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의 단상(斷想)
식목일의 단상(斷想)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3.03.19 22:40
  • 호수 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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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류이경

지구온난화 때문에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다가오는 45일은 나무를 많이 심으라고 권장하기 위해 국가에서 정한 날인 식목일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무자비한 채벌과 화전민들에 의해 수시로 발생한 산불, 국민 대다수의 난방과 취사를 위한 땔감채취로 우리의 산과 나무들은 피폐의 수준이 심각했다. 불모지로 변한 산림을 복원하자는 차원에서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처음 식목일이 시작되었고 여기에 정부에서는 나무심기 활성화를 위해 1949년에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제정·공포하여 45일을 공휴일로 지정까지 하였지만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은 그나마 남아 있던 산림을 완전히 황폐화 시키고 말았다.

식목일은 1960년에는 사방(砂防)의 날(315)로 대체 지정되며 공휴일에서 제외됐으나 다음해인 1961년 식목일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다시 공휴일로 부활됐다. 1949년 이후 1960년을 제외하고 56년 동안 공휴일의 지위를 누리며 환영받던 식목일은 2006년부터 그 지위를 잃게된다. 2005년 공공기관 주 40시간,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근로일수 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우려 된다는 분석이 나오자 공휴일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고 결국 식목일은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어 지금은 1982년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서 제정된 법정 기념일로만 남아있다.

우리나라의 식목일이 45일로 지정된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존재한다. 하나는 조선 성종 임금이 재위 24(1493) 310(양력 45)에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제를 지낸 뒤 백성과 함께 직접 밭을 일구며 뽕나무를 심어 누에치기를 격려했던 날이라는 설이고 또 하나는 신라 문무왕이 재위 10년부터 8년간에 걸쳐 당나라와 싸워서 서기 677225(양력 45)에 당나라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이룬 날을 기념해 나무를 심었던 것이 유래가 되었다는 설이다.

세계 최초 식목일은 1872410일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당시 식민지 개척자들의 무분별한 벌채로 황폐해진 산림을 다시 가꾸기 위해 시작되었는데 이 행사가 점차 세계 각국에 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림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베푼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 만드는 대기질 개선을 비롯하여 산사태와 가뭄방지, 산림휴양 기능, 생물다양성 보전, 열섬현상 완화 등의 효과가 그것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국민 1인당 연간 428만원에 해당하는 221조에 달한다고 한다. 산림은 그만큼 우리의 삶에 아낌없이 도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오염 등으로 나무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되는 요즘, 푸른 산을 만들기 위한 그 동안의 노력들이 계속되야 할터이다.

45일이 나무 심기에 너무 늦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정해진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무를 심고 가꾸고자 하는 자세와 실천이 우선이다. 78회 식목일을 앞두고 오늘날의 울창한 숲이 탄생할 수 있도록 헐벗은 산에서 숙명처럼 묘목을 심었던 지난날의 열정을 회상하며 한 그루라도 나무를 심어 보는 기쁨과 함께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 한 구절 읊조리는 여유를 가져 봄도 소소한 멋이려니 싶다. 산에 산에 산에는 산에 사는 메아리 언제나 찾아가서 외쳐 부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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