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위기 '발 등에 불'
지방소멸 위기 '발 등에 불'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5.01 10:22
  • 호수 9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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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북일, 서삼면 등 면 소재지 기능 못 할 듯
나오시마 미술관
나오시마 미술관

<지방소멸 체감 못하는 지방정부>

정부는 202012<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일부 개정하여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20211089곳의 인구감소지역이 지정되었다. 이에 따라 매년 1조원 씩 10년 동안 총 10조 원을 지원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지원 대상 기초지방자치단체를 107곳으로 확정하였고, 지자체가 낸 투자계획을 평가해 연간 최대 160억 원 가량을 기초 지자체 1곳에 지원한다.

장성군은 2021년 제출한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계획서 평가에서 하위등급인 D등급으로 판정되어 2022(54), 2023(72) 등 총 126억 원을 지원받았다.

나오시마 야외 미술관

지방소멸 대응대응기금 배분 등에 관한 기준은 지방소멸 대응 목표와의 부합성’ ‘사업의 타당성,효율성, 실현가능성’ ‘사업간 연계성’ ‘추진체계구성의 적절성등이다. 그런데 행안부가 지난해 분야 구분없이 바로 집행 가능한 사업으로 변경하여 정부의 성과주의와 조급성을 드러냈다. 인구문제는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무시한 셈이다.

장성군은 2022~2023년까지 지방소멸대응기금 126억 가운데 장성호 수변길 설치 57, 축령산 향로봉 테마숲길 조성 19, 광주 로컬푸드직매장 리모델링 20억 등을 사용하였다. 지방소멸 대응대응기금을 집행하는 장성군이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거나 지방소멸 위기를 알면서도 이를 고의로 외면하지 않았다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이렇게 사용할 수 없다.

장성군은 11개 읍`면 가운데 7개 면에 민간 의료시설이 없고, 약국도 없다. 초등학교, `의원, 약국, 생필품 판매점 등이 하나라도 없는 면 소재지는 이미 소멸의 과정에 들어간 것이다. 더구나 3월 말 현재 면 단위 인구가 서삼면 1471, 북일면 1350, 동화면 1807명으로 조사되었다. 멀지 않아 이 3개 면은 의원, 학교, 생필품 판매점 등이 모두 없는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성군은 첨단 3지구가 들어서면 대규모 공동 주택이 건립되어 적어도 1만 명 이상의 인구 증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구 소멸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점도 없지 않다. 하지만 구도심이 무너지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은 그만큼 떨어지게 마련이다.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위기에서 어떤 대응을 해야 할 것인지 외국의 사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의 지방소멸 대응-관광산업으로>

농촌진흥청이 2021년 조사 발표한 농어업인 복지실태에 다르면 직업과 생활환경 요인으로 농어촌 청년 가구에는 일자리 확충생활환경 개선이 노인 1인 가구에는 의료보건 서비스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구 소멸에 대응하는 접근 방식도 이 문제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대응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한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인구, 자금, 기술 등이 모두 도쿄도내로 집중되어 지방도시에서는 계속해서 자원이 유출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아베총리가 임시국회에서 지방소멸 위기를 언급하며 2015년 지방창생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1조엔(10조원)의 사업비를 통해 지방의 안정적인 고용창출, 신규 인구 유입창출, 젊은 세대의 출산과 육아지원 등을 시행하였다.

카가와현 나오시마 섬은 자연속 현대예술이 매력적인 섬으로 알려져 연간 50여 만 명(매주 8000~9000)의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 나오시마 섬은 8의 넓이로 장성군 518에 비해 아주 작은 지역에 해당되며 인구는 약 3000명이다. 금속제련 공장이 있었던 나오시마는 금속 산업이 떠나면서 버려진 땅이었으나 1987년 후쿠다케 소이치로가 섬의 절반을 사들여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1990년대부터 건축가 미야지마 다쓰오가 주민 100명과 함께 빈집의 부활이라는 프로젝트로를 시작하여 빈집 100개를 예술의 집(Art house)’으로 만들었다.

그 후로 4개의 미술관이 만들어지고, 관광객을 위해 이자카야(일본식 주점), 채식 전문점, 일본식 가정식을 파는 식당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빈집 수리와 음식점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는 지역주민이었다는 것이다. 수리된 빈집은 주말이면 찾아오는 수천 명의 숙소로 활용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중요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불리는 홋카이도 츠루이무라는 낙농업을 기간산업으로 하는 인구 2600명의 작은 마을이다.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여행자가 농가의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홈스테이 시스템 구축으로 매주 2박의 관광객 800여 명이 다녀가고 있다.

츠이무라에 관광객이 찾아오는 가장 큰 이유는 파괴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농촌의 일손을 거들어주며 숙식을 제공받는 특별한 시스템 덕분이다. 이런 시스템은 장성군이 도농 교류, 향우들과의 네트워크 구성 등으로 과수원의 꽃 따기, 양파심기 등 기계 농업이 어려운 부분에 응용할만하다.

홋카이도의 니세코는 해발 1308m의 위치에 있으며 스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런데 니세코 관광협회는 주민이 50%를 출자하여 주식회사의 형태로 운영하며 주민들이 휴게소, 특산품 판매, 여행업, 관광 안내 그리고 FM방송 등을 맡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업은 주민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성공과 실패의 사이>

쇼와마을
쇼와마을

일본의 오이타현은 큐슈 동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14개 시에 인구는 110만여 명이다. 이곳에 분고타카다시는 에도시대부터 쇼와시대까지 상업도시로 번영했으며 고대에는 사원이 많은 지역으로, 로쿠고만잔 문화라고 하는 독특한 산악 불교가 발달했다. 1955년부터 인구감소와 철도의 폐선 등으로 점차 쇠퇴하였다. 분고타카다시의 인구는 22000여 명으로 1950년대의 거리를 재현한 쇼와 마을(昭和)이 유명하다.

쇼와 마을은 1992년부터 9년간 구상과 준비 기간을 걸쳐 대도시를 쫓지 않는 도쿄에도, 후쿠오카에도 없는, 일본 어디에도 없는 분고타카시 쇼와마을 만의 개성을 찾자는 컨셉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했다. 건축과, 역사, 상품과 상인으로 분류하여 1950년대의 건축물을 재생하고, 상인들의 마인드를 바꾸는 교육 등을 통해 상점가를 활성화시켰다.

이 외에도 빈집을 수리하고, 이주 희망자에게 주거, 일자리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하였으며 육아 지원 등을 통해 마을을 탈바꿈시켰다. 일본 어디에도 없는 쇼와마을을 만든 컨셉은 성공하였고, 작은 마을에 연간 50여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

하지만 아오모리현 아우가는 아오모리역 주변의 노후지역을 재개발하여 상업빌딩을 짓는 등 도시 중심부 재개발을 추진하였으나 백화점의 부도 등으로 아오모리시에서 2천억 원의 재정부담을 떠안고 상업시설은 대부분 폐관되었다.

행정기관이 주체가 되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은 주민의 세금만 축내고 실패한 것이다. 따라서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은 지원하는 형식의 사업이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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