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송강 정철
윤석열과 송강 정철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2.26 22:06
  • 호수 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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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정철은 가사 문학의 대가, 서인(西人)의 영수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역사적 평가가 극명하게 갈라진 인물로 유명하다. 정철의 누이는 인종의 숙이(후궁)였으며 작은 누이는 계림군의 부인으로 어려서부터 궁궐에 출입하며 같은 나이인 경원대군(명종)과 친숙하게 지냈다.

10세 되던 해 을사사화에 계림군(매형)이 연루되어 아버지는 함경도로 유배되고, 맏형인 자()는 광양(제주도)으로 유배당했다. 2년 뒤 아버지는 다시 경상도 영일로 유배당하고, 맏형은 장형(杖刑)을 받고 32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1551년 정철의 나이 16세 되던 해에 아버지의 유배가 풀리자 할아버지의 산소가 있는 담양으로 이주하여 과거에 급제할 때까지 10년 동안 머물게 된다. 이때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면앙정 송순 등에게 학문을 배웠고,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 등과 교류하였다.

정철은 26세에 진사시에서 1등을 하여 성균관에 들어가 이듬해 문과 별시에서 장원급제하여 벼슬을 시작하였다. 함경도 암행어사와 전라도 암행어사를 지냈으며 부친상과 모친상을 당한 뒤 40세에 다시 조정에 나가 사간 등을 역임하였으나 동서분당에 따른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고자 벼슬을 버리고 담양 창평으로 돌아왔다.

45세 때 강원도 관찰사가 되어 [관동별곡][훈민가]를 지어 가사문학의 대가로서 자질을 발휘했다. 48세에 예조판서가 되고, 다음해 대사헌이 되었으나 동인의 탄핵을 받아 다시 창평으로 돌아가 4년 동안 은둔하였는데 이때 [사미인곡][속미인곡] 등의 가사와 시조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54세 때 정여립 모반사건이 일어나자 국문의 책임자인 우의정으로 발탁되어 정적이었던 최영경을 옥사하게 하였으며 이발의 형제와 백유양 등은 물론 영의정 노수신, 우의정 정언신 등 동인의 핵심 인물들을 추방하였다. 정여립 사건의 국문(鞫問)3년 가까이 지속되었으며 이때 죽거나 귀양을 간 사람이 무려 1천여 명에 이르렀으며 이를 주도한 인물이 바로 서인의 우두머리가 된 정철이었다. 하지만 정여립이 실제로 모반을 했다는 확실한 물증은 드러나지 않았으며 이 사건이 서인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은 당시부터 제기되었다.

정철은 1591년 이산해와 류성룡도 정여립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몰아가려 했으나 서인들의 지나친 세력 확산을 우려한 선조가 정철을 파직함으로써 기축년에 시작한 옥사가 마무리되었다. 기축옥사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인해 서인과 동인의 갈등은 최고조로 달해 1592년에 발생한 임진왜란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 역사적 평가이다.

아버지의 귀양과 맏형의 요절, 매형인 계림군이 참형 당하는 것을 경험하였고, 당쟁으로 인해수 차례 벼슬을 그만두는 등 당쟁에 피해를 입었던 정철은 이제 당쟁의 가해자가 되어 기축옥사를 계기로 1천여 명의 인재와 사림 그리고 그 가족을 죽이거나 귀양 보냈다.

정철의 가사와 시에는 훈훈한 인정과 인간미가 넘치며 강호와 산수의 자연미를 노래한 작품이 적지 않다. 특히 술을 좋아했던 그는 때론 호탕하고, 적당히 술이 취하면 풍류를 즐기는 시인묵객이었다고 기록되었다.

하지만 동인들에게 정철은 가장 기피하고 싫어하는 인물이었으며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동인들을 귀양보내려 했다고 전한다. 오죽하면 동인들은 정철의 다른 이름으로 그를 악독한 정철이라는 뜻으로 독철(毒澈)이라 불렀을 정도다. 특히 남명 조식의 제자이며 사헌부 지평을 지낸 최영경의 죽음에 대해 선조는 음흉한 성혼과 악독한 정철이 나의 어진 신하를 죽였다고 했을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고에는 오직 선과 악 그리고 내 편과 상대편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내편은 동지이고 상대편은 적이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 안에서도 자신의 뜻과 다르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윤대통령의 사고는 위험할 뿐 아니라 위태로운 지경에 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정철의 악독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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