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색채 '가이드라인' 정한다
공공디자인 색채 '가이드라인' 정한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2.12 17:21
  • 호수 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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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디자인 기본계획 수립용역’ 권역별, 시설물별 색채선정
10년 후에도 지속되는 색채디자인 정책 수립해야
런던 국회의사당
런던 국회의사당

<장성군 공공디자인 조례 개정 과정>

장성군이 1억원의 예산을 세워 [색채디자인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장성군은 공공디자인 분야의 색채디자인 규정을 정해 색채 적용의 근거와 통일성을 이루기 위해 용역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최근 장성군 공공디자인(색채) 조례 개정 과정을 살펴보면 민선 6기가 시작된 201412월에 [장성군 경관조례][옐로우시티 경관 조례]로 개정되었고, 201511월 일부가 개정되었다.

2018년에는 2016년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2023년까지 장성군 전역에 대한 공공디자인 진흥계획`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공공시설물 유형별 표준 디자인 선도사업 제시 및 기본설계, 실행계획, 색채 계획 등을 내용으로 하는 용역을 마쳤다. 그런데 2018년 용역에서도 장성의 정체성인 옐로우시티가 색채디자인으로 구체화하지 못하였다.

이에따라 옐로우시티를 추진하기 위한 기본계획과 색채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색채를 이용한 도시디자인을 만든다는 장성군의 계획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옐로우시티 조성을 위한 장기적 로드맵과 조례제정, 색채 가이드라인 설정 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단체장의 임기와 함께 사라지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본지 2020.11.1.일자 보도)

202057일 장성군의 2030 중장기발전계획 용역 착수 보고회에서 광주`전남 연구원 송태갑위원은 색채의 남용은 거부감을 가져온다고 옐로우시티 장성의 추진과정에 지나친 노란색 사용의 부작용을 지적하였고, 본지는 제봉산 등산로 가로등의 스테인리스 등주와 백양사 입구 가로등의 노란색 등주는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도하였다.

색채 디자인과 관련한 조례는 물론 규칙이 구체화 되지 않고, 장성군 BI관련 매뉴얼이 없어 장성군은 2016년 옐로우시티 BI가 내부 직원에 의해 갑자기 변경되었다. 2015년 옐로우시티 BI를 갈색 해바라기 모양에 꽃잎 9개 달린 형태로 제작하였으나 2016년에는 꽃잎이 11개가 달린 모양으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노란색도 2015년 색상 코드가 Y100이었으나 2016년에는 M15, Y100으로 바뀌었다.

결국 컬러마케팅으로 장성군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채택된 옐로우시티 장성이 조례와 규칙 매뉴얼 등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군수가 바뀌면서 방향성을 잃고 만 것이다.

 

<기본을 지켜야 지속가능하다>

2008년 코리아 디자인 포럼에 참가한 톰 피터스(미국의 경영 컨설턴트)꽃 그림보다 좀 더 밝은 가로등을, 혼자 화려한 계단보다 모두가 안전한 미끄럼 방지시설이 필요하다공공디자인은 새롭고 멋있는 건물이나 시설 디자인보다 깨끗한 거리, 악취없는 도시 만들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연했다.

2005년 대구시는 컬러풀 대구라는 구호를 걸고 대구를 색으로 디자인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10년 뒤 대구만의 색깔을 잃어버린 애매한 도시디자인이 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2022컬러풀 대구파워풀 대구로 바뀌었고, 대구시의 대표축제로 2004년부터 열린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이 2019년에는 대구컬러풀페스티벌로 변경되었다가 2022년부터는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로 변경되었다.

교토의 에이스호텔 - 화려하지 않은 색채
교토의 에이스호텔 - 화려하지 않은 색채

서울시 이화동 낙산프로젝트는 2006년 달동네 가파른 계단에 꽃을 그리고 낙산 공원을 오가는 길 곳곳에 벽화, 조각, 간판, 표지판을 만들었지만 주민들은 계단에 그림을 지워버렸다. 주민들에게 이익이 없고, 관광객이 쓰레기만 버리고 갔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서울시는 이곳에 빈집을 사들이기 시작하여 봉제박물관과 카페, 민박, 식당, 공방, 겔러리 등을 만들거나 지원하였다. 주민에게 이익이 되는 낙산프로젝트로 재탄생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줄어들었다. 공공디자인은 끝없는 사업이다. 따라서 주민과 대화 협의를 통해 천천히 추진되어야 한다. 단체장의 아이디어와 전문가의 의지만으로 추진할 경우 도시미관과 공공환경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일본의 옛 수도인 교토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금각사와 은각사 그리고 교토성이 교토를 상징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독특한 병모양과 진한 붉은 색 로고가 이미지로 떠올린다. 그런데 교토의 코카콜라 자판기에는 붉은색이 없다. 나무 색깔에 가까운 갈색으로 된 코카콜라 자판기에서 교토의 색을 고집하는 일본의 공공디자인 원칙을 짐작할 수 있다.

청송군이 경관조례를 개정하며 색채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여 고유의 자연, 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청송군만의 개성있는 색채정립을 추진하고, 색채 가이드라인 수립과 함께 주택, 공공시설물, 옥외광고물 구조물에 대해 사용색 범위, 기본원칙, 권장색 팔레트, 적용재료, 적용 예시 등을 권역별 지역에 따라 정하였다.(20159.7일자 본지 보도)

 

<있는 것을 지울 필요는 없다>

옐로우시티 장성은 장성의 역사다. 옐로우시티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옐로우스타디움의 기둥과 디자인을 다른 색으로 바꾸려면 수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어야 한다. 있는 것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일부러 지우려고 하면 낭비이고, 역효과가 발생한다.

김해시 유적지에는 무채색
김해시 유적지에는 무채색

인간의 지각 중에 87%가 시각에 의존하며 최초의 시각에서 미치는 자극은 80%가 색채이고 나머지는 선이나 형태라고 한다. 민선 6~7기에 이룬 옐로우시티는 적지 않은 부작용도 있었지만 장성의 브랜드 이미지로 많이 알려졌다. 따라서 긍정적인 효과는 살려 나가야 한다.

하지만 도심 중심권, 도심 주변권, 도심 외곽권과 상업지역, 주거지역, 농업지역, 공업지역 그리고 산림지역과 문화보호권역 등에 따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무분별한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

런던은 1998년부터 창조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살기 좋은 도시디자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공공시설물에는 전통적인 빨간색을 사용하게 하고 주변 건물은 검정과 무채색을 적용하고 있다. 주변 건물이 검정 또는 무채색이기 때문에 공공건물인 빨간색이 오히려 돋보이게 된다.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산림지역에 스테인리스 가로등 주를 세우거나 백양사 입구에 노란색 가로등 주를 세우는 것은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에게 거부감을 주게 한다. 주민이 공감하지 않은 정책은 일부러 지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사라지게 마련이다. 또한 정책으로 추진하지 않아도 주민이 공감하면 노란색 이미지의 장성은 계속될 것이다.

 

<장성군 색채디자인 어떻게 해야하나>

황룡강노란꽃잔치
황룡강노란꽃잔치

일부 언론과 방송에서 민선 8기 들어 민선 6~7기에 추진해왔던 옐로우시티 장성을 지우려 한다고 보도하였다. 202210월에 개최한 노란꽃 잔치는 가을꽃 잔치로 축제 명이 바뀌었고, 장성군의 장성군 브랜드 네임이었던 옐로우시티 장성을 대체할 네이밍과 네이밍에 걸맞는 BI공모를 마치고 심사 중에 있다.

축제는 몇 회째 또는 몇 년째 열리는가 하는 역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수년 동안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던 축제의 이름을 군수가 바뀌었다고 임의대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옐로우스타디움
옐로우스타디움

네이밍의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지역이 이미지는 자연경관과 인공환경이 포함된 환경적 요소와 사회, 문화, 역사 등 인문환경인 심상적 요소로 나누어진다. 이에 따라 장성군의 브랜드 네이밍은 심상적 요소가 강조된 [문불여장성] 또는 [선비의 고장]에서 김흥식 전군수가 민선 1~3기에 홍길동이 장성군 아치실에서 태어났다는 설모 교수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여 홍길동테마파크를 건립하고 장성의 브랜드 네임을 홍길동의 장성으로 바꾸었다.

민선 6기부터는 황룡강의 황색을 모티브로 노란색을 컬러 마케팅한다는 목표로 옐로우시티 장성이 장성군의 브랜드 네이밍으로 정하였다. 이에 따라 공공시설물은 물론 사유시설과 건축물에도 노란색을 권장하였다. 하지만 축령산 편백숲 힐링펜션을 모두 노란색으로 건립하여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색채 사용이라는 언론의 비판을 받았고, 개인 주택에 노란색 사용을 강요하였다고 권익위에 진정하기도 하였다.

백양사 입구 약수천
백양사 입구 약수천

지역의 브랜드 네이밍은 환경적 요소와 심상적 요소가 잘 스며들어야 한다. ‘홍길동의 장성옐로우시티 장성이라는 브랜드가 장성군의 사회, 문화, 역사가 없는 인공적 환경에 의해 만들어졌기 떼문에 사라지는 이름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장성군이 새로운 브랜드 네이밍을 공모하였지만 서두를 이유는 없다.

색채디자인 기본계획 수립용역이 옐로우시티 지우기를 위한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비판은 노란꽃 축제의 가을꽃축제로 이름 바꾸기와 옐로우시티 네이밍 공모와 겹쳐 당초의 색채 가이드라인 설정 등을 위한 긍정적 목표가 퇴색해버렸다. 따라서 전제조건이 없는 상태에서 오직 장성군의 도시디자인과 색채디자인의 원칙을 세우는 용역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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