는 ▲학교에서 욕설 사용 줄이기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길거리 흡연부스 설치 ▲학생들의 접근성을 고려한 작은영화관 만들기(청소년수련관, 장성공공도서관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 및 탄소 중립 실천 방안 마련 등 다양한 의견과 정책 제안이 나왔다.
이날 본회의 안건으로 채택된 ▲학교 내 잔디 털이 기계 설치에 관한 조례안 ▲학교 복도 시계 의무설치에 관한 조례안 ▲신조어의 무분별한 사용 금지에 관한 조례안 등 3건의 조례안 중 ‘학교 내 잔디 털이 기계 설치에 관한 조례안’을 제외한 2건의 조례안은 최종 부결됐다.
‘학교 복도 시계 의무설치에 관한 조례안’ 거수 표결에서 반대 의사를 밝힌 한 어린이 의원은 “조례를 발의한 어린이 의원님은 복도에 시계를 설치해 수업에 늦게 복귀하는 학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셨는데 학생들은 사실 복도보다는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더 많이 놀기 때문에 복도보다는 운동장에서 시간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시계를 설치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고, 학교 복도가 그리 높지 않아 시계가 떨어져 깨지는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있을 것 같아 반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신조어의 무분별한 사용 금지에 관한 조례안은 물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만, 신조어의 개념과 ‘무분별한 사용’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한 데다 신조어 사용에 대한 시대적인 흐름을 어느 정도는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
본회의 종료 후 어린이 의원 전원에 수료증과 기념품을 전달한 고재진 의장은 인사말에서 “상임위장과 본회의장에서 의회가 하는 일들을 경험한 오늘 이 시간이 올바른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처음 참여한 어린이의회에서 의사결정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어린이 의원들의 자질과 역량을 보니 장성을 넘어 대한민국의 인재로 우뚝 설 자질과 역량이 충분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어린이 의장을 맡은 남건우 초등 연합학생회장은 “무척 떨렸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오늘 어린이의회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 연합학생회도 장성군 전체 초등학생들의 입장과 의견을 대변하는 민주적인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장성군의회는 지난해 11월 ‘청소년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관내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청소년의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