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질은 감사도 안한다
을질은 감사도 안한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3.27 10:16
  • 호수 9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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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이란 사회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이 자신의 방침에 강제로 따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런 갑질을 방지하기 위해 20197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경우 사용자는 즉시 이를 조사하고 피해 직원의 희망에 따라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전북도청 공무원 노조가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갑질 피해 설문조사에는 도청 공무원 162명이 참여했는데 이 중 105(64%)'지난 1년간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발표했다. 갑질의 유형으로는 부당한 업무지시, 연가 중 업무처리, 저녁 회식 강요, 모욕적 발언 등이었고, 74%가 심각하다고 응답했으며 이로 인해 업무 집중도 하락과 우울증이 발생했다고 했다. 가해 공무원은 부서 팀장급인 5급이 43%로 가장 많았고 과·국장급인 4급 이상은 21%로 집계되었으며 도의원도 17%를 차지하였다.

지난해 광주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인권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1%가 직장 내 괴롭힘을 한번이라도 간접 경험한 바 있다고 대답했고, 유형별로는 부당지시가 23.7%, 언어폭력 20.7%, 따돌림`차별대우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9년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20192130, 20205823, 20217774, 20227800건 이상이 신고되었다. 그런데 서유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수행한 직장 내 괴롭힘 허위 신고 실태와 과제보고서에 따르면 허위신고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로 판명된 직장 내 괴롭힘의 허위신고자들은 20대 이하가 59.5%, 취업 6개월 미만의 재직자가 77%에 달했으며 평사원이 92.2%, 여성이 68.9%로 조사되었다.

실제로 장성군의 모 간부 공무원은 “MZ세대 공무원들이 업무 실수를 지적만해도 갑질로 받아들이는 을질도 만연한다어느 정도 일머리를 아는 7급 공무원이 적고, 업무 숙련도가 낮은 8~9급 공무원이 많아 팀장들이 업무를 대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업무를 회피하고, 소홀히 하는 하급자의 태도에 상급자가 호소할 길이 없다는 주장을 펴는 중간 간부 공무원의 하소연도 없지 않다. 현재 6급에 해당하는 팀장들 가운데 과거에는 윗사람 모신다고 애먹고, 현재는 아랫사람 눈치 본다고 애먹는다고 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경남도청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직장 괴롭힘은 왜 상급자만 되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을질은 감사도 안한다’ ‘을질 신고센터도 필요하다’ ‘업무를 회피하고, 소홀히 하는 하급자의 괴롭힘으로부터 상급자도 보호받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 의견이 줄을 이었다.

SBS 예능프로그램에서는 MZ 세대와 40대의 젊은 꼰대 사이에 발생하는 출근 시간에 대한 정의, 회식에 대한 생각차이, 퇴근 후 연락 등을 안건으로 토론이 이루어졌다. 꼰대는 직장 내 단합을 위해 회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MZ 세대는 회식도 근무의 연장이라고 받아들인다. 자신에게만 업무를 많이 준다고 이를 직장 괴롭힘이라고 신고하는 경우도 있으며 업무처리를 못한 동료 직원의 일을 거들어 주라고 하는 것도 MZ 세대는 괴롭힘이라고 받아들인다.

공무원 사회 뿐 아니라 기업과 회사에서 어렵게 입사하여 취업 1년 이내에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직장을 그만 둔 이유가 상사의 갑질이 가장 많다고 한다. 군대에서 가장 무서운 계급이 이등병이라는 말도 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한 우리사회에서 조직문화는 꼰대들의 얘기가 되어버렸다.

최근 장성군의 모 부서에서 상사의 갑질 때문에 그만둔다며 젊은 직원이 퇴사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감사나 아닌 누군가의 모함에 의한 특정인을 죽이기 위한 감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조직을 병들게 하고 무너뜨리는 가장 사악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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