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이웃과 더 나눠야죠”
“어려울수록 이웃과 더 나눠야죠”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3.02.28 00:00
  • 호수 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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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읍 명지회관 김성남·안소연 대표 음식 나눔 ‘눈길’
경로당에 우족탕·잡채 제공...한 달 새 30곳 훌쩍 넘어
매화 1동 경로당 여성회원(회장 차옥지)들과 안소연 대표
매화 1동 경로당 여성회원(회장 차옥지)들과 안소연 대표

장성읍에서 명지회관&장북식당을 운영하는 김성남·안소연 대표가 지역 경로당에 우족탕과 잡채 등 음식 나눔을 통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월부터 시작해,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벌써 서른 곳이 넘는다. 생각했던 것보다 경로당 수가 많아 주말로는 모자라 평일에도 3~4곳씩 바쁘게 배달 중인 안 대표 부부.

알려지길 원치 않는다던 안소연 씨를 지난 22일 수요일 장성읍 매화1동 경로당에서 한 시간 남짓 기다린 끝에 만났다. ‘안 대표의 선한 영향력으로 지역이 더 밝아지고 따뜻해지고 있다는 설득에 겨우 말문을 연 그녀는 시부모님께서 장성댐 아래서 식당을 오래 운영하셨고, 저희도 식당을 하면서 찾아주신 분들 덕분에 아이들 키우며 살았다저희가 하는 일이 음식 만드는 일이니까 오래전부터 잘할 수 있는 일로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도 잘 모르겠고, 지난 몇 년간은 코로나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이제라도 어르신들에게 뜨끈한 국 한 그릇 대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수줍게 말했다.

식당 대부분이 재료비와 인건비, 공과금이 모두 오르는 물가 삼중고파고에 아우성치는 요즘 이런 용감한 결정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손님들이 우족탕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들을 모셔서 대접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직접 오셔서 드시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경로당 식사하시는 날 가져다드리거나, 저희가 못 가면 이동장님들이 가지러 오시기도 한다우족탕은 추울 때 먹어야 맛있으니까 1월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싶었고, 기왕 마음먹은 거 가스비, 기름값 따져가며 하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진한 우족탕에 시원한 맛을 더해줄 대파를 넣고 있는 매화 1동 경로당 회원들
진한 우족탕에 시원한 맛을 더해줄 대파를 넣고 있는 매화 1동 경로당 회원들

사실 안 대표의 음식 나눔은 시어머니와 남편, 형님, 아들까지 가족들의 응원과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안 대표는 처음 남편에게 이야기했는데 좋은 생각이라며 동조해줬고, 지금도 우족탕 배달(?)을 함께 다닌다원래 이웃과 나누는 것을 좋아하셨고 지금도 힘든 내색 없이 도와주시는 어머니와 형님, 그리고 아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조금 지나 생각하니 나누는 것보다 받는 게 훨씬 많더라는 안 대표는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맛있게 잘 먹었다고 손잡아주시고 토란대며 감말랭이, 사과를 가져다주시기도 하고, ‘좋은 일 한다며 잡채 만들 당면을 한 박스나 사주신 분도 계시다면서 주변 사람들이 얼굴이 좋아지고 밝아졌다고 하는데,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라며 웃기도 했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다칠 때도 있지만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시면 좋겠다는 생각만 한다는 안 대표. 장성읍뿐만 아니라 뜨끈한 국물이 필요한 경로당은 지역이 어디든 나눌 준비가 돼 있다는 말도 전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더 나눠야죠

안 대표의 말이 더 와닿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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